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리스료 점검]이스타항공, 회계기준 변경 대비 왜 못했나차입금 감소 불구 매입채무 오히려 늘어…'재무부담' 가중 원인
고설봉 기자공개 2019-07-01 15:22:54
[편집자주]
리스 항공기에 대한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의 항공기 회계처리 방식이 바뀌었다. 그동안 부채로 계상되지 않던 항공기 운용리스가 재무제표에 부채로 반영된 점이 항공사들로서는 부담이다. 이와 맞물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부채가 일제히 공시되며 혼란이 가중됐다. 이러한 변화는 항공사들의 원가구조와 재무상태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더벨은 국내 주요 LCC들의 항공기 관련 리스 현황을 점검하고, 바뀐 회계기준이 LCC들의 경영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8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국내 항공사들은 올 1월1일부터 도입될 새 회계기준(IFRS 16 Leases)에 대비해 재무구조 개선을 시도했다. 그동안 차입금으로 계상되지 않던 운용리스가 한번에 부채총액으로 환입됨에 따라 주요 재무지표가 일제히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이런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했다. 결손보전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채무재조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차입금 상환 노력을 기울였지만 부채를 줄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차입금 외에 매입채무 등 다른 부채는 오히려 늘어났다. 이러한 부채총액의 증가에 운용리스부채까지 차입금으로 인식되면서 올해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는 더 악화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액은 1225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말보다 소폭 감소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차입금 등을 상환한 결과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432억원에서 0원으로 줄었다.
|
하지만 차입금 감소 외에 다른 부채항목은 일제히 그 규모가 늘어났다. 특히 매입채무와 같은 외부에 갚아야할 결제성 비용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2017년 말 0원이던 매입채무는 지난해 말 279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은 225억원에서 204억원으로 약 21억원 가량 줄었다. 매출채권은 줄고, 매입채무가 늘어나면서 외부로 빠져나가는 현금을 회사에 더 오래 묶어두는 효과를 거뒀다. 이는 이스타항공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빠듯하게 운영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매입채무는 본업과 직접 관련된 결제성 비용의 지급을 미뤄둔 일종의 외상이다. 이스타항공의 매입채무 증가의 주요 원인은 외상매입금으로 추정된다. 외상매입금은 원재료를 구매할 때 아직 그 대금을 치르지 않은 대금을 말한다. 통상 기업의 자금난이 심해지면 외상매입금이 증가하게 된다. 항공유, 공항이용료 등 매출원가에 포함되는 항목들에 대한 결제 지연이 매입채무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스타항공은 매년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고, 노선을 확장하는 등 규모를 키워왔다. 증권시장 상장(IPO) 등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LCC 중 최초로 보잉사의 신기종을 도입하기도 했다. 실제 2017년 4928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5664억원으로 14.94% 늘었다.
|
문제는 이스타항공이 매출을 더 늘리기로 하면서 유류비 등 각종 투입되야할 원가도 그만큼 많아졌다는 점이다. 또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유 인상, 달러 강세로 각종 지불금의 규모가 커진 것도 리스크로 떠오른다. 오히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항공기를 띄우는데 필요한 원재료 구매비용이 매출 증가세보다 더 가팔랐던 것으로 보인다. 매출원가는 같은 기간 4135억원에서 2792억원으로 15.89% 증가했다. 매출원가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보다 약 0.95% 포인트 더 높았다.
이처럼 매출원가 증가세가 커지면서 이스타항공의 자금 운용에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 매출이 늘어나면 영업활동현금흐름도 함께 증가하는 추이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 기간 이스타항공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속적으로 둔화했다. 이스타항공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더 둔화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 차원에서 매입채무를 늘리고, 매출채권을 줄이는 자금운용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2017년 573억원이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275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매출채권을 늘리지 않았다면 지난해 이스타항공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떨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매출 증대로 각종 비용지출이 늘었고, 이 과정에서 일부 매입채무가 증가한 것"이라며 "단순 계정 재분류 과정에서도 매입채무 증가 요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