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유보율 6000% 넘는 배경은 [중견 게임사 경영분석]②5년간 2300억 이익 적립, 미래 비즈니스 개발 투자에 무게
정유현 기자공개 2019-03-29 08:18:18
[편집자주]
게임업계에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형 3사는 지속적인 투자로 산업을 이끌고 있지만 중견 게임업체는 투자 부진에 실적도 뒷걸음치고 있다. 중견 게임회사들은 올해 반격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콘셉트로 히트업체 반열에 올라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중견 게임 업체들의 과거와 현주소를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8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이 게임 시장에서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잡으며 넉넉하게 곳간을 채우고 있다. 자본 여력을 나타내는 유보율이 6000%를 넘어섰다. 검은사막 흥행으로 꾸준히 이익을 낸 영향이다. CCP게임즈 인수 영향에 부채 비율이 상승했지만 높은 자본유보율을 견고히 유지하고 있어 재무안정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다.28일 펄어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자본잉여금은 1921억1122만원, 이익잉여금 2315억8007만원으로 집계됐다. 납입자본금 64억7150만원 대비 유보율은 6547%에 달한다.
펄어비스는 2016년 6월 결산법인으로 운영되다가 2017년부터 12월 결산법인으로 변경했다. 7~9기의 경우 6개월 결산 법인 기준으로 재무제표가 공개됐다.
펄어비스의 유보율은 검은사막 국내 서비스 초기에는 마이너스였지만 북미 유럽 서비스를 시작한 2016년 이익잉여금 증가와 함께 유보율이 5651%까지 치솟았다. 검은사막 온라인의 글로벌 지역을 확장하며 다소 주춤했으나 모바일 버전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6547%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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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의 자본 유보율 증가는 게임 사업 호조에 따라 순이익이 증가해 이익잉여금이 차곡차곡 쌓인 영향이다. 결산 변경에 따라 정확한 수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5년간 쌓은 순이익은 2300억원 수준이다.
펄어비스가 꾸준히 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건 검은사막의 장기 흥행 덕분이다. 2014년 출시 이후 누적 가입자 수도 1000만명을 돌파했고 누적 판매액도 4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한국 게임의 무덤이라 불리는 북미·유럽 지역에서 흥행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PC온라인 매출이 잠시 주춤했으나 지난해 초 검은사막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검은사막M을 출시해 분위기가 반전됐다. 검은사막M은 초반 매출 2위를 유지하다가 현재는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 2~3위의 경우 일평균 최대 10억~2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지역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2018년 8월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대만에서도 역대 최다 사전예약자 279만 달성하며 출시 첫날 양대 마켓 인기순위 1위,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최근 일본에 출시한 이후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톱10에 안착했다. 올해 지역을 확대할 예정으로 매출 및 이익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펄어비스가 높은 유보율을 유지하며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배당 및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펄어비스의 잉여금 확대는 그동안 거둬들인 이익을 대부분 적립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단일 게임 리스크가 있는 만큼 온라인 서비스의 안정화 및 모바일 버전의 성공적인 론칭을 위해서 내부 게임 사업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부터는 2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이익잉여금을 활용한 주주환원 행보에 나서고 있다. 자사주 취득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뿐 아니라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상여금 재원 등을 확보했다. 다만 아직까지 주주대상 현금 배당을 실시한 적은 없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을 통해 꾸준히 성장했지만 올해 콘솔 버전 출시, 글로벌 지역 확장에 따른 마케팅 비용 집행 등으로 단기적으로 이익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성장의 발판이 되는 기존 사업 확장과 미래 비즈니스 개발에 투자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주주가치를 증대겠다는 것이 회사의 기조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향후 배당에 대한 정책은 회사의 상황 및 경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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