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인보험 ‘선택과 집중' 통했다 [보험경영분석] 차보험 비중 10%까지 낮춰...나홀로 순익 증가세
최은수 기자공개 2019-05-16 11:14:34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5일 09: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보험을 내려놓고 장기 인보험(人保險)에 집중한 메리츠화재의 경영전략이 성공했다. 주요 손해보험사 가운데 메리츠화재만이 올 1분기 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증가세를 보인 탓이다. 보험계약 유지율 등의 보험계약건전성지표도 업계 평균을 상회하면서 내실까지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 1분기 말 영업익 904억원, 당기순익 6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5%, 4.3%씩 증가했다. 올 1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한 손해보험사 5곳 가운데 메리츠화재만 당기순익이 늘었다. 손해보험사 빅4로 분류되는 삼성화재(2308억원), 현대해상(773억600만원), DB손해보험(992억100만원), KB손해보험(988억원)의 당기순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 27.1%, 10%, 22.8% 감소했다.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익이 증가한 이유는 그간 자동차보험 비중을 낮추고 장기 인보험에 집중한 승부수가 통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장기 보장성 인보험 상품 판매에 역점을 뒀다. 그 결과 장기 인보험 매출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의 올 1분기 신계약 매출액은 39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04억원) 대비 31% 늘었다. 장기 인보험은 암보험·치매보험 등 질병 관련 보험과 자동차 운전자의 피해를 보장하는 운전자보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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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는 지난 2017년 말부터 독립보험대리점(GA)에게 파격적인 판매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보험 계약 인수 심사기준도 완화하면서 신계약 증가와 매출 확대에 집중했다. 이 결과 지난해 말 장기 인보험 매출은 1226억원을 기록해 전년(712억원) 대비 58.1% 급증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올해 1분기 말 전체 수입보험료 대비 자동차보험 비중을 10%까지 끌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는 그간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계속 줄이는 전략을 펼쳐 왔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2017년 총 수입보험료 6조4034억2800만원 가운데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는 8074억800만원으로 전체의 12.6%였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를 전체(7조80억원) 가운데 11%(7835억원) 수준까지 낮췄다. 이는 '빅4' 손해보험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 비중(22.9%, 2018년 말 기준)의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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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의 무게감을 줄이는 메리츠화재 영업 전략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은 올 1분기에 빛났다.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차량정비수가 인상 여파 탓에 업계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손해보험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1분기 81.4%에서 올 1분기 85.1%로 3.7%포인트 상승했다. 업계 2위 현대해상은 같은 기간 80.4%에서 83.8%로 3.4%포인트 가량 올랐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0% 가량 감소한 데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한 탓이 크다.
반면 메리츠화재의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6%로 전년 동기(78.8%)와 비교해 2.8%포인트 상승했다.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은 77~78%로 분석된다. 이를 넘어서면 사업비 등을 포함한 합산비율이 100%를 넘어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올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적정손해율을 약간 웃돌지만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꾸준히 우량물건을 인수하는 정책을 장기간 펼친 덕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계약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13·25회차 보험계약유지율이 업계 평균을 넘어선 것도 긍정적이다. 메리츠화재의 2018년 13·25회차 계약유지율은 각각 82.0%과 70.7%다. 이는 2018년 손해보험업계 평균 유지율(81.9%, 67.8%)을 웃돈다. 2016년과 2017년 메리츠화재의 13·25회차 계약유지율은 각각 81.4%·64.4%와 82.1%·70.8%에 그치면서 업계 평균(83.6%·69.9%, 82.3%·70.9%)를 하회한 바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시장에 통하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으면서 유지율 관리에도 성공한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는 손해보험사들이 장기 인보험에서 출혈경쟁을 펼치면서 계약유지율이 전체적으로 낮아졌는데 이 영향도 비교적 크게 받지 않은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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