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로 가는 롯데카드 '조달 경쟁력' 악화 우려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 지배주주 변동 신용도 저하, 비용 증가 수익성 악재 요인
원충희 기자공개 2019-05-07 10:03:44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3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낙점됐다. PEF 주주를 맞게 된 롯데카드로선 신용도 하락과 조달비용 증가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는 갓 회복세에 접어든 롯데카드의 이익지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의 사후 기업가치보다 가격에 더 주목했다는 관전평도 나오고 있다.롯데그룹과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롯데카드 매각 우협대상자로 한앤컴퍼니를, 롯데손해보험는 JKL파트너스를 각각 선정했다. 한앤컴퍼니가 롯데카드 100% 지분 기준으로 제시한 가격은 약 1조8000억원.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지분 20%를 내부에 남겨놓기로 결정한 점을 감안하면 매각대상 지분의 가격은 1조4000억원 상당이다.
한앤컴퍼니가 하나금융지주, MBK-우리은행 컨소시엄 등 유력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선협상권을 따낸 배경도 결국 가격요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은 매물지분에 대해 약 1조원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으로선 원하는 수준의 매각가를 받은 셈이다. 다만 롯데카드 입장에선 이번 거래로 호재보다 악재일 공산이 크다. 가장 문제는 신용등급과 이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 가능성이다.
현재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은 AA0에 아웃룩(등급전망)은 '부정적(negative)'이다. 롯데그룹의 비경상적 지원가능성을 반영해 자체신용도 대비 1노치 상향돼 있다. 매각 등으로 롯데그룹에서 떨어져나가면 신용도 저하가 불가피해진다. 실제로 신용평가사들은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저하될 경우 하향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용카드사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는 수신기능이 없는 탓에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저렴하게 자금을 끌어올수록 그만큼 고객에게 낮은 가격(금리)을 제시할 수 있다. 조달 경쟁력이 곧 가격 경쟁력인 셈이다. 즉 신용도 저하는 조달비용 증가, 영업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지는 악재다.
국내에서 영위하는 8개 전업카드사들은 대부분 대기업그룹 또는 은행그룹 소속이라 여전업계에서 신용도가 가장 우량한 회사들이다. 카드 프로세싱 회사인 BC카드를 제외하고 모두 AA0에서 AA+ 신용등급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자금조달 측면에서 변별력이 약하다. 하지만 롯데카드가 그룹 후광을 잃고 AA-급으로 떨어질 경우 다른 카드사들의 틈바구니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신평사 관계자는 "과거 매각된 여전사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국내 신평사들은 사모펀드 주주의 재무적·비경상적 지원가능성을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롯데카드가 대기업그룹 혹은 은행계열이 된다면 신용도에 큰 문제는 없겠지만 PEF로 바뀐다면 롯데그룹 만큼의 지원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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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이 취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달코스트 증가는 롯데카드에게 설상가상 악재가 될 수 있다. 유통기업 계열인 롯데카드는 판촉 행사 등이 많은 유통업 매출 비중이 높아 마케팅도 고비용 구조로 형성돼 있다. 지난 4년간 전체 마케팅 비용 가운데 기타마케팅 비중은 업계 최고수준인 40% 내외다.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는 각각 25%, 10% 수준이다.
지난 2014년 기점으로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별도기준으로 2014년 말 1487억원, 2015년 말 1343억원, 2016년 말 1066억원으로 줄어들다가 2017년 말 545억원으로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영업권 상각 등 일회성 요인이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는 1143억원을 내면서 어느 정도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주주 변경에 따른 신용도 저하와 조달비용 증가는 이제 갓 회복하고 있는 롯데카드의 이익지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비록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지분 20%를 남겨놓으면서 사업연계성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사후 기업가치는 크게 신경쓰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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