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빅배스 그림자 걷어냈다 위험가중자산(RWA) 줄여 대손비용 급감, 반기순익 1조 육박
손현지 기자공개 2019-07-31 08:31:29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9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가 과거 빅배스(Big Bath·대규모 부실 상각)의 그림자를 걷어낸 모습이다. 꾸준히 위험가중자산(RWA)를 줄이며 자산을 리밸런싱해온 결과 충당금 적립 필요성이 줄어들었고, 반기 실적도 사상 최대치인 1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지주 총 자산의 68%를 차지하는 농협은행 부실채권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농협금융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경영실적'자료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올해 2분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84%로 1분기보다 0.07%포인트 개선됐다. 해당기간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누적)도 1869억원으로 전년동기(2392억원)대비 21.9%(523억원) 감소했다. 이에따라 그룹의 2분기 당기순이익도 9971억원으로 역대 최대수준을 기록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운용해오며 체질개선을 실시해왔다"며 "상반기 누적 순이자마진(NIM)은 1.82%로 전년대비 0.04%포인트 소폭 하락했지만 이자부자산이 18조1000억원 증가하면서 결론적으로도 순이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RoRWA에 중점을 둔다는 건 위험가중치가 낮은 자산 위주로 자산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경영전략을 의미한다. 즉 마진이 낮거나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출을 축소해 경상적인 수익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RoRWA는 기존 총자산순이익률(ROA)에서 리스크 비용을 반영해 산출한 지표다. 자산규모 대비 수익성 뿐 아니라 리스크 수준에 대손비용 등도 한 눈에 알 수 있어 해외 선진금융사들이 성과평가 잣대로 활용해오고 있다.
RoRWA 중심으로 자산을 리밸런싱하는 건 올해 금융업 환경상 자산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를 앞두고 있는데다가 글로벌 자본규제 적용이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22년에는 보험사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이에 맞춘 자본규제(K-ICS)가 시행될 예정이다. 실제로 6월말 기준 총자산은 437조원으로 전년말대비 4.8%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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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농협금융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주력 자회사인 농협은행과 궤를 같이해왔다. 과거 농협은행의 거액 여신 일부가 채무재조정의 사유로 고정이하여신으로 재분류되면서 지난 2015년 말 기준 NPL비율은 2.3%까지 상승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6월 말 총 2013억원의 적자를 냈는데 이는 1조3589억원 규모의 신용손실충당금을 적립한데 따른 처참한 결과였다.
당시 STX그룹, 창명해운,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해운 등 위험업종에 들어간 대손비용(Credit Cost)만 1조2000여억원에 달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과 STX중공업에 각각 4398억원, 1138억원, 창명해운에 2290억원을 쌓은 탓이다.
그러나 지난 2016년 하반기 이후 대규모 부실여신 상각과 매각 등을 절차를 단행하면서 NPL비율은 1.0% 이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2017년에만 총7536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대손상각 처리한 결과다. 대손상각은 여신채권의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회계상 손실로 처리되고 자산항목에서 제외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실적도 매분기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데, 지난 6월 말 일회성 대손충당금 환입(세후 671억원)요인을 제외하더라도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6.5%나 증가했다.
최근 경상적인 수준의 위험완충력이 강화됐다는 점도 수익성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지난 6월 말 기준 97.81%로 전년동기(89.46%)대비 크게 증가했다.
과거 농협은행은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고위험업종(건설, 조선 등) 여신과 고위험(LTV 60%초과)위주의 주택담보대출에 쏠려있다는 측면에서 잠재부실 가능성이 높았다. 잠재부실이 많다는 건 대손비용(Credit Cost)을 증가시키는 요소로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한다. 비록 시중은행 평균 수준보다는 버퍼(Buffer)가 낮지만, 과거의 농협금융에 비하면 부담이 어느정도 경감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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