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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입 닫은 김병건, 힘 빠진 빗썸

정유현 기자공개 2019-07-17 08:21:24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6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9일 두올산업이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다는 공시가 나오자 주가가 급등했다. 상한가 속에 추가로 타 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공시가 이어졌다. 이 공시에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상징적 키워드인 '김병건'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미처 공시를 파악하지 못했던 빗썸 측에서 기자에게 두올산업 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감을 전했다. 곧바로 김병건 BK 컨소시엄 회장에게 상황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고 "미안하다.아무 말도 못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답변은 올해 초 빗썸의 지주사인 비티씨홀딩컴퍼니가 신발제조 업체 아티스를 인수하며 우회상장설이 제기된 후 보낸 이메일에서도 본 적이 있다. 빗썸 지배구조 상단에 오를 예정이자 비티씨홀딩컴퍼니 사내이사인 김 회장이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회장은 비티씨홀딩컴퍼니 인수 계획을 발표한 지난해 10월 BK성형외과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싱가포르와 한국을 오가며 의사 업무뿐 아니라 블록체인 분야에 열정적으로 나서는 김 회장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꼈고 이 분야에 대해 장밋빛 기대도 일부 생긴 상태였다.

기대와는 다르게 상황이 전개됐다. BK컨소시엄의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0%+1주 인수를 위한 잔금 납입이 두 차례 지연됐고 인수 차질설이 제기됐다. 김 회장은 공식적으로 차질설을 반박했지만 잔금 납입일이 9월 말로 또 연장됐다. 이 상황에 두올산업이 김 회장의 영향력이 막강한 SG BK 그룹의 지분 57.41%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BK컨소시엄의 공식 입장 발표에도 시장은 혼란스러워운 상황이다.

김 회장이 대주주가 되면 회사를 둘러싼 부정적 인식이 걷힐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있었던 빗썸은 업황 악화 속에서도 신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신사업을 위한 노력이 또 가려진 채 빗썸은 대주주 리스크로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불신의 이미지가 재차 부각되며 내부 직원들도 힘이 빠진 상태다.

지난해 김 회장은 "빗썸 인수는 기회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생각하는 기회가 과연 무엇일까. 그 기회가 여전히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이라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해 잘못된 정보는 바로 잡고 신뢰를 회복해야한다. 더불어 블록체인을 향한 김 회장의 초심(初心)을 되돌아보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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