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보고서 점검]'대표·의장직 분리' 삼양홀딩스, 오너 입김은 '여전'김윤 회장, 대표 대신 이사회 의장 선택…감사위원회·전자투표제 도입
박상희 기자공개 2019-06-12 10:26:09
[편집자주]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들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작된 이번 제도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제도다. 더벨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삼아 주요 기업들의 15대 지배구조 핵심 지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1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는 삼양홀딩스 지배구조 선진화 '원년'이라고 할만하다.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의 분리, 사외이사 비중 확대, 전자투표제 도입, 감사위원회 구성 등 다양한 조치가 한꺼번에 실행됐다. 다만 대표이사와 의장직 분리에도 불구하고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사진)이 실질적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의장을 유지하면서 오너일가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는 평가다.삼양홀딩스 최근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이사회 규모는 정관 제27조를 통해 최소 3인 이상으로 구성된다. 최소 인원을 3명으로 규정한 것은 상법의 최소 이사회 총원(상법 제383조제1항)을 반영한 것이다.
지배구조 관련 현황은 2018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작성됐지만, 보고서 제출일 현재 변동사항이 있는 경우 별도 기재했다. 삼양홀딩스 최근 지배구조는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상당히 달라진 모습으로 변화했다.
|
사외이사 수를 한 명 더 늘리면서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채웠다.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기능이 운영과정에서 약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을 함께 맡던 김 회장이 대표이사 직을 사임하고 이사회 의장만 맡기로 했다. 이사회 본연의 견제 및 감독 기능을 강화해 의사 결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삼양홀딩스 정관(제5조)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에서 정한 이사를 의장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관에서 대표이사가 의장 직을 겸직한다고 명시하지 않아 대표이사와 의장직 분리를 위해 정관을 별도로 변경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정관에 의거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직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겸직 시절로 얼마든지 회귀가 가능하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까지 겸직하도록 했던 SK㈜가 정관 변경을 통해 대표이사로 제한했던 이사회 의장 자격 요건을 폐지하기로 했던 것과 비교하면 삼양홀딩스 조치는 소극적이다.
|
삼양홀딩스의 경우 오너일가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것도 눈에 띈다. 김 회장이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직에선 물러났지만 이사회 의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최근 재계에서 대표이사와 의장 직을 분리하는 경우 오너일가가 의장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SK㈜는 오너인 최태원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에 아예 외부 인물인 염재호 고려대 전 총장을 선임했다.
정관 상으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도록 돼 있는 롯데지주의 경우도 오너일가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니라 전문경영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공동 대표 체제를 활용해 오너일가가 이사회 의장을 독점하지 않도록 하는 묘수를 뒀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홀딩스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직을 분리했지만 김윤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그대로 유지했다"면서 "전문경영인(대표이사)이 이사회의 견제와 통제 아래 놓여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오너일가의 경영 입김이 센 구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양홀딩스는 올해 감사위원회도 설치했다. 삼양홀딩스는 현재 개별 기준 자산총액 2조원 미만의 법인이다. 관련 법령 등에서 의무화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한 경영 투명성, 건전성 제고를 위해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했다.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 3명으로 꾸려진다. 감사위원회 위원장도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삼양홀딩스는 이와 함께 정관 변경을 통해 전자투표제도 역시 도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