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4월 10일 08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건설사 사이에 주택 브랜드 리뉴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에 속하는 H사와 D사뿐 아니라 중견 S사, T사, H사 등이 관련 작업을 마치고 공식 발표까지 마무리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다른 건설사들도 이런 기조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건설사들이 브랜드 리뉴얼을 하는 표면적인 이유로는 기존 브랜드를 만든 지 시간이 오래지나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이 꼽힌다. 원래 국내 건설사들은 아파트에 별도의 브랜드가 없었다. 대림산업이 2000년 'e편한세상'을 선보이면서 브랜드 시대가 열렸다. 그 후 2007년 말까지 부동산 경기 호황을 타고 주택 사업을 하는 건설사 대부분이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제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으니 BI(Brand Identity)를 교체할 법도 하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의 브랜드 리뉴얼을 시장 상황 때문으로 본다. 올해 들어서도 해외수주가 부진하고, 국내 건축·토목 발주 물량도 시원치 않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의해 주택 경기도 하락기로 접어들었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조만간 침체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들 비중이 큰 주택 사업을 통해 실적을 유지해야 하는데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으니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브랜드 리뉴얼이란 전략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건설사들의 입장은 십분 이해하지만 아쉬운 점이 남는다. 우선 건설사들이 해외라는 넓은 시장에서 글로벌 건설사들과 당당하게 경쟁하는 것이 아닌, 또다시 국내 주택 사업에만 치중하게 될까 봐 안타깝다.
무엇보다 브랜드 리뉴얼을 하는 과정에서 아파트가 실제로 어떻게 더 좋아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거나 부족했다는 점이 아쉽다. 최근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 대부분의 건설사는 새로운 이미지에 맞춰 이에 걸맞은 새로운 가치를 선보이겠다는 식의 발표를 했다. 단순히 브랜드를 손보면 더 좋은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 혹은 전망이 은연중에 깔려 있었다.
주택은 일반 소비재와 공통점이 있어 브랜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 소비재와 차이점이 더 많은 상품이다. 상품 자체의 품질, 윗집과 아랫집을 비롯한 주변 환경, 시세 등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친다.
이를 고려할 때 건설사들이 브랜드 리뉴얼을 하면서 앞으로 자신들이 공급할 아파트가 실제로 어떻게 '업그레이드'되는지도 밝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층간 소음이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피부에 와닿는 사례나, 기존 브랜드 아파트에 한 번도 적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다는 등의 설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브랜드 리뉴얼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런 설명을 하지 못했다면 앞으로 후속 조치로 해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파트를 만드는 데는 최소 수백억 원의 공사비가 투입되고 다수의 인력과 갖가지 기술이 동원된다. 간판만 바꿨다고 뚝딱 좋은 상품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을 포함한 주택 소비자들은 단순한 마케팅에 흔들리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영리하고 꼼꼼하다. 이번에 브랜드 리뉴얼을 한 건설사들 모두가 좋은 성과를 얻기를 바라지만 '겉'만이 아닌 '속'도 어떻게 발전할지를 소비자들에게 보여줘야 국내 주택공사 수주전의 승자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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