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보고서 점검]LG 전자3社, 지분율 높아도 집중투표제 '고민'모두 공시대상 '평균' 수준 준수율…주주 친화 정책은 아쉬워
이정완 기자공개 2019-06-10 08:13:42
[편집자주]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들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작된 이번 제도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제도다. 더벨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삼아 주요 기업들의 15대 지배구조 핵심 지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7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 전자계열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일제히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았다. 집중투표제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정부와 여당에서 상법 개정을 통해 의무화를 추진 중인데 LG그룹 전자계열사는 투기세력의 경영권 장악 수단으로 쓰일 것을 우려한다는 입장이다.LG는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있어 지배구조 면에선 합격점을 받는 회사다. 지주회사의 지분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하지만 외국인 주주들의 이사회 참여 가능성 탓에 집중 투표제 도입 등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그룹 전자계열사 3사는 이사회 항목의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집중투표제 채택을 모두 이행하지 않았다. 집중투표제는 기업의 이사 선임 시 주주가 가진 주식수에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의결권을 받아 지분 일부를 보유한 소액주주도 이사 선출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만드는 제도다. 집중투표제 의무화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집중투표제는 1998년에 만들어진 조항이지만 지금은 집중투표제 채택에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에서 정관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모두 정관 중 이사의 선임 또는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조항에서 상법 제382조의2에서 규정한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3사가 우려하는 것은 지분 일부를 보유한 투기자본이 이사회를 장악할 여지를 제공해 경영권을 위협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LG전자는 "소수주주 권리 강화보다 투기자본의 이사회 장악 가능성 등 사익 추구로 경영 악화로 귀결될 리스크도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는 "정관에 따라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하고 있다"며 "이사 선임 과정에서 소수주주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 또한 집중투표제 채택과 관련 LG전자와 동일한 입장을 내놓았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회사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이사 선임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의 경우 회사 지분 5.04%를 가지고 있는 미국 블랙록(Blackrock)이 해당 사항이 된다. 이 경우 보유 주식 수인 824만3170만주만큼 의결권을 갖던 블랙록은 현재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된 LG전자 이사회 구성상 824만3170만에 7을 곱한 수만큼 이사 선임 의결권을 갖게 된다. 블랙록은 선임을 희망하는 이사 후보에 의결권 '몰표'도 가능하다.
LG전자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 LG로 33.67%를 보유하고 있다. 블랙록을 포함한 외국인 주주의 지분율은 33.59% 수준이다. 외국인 주주들의 표가 똑같이 움직인다고 가정하긴 힘들지만 이사회에 일정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최대주주는 LG전자로 각 지분 37.9%, 40.79%를 가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경우 회사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특정 외국인 주주는 없지만 LG디스플레이 지분 25.18%, LG이노텍 지분 28.67%를 외국인이 들고 있다. 이들 외국인 투자자가 규합한다면 이사회 영향력 행사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한편 LG전자 등은 전자 투표제는 도입하지 않았다. LG전자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제도를 활용해 주주가 의결권을 용이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전자투표의 경우 도입 필요성을 검토했으나 아직 활성화 되지 않아 도입이 이르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 또한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로 주주 의결권 행사 용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전자투표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발의돼 입법 진행 추이와 도입 시 발생 문제점, 시행착오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 전자계열사 3사는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로 나뉜 3개 항목 중 주주 항목 핵심지표 준수에서 미진한 성과를 보였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주주 항목에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를 제외하고 모두 미준수했다. LG이노텍은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마저 지키지 못해 주주 대상 핵심지표 준수율이 0%(0/4)였다.
3사는 주주총회 일정과 관련해서는 이사회 일정, 소집공고 시기 등을 이유로 내년 개선에 어려움을 표했고 배당 정책 및 실시 계획 통지와 관련해선 이익·현금흐름·투자계획 등을 고려해 이사회 결의 후 주주총회 승인 과정을 거쳐 배당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 오너가 분쟁]새 경영진 임종윤·종훈 형제의 일성 "네버 어게인"
- JB금융, 얼라인에 판정승…이사회 2석만 내주며 선방
- [Company Watch]'TGV 첫 양산' 필옵틱스, 글라스 패키지 시장 선점
- 폴라리스오피스, 한국 AI PC 얼라이언스 참여
- 이에이트, 생성형 AI 접목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공개
- 일반석서 주총 관람한 한채양 이마트 대표, ‘책임경영’ 의지 피력
- AI매틱스-한국교통안전공단, AI 기반 버스 사고 예방 MOU
- [한미 오너가 분쟁]'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 OCI-한미 통합 결렬
- 휴온스 이사회 입성한 오너3세, 경영 참여는 'NO'
- 필옵틱스, 업계 첫 TGV 양산 장비 공급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 IB]HD현대중공업 흥행에도…공모채 '피하는' 삼성중공업
- 인니 증권사 인수 앞둔 한화증권, PMI부터 '준비'
- [Korean Paper]'잇따른' 현대차 계열 외화채, 투자자 '피로도' 쌓이나
- [Company & IB]대기업 '접점' 늘리는 하이투자, DCM 레코드 이어질까
- [IB 풍향계]DB금투, '알짜 스팩' 잇따라 선보인다
- [Korean Paper]현대캐피탈아메리카, '현대차그룹' 등급 상향 덕봤다
- [IPO 그 후]세니젠 제품군 확대일로…'비건식품' 진단 공략
- IB 성적표 받은 한화증권, 부동산 '울상'·IPO '안도'
- [Korean Paper]해외투자자 만나는 신한은행, 후순위채 준비 '바쁘다'
- [IB 풍향계]미래에셋증권, 1년만에 '신규 스팩'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