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에서 만든 '검은사막'…4년새 매출 357배 [중견 게임사 경영분석]①단일 게임 리스크에 IPO 청약 부진→ 게임사 시총 4위, 연매출 6위 도약
정유현 기자공개 2019-03-28 08:18:20
[편집자주]
게임업계에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형 3사는 지속적인 투자로 산업을 이끌고 있지만 중견 게임업체는 투자 부진에 실적도 뒷걸음치고 있다. 중견 게임회사들은 올해 반격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콘셉트로 히트업체 반열에 올라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중견 게임 업체들의 과거와 현주소를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7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 업계는 단일 게임 하나로 반짝 성장 후 내리막을 걷는 이른바 '원 히트 원더' 트라우마를 겪었다. 게임 하나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어려운 듯 보였다.펄어비스가 이같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지역 및 플랫폼 확장을 통해 게임 업계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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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지만 대학교 2학년 때 학교를 떠났다. 이후 2000년 가마소프트에서 3D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릴 온라인 프로젝트'에 참여해 개발을 주도했고 NHN게임스(現 웹젠)로 자리를 옮긴 후 R2, C9 등의 인기 게임을 개발했다.
김 의장은 경기도 안양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직원 7명과 함께 펄어비스를 창업했다. 4년 만에 개발한 MMORPG '검은사막'을 카카오게임즈(옛 다음게임)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시장에 내놨다. 초기 국내 시장 반응은 미미했지만 해외 지역에서 소위 '대박'을 쳤다. 2016년 3월 북미·유럽 서비스를 시작한 후 북미 최대 게임사이트 'MMORPG 닷컴'에서 1년간 최고 인기 게임 1위에 랭크됐다.
검은사막 흥행에 펄어비스는 설립 7년만에 코스닥 입성에 성공하더니 IPO 2년여만에 시가총액으로는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을 이어 게임 업계 4위다. 2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2조812억원은 코스닥 시가총액 10위 규모이며 코스닥에 상장한 게임업체 순위로는1위다. 연간 매출은 6위 정도에 머물지만 지난해 인수한 CCP게임즈와의 시너지, 신작 출시를 통해 게임 매출 '빅(BIG)5'로 올라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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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는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파트너십을 이루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은 정경인 대표가 담당하고 창업자인 김대일 의장은 개발에 전념하는 형태다. 김 의장은 경영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지만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고 사업의 중대한 방향성을 정하기 때문에 오너와 경영인의 동거체제다.
지배구조도 단순하다. 김 의장이 펄어비스의 지분 36.39%를 가지고 있고 펄어비스가 넷텐션 및 해외 법인의 지분 100%를 거느리는 형태다. 종속 기업은 펄어비스를 중심으로 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위한 최적의 구조로 형성됐다.
◇ 2014년 매출 11억→2018년 4043억원…단일 리스크 해소한 강력한 IP의 힘
펄어비스의 대표 타이틀인 검은사막은 한국 OBT(오픈베타서비스)시 150만명 회원과 PC방 점유율 RPG 1위(전체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2016년 북미·유럽에서 게임을 출시해 패키지 판매가 성공을 거뒀고 유료 아이템 판매 호조로 초기 한 달 동안 유료 가입자 40만명,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기록한 바 있다.
대만의 경우에는 최초로 별도의 퍼블리셔 없이 자회사를 통한 자체 서비스에 성공했다. 국내 및 북미·유럽 지역은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담당한다. 대만 자체 퍼블리싱 경험을 바탕으로 터키·중동, 태국·동남아 지역도 자회사를 통한 자체 서비스를 제공하며 매출 규모가 더욱 커졌다.
매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4년 11억3187만원에 머물렀던 매출은 2015년 217억원으로 증가하더니 2016년 622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영업손실 53억 원을 기록했고 2015년엔 영업이익 120억 원으로 흑자전환했고 2016년 45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게임 출시 후 2년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며 2017년 IPO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IPO를 준비 하며 펄어비스는 수요 예측 단계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단일 게임 포트폴리오 우려에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36만주에 대해서 15만주 정도의 청약이 접수됐다. 청약률 0.43: 1이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상장 후 첫 거래일엔 9만8900원에 거래를 마쳐 공모가 10만3000원을 넘기지 못했다.
시장의 우려에도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확장 전략에 집중했다. 2017년은 검은사막 글로벌 진출에 힘을 쏟으며 연간 1171억원, 영업이익 646억원의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진출과 함께 플랫폼 확장전략에도 집중했다.1년여의 작업 끝에 지난해 출시된 '검은사막M'은 출시 첫 달 국내에서 45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인기 뿐 아니라 높은 완성도에 '2018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검은사막M은 출시 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2위를 기록중이다. 온라인 뿐 아니라 모바일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지난해 연간 매출 4043억원, 영업이익 1669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게임 출시 4년 만에 매출액이 367배 가량 급등했다. 지난해 10월 인수한 이브온라인 매출 연결 효과도 있었지만 검은사막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회사는 150여개 이상 국가에서 서비스 중인 검은사막 IP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 제공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은사막M의 경우 일본에서 성공적인 데뷔에 성공했고 올해 북미·유럽 및 동남아 지역 추가 확장을 통해 외형적 성장 및 수익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3월 4일 XBOX를 통해 출시한 검은사막 콘솔 버전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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