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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車 유럽공략]쌍용차, 유라시아가 '기회의 땅' 될까③'내수 3위' 우뚝, 실적은 제자리…'인프라 확충·라인업 강화' 과제

제네바(스위스)=고설봉 기자공개 2019-03-14 10:02:03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1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난드 마힌드라 인도 마힌드라그룹 총괄회장의 모두 발언이 끝나고, 최종식 쌍용차 사장이 연단에 올랐다. 은퇴 전 마지막 신차 발표회를 여는 최 사장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워 보였다. 4년 전 쌍용차 대표이사에 취임해 티볼리를 앞세워 쌍용차 부활의 신호탄을 쏜 그는 이번 신형 코란도 발표를 끝으로 쌍용차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 어쩌면 최 사장의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 신차 발표회는 그렇게 무덤덤하게 지나갔다.

다만 최 사장은 "신형 코란도는 높은 경쟁력을 갖춘 만큼 유럽시장에서 최적의 선택지로 떠오를 것"이라며 "신형 코란도가 속한 C세그먼트(차급) 시장은 그 인기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유럽시장 개척의 최전방에서 그는 다시 한 번 '유럽 공략'이란 표어를 꺼내 들었다. 지난 2016년 3월 "현재 쌍용차는 중국, 러시아 등보다 유럽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던 그의 말이 떠올랐다. 여전히 미완의 숙제로 남은 쌍용차의 유럽시장 개척은 최 사장의 마지막 '작품'인 코란도를 통해 이뤄질까.

최종식 사장
최종식 쌍용차 사장

'사장 교체, 잇따른 신차 출시, 내수시장 판매량 확대, 브랜드 이미지 제고.' 지난 4년여간 쌍용자동차가 겪은 변화다. 그러나 동시에 '수출 부진, 영업적자 누적, 해외시장 개척 실패.'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은 여전히 쌍용차가 극복해야 하는 과제로 남았다.

그러나 쌍용차는 이번 2019년 제네바 국제 모터쇼를 계기로 오래된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는다. 쌍용차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디어데이를 통해 신형 코란도를 유럽시장에 선보였다. 코란도는 쌍용차의 전성기를 이끈 핵심 차종으로 그 '이름값'이 특별한 차다. 쌍용차는 이번 코란도 출시를 통해 소형, 중형, 대형으로 이어지는 SUV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전열을 가다듬고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쌍용차가 유럽시장을 발판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년 1신차' 내수판매 3위…실적은 제자리

쌍용차는 최종식 사장 취임 이후 SUV 명가 재건을 위해 매년 신차를 출시했다. 2015년 쌍용차는 2011년 이후 약 4년만에 신차를 내놓았다. 프로젝트명 'X-100'으로 개발해온 신차의 명칭은 티볼리(Tivoli)였다. 이후 티볼리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의 대표 차종으로 올라섰다. 매년 5만대 수준의 판매고를 올리며 쌍용차 부활의 신호탄이 됐다.

티볼리 출시로 '대박'을 친 쌍용차는 이후 내수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회사 3위로 올라섰다. 확장된 시장 지배력을 활용해 매년 잇따라 신차를 내놓으며 시장 지배력을 조금씩 확대했다. 대형 SUV인 G4 렉스턴,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 등이 꾸준히 출시되며 매년 '신차효과'를 기반으로 성장세가 이어졌다.

쌍용차 완성차 판매 실적

실제 2015년부터 쌍용차의 내수시장 판매량은 반등하기 시작한다. 2014년 내수시장에서 6만9036대를 팔았던 쌍용차는 2015년 9만9664대를 판매했다. 이후 2016년부터 꾸준히 매년 10만대 이상을 내수시장에서 팔고 있다. 잇따른 신차 출시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인한 결과였다.

하지만 한계는 뚜렷했다. 국내시장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2014년 이후 해외시장에서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2014년 7만2011대였던 수출물량은 2015년 4만5100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에는 수출 물량이 3만4168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시장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쌍용차는 여전히 실적 개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쌍용차의 매출은 3조704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2014년 대비 11.37% 늘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꾸준히 이어졌다. 2014년 769억원이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642억원으로 유지됐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509억원에서 618억원으로 늘었다.

쌍용차 실적 추이

◇유럽으로 눈 돌린 쌍용차, 중형 SUV로 정면돌파

내수시장에서는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문제는 해외다. 쌍용차가 내수시장에서 획기적으로 판매량을 더 끌어올리는 데는 현실적인 문제가 많다. 현대·기아차가 시장 지배자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수입차 회사들도 시장을 파고들며 경쟁이 치열해 졌다. SUV 외에 승용차, 경차 등 라인업이 탄탄하지 않은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꾸준히 해외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는 2015년 10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임한규 전무를 영입했다. 당시 쌍용차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해외시장 개척을 추진하며 임 전무를 해외영업본부장에 앉혔다. 미국 국적의 임 본부장은 제너럴모터스(GM)에서 엔진 영업부문 담당으로 근무했다. 이후 두산 인프라코어로 옮겨, 엔진사업부 영업을 총괄해온 글로벌 영업 전문가다.

그러나 임 본부장에게 해외시장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난제다. 임 본부장 취임 이후 쌍용차는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동분서주 했지만 오히려 수출 실적이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급기야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아픔도 있었다.

임한규 본부장
임한규 쌍용차 해외영업본부장

이처럼 쌍용차가 해외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부실한 완성차 라입언과 부족한 딜러망 등이 꼽힌다. 쌍용차는 해외법인 및 지사 설립에 대한 여유가 없다. 막대한 자금과 인력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쌍용차의 해외법인은 단 한곳이다.

현지법인 설립에 여유가 없는 쌍용차가 대안으로 삼은 곳은 유럽시장이다. 유럽시장은 현지법인 설립 없이도, 비교적 판매망을 갖추기 용이한 곳이다. 최근 5년 동안 쌍용차의 해외판매 실적 중 절반 이상이 유럽시장에서 소화됐다. 쌍용차는 2019년 3월 현재 유럽시장에서 780여곳의 딜러사를 통해 판매망을 구축했다. 향후 대리점을 통해 딜러망을 더 확충하는 등 꾸준히 영업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이번 코란도 출시로 쌍용차의 SUV 라인업도 한층 강화됐다. 코란도는 중형 SUV로 유럽시장 내에서 볼륨 모델로 꼽히는 차종이다. 티볼리, 코란도, G4렉스턴 등 SUV 풀 라인업을 완성한 만큼 유럽시장을 파고들 여력이 일부 갖춰졌다는 평가다.

임한규 전무는 "유럽이 저희에게는 가장 큰 시장이다. 수출의 절반을 유럽으로 한다"며 "같이 일하는 대리점들은 유럽에서 굉장히 큰 대리점들이다. 여러 완성차 업체들을 핸들링 하는 업체로 유럽에서 딜러사들을 모집하거나, 브랜드 홍보를 할 때 이 대리점들의 영향력이 굉장히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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