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경영 신송그룹 변신]'50년 장수 식품기업' 사업 근간 바뀌나①소맥분 철수+식품사업 매각 의지…조승현 대표, '곡물 트레이딩' 집중
박상희 기자공개 2019-08-12 09:03:39
[편집자주]
최근 한국거래소는 신송홀딩스의 업종을 '기타 금융업'에서 '산업용 농·축산물 및 동·식물 도매업'으로 변경했다. 그룹 매출의 50% 이상이 곡물 트레이딩에서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창업주 조갑주 회장은 신송을 우량 식품기업으로 키워냈다. 2세 경영 시대에 접어들면서 아들인 조승현 신송홀딩스 대표는 회사 근간을 식품업에서 곡물 트레이딩으로 변화시켰다. 신송의 사업 변신과 그 계기,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8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70년 창립해 내실 있는 식품기업으로 성장해 온 신송그룹에 변화가 감지된다. 2세 경영에 본격 접어든 이래 2016년 밀가루 파동 이후 그룹 모태인 소맥분 사업을 접은데 이어 주력 계열사인 신송식품 매각 의지도 뚜렷하다. 캄보디아 타피오카 공장 투자에 전력을 다하면서 곡물 트레이딩을 핵심 수익원으로 키우려는 모양새다.신송그룹은 가족기업으로 출발해 2세 경영에 접어든 지금도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창업자인 조갑주 회장의 장남인 조승현 대표가 지주사인 신송홀딩스는 물론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조 대표 동생인 조승주 대표도 CEO다. 신송그룹의 사업 근간이 창업주 세대의 식품에서 2세대 경영에선 곡물 트레이딩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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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산업 논산·진주공장 가동 중단…캄보디아로 거점 이전
신송그룹은 조갑주 회장이 전분사업을 목적으로 1970년 11월에 세운 순영기업㈜에서 출발했다. 글루텐과 소맥전분 등을 제조·판매하는 신송산업과 간장, 고추장 등 식품 제조 및 판매업을 하는 신송식품이 주력 계열사다. 창립 이후 행보는 신송을 전통 있는 식품기업으로 칭하기에 손색이 없다. 조 회장은 신송을 알짜배기 식품기업으로 일궈냈다.
조승현 대표는 2015년 신송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동시에 신송식품과 신송산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2세 경영이 본격화 된 셈이다.
조 대표는 신송홀딩스가 상장하던 2013년만 해도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비전을 이야기 했다. 당시 상장과 맞물려 진행한 인터뷰에서 조 대표는 전분과 장류 등에 집중된 전문기업에서 종합식품으로 가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화 요인은 외부에서 발생했다. 2016년 '썩은 밀가루' 파문이 일면서 신송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 조 대표가 신송산업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경영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신송산업은 문제가 된 충남 논산공장 가동을 완전히 중단하면서 소맥분 사업에서 전면 철수했다. 논산공장은 조 대표가 신송그룹에 입사하기 이전인 1996년 아버지인 조갑주 회장이 준공을 결정했다. 악재로 인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해도 신송그룹 모태와 다를바 없는 소맥전분 사업을 2세 경영이 본격화 되면서 포기한 셈이 됐다.
조 대표는 해외 사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문제가 된 논산 공장은 물론 경남 진주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대신 캄보디아에 공장을 신축, 타피오카 생산거점을 캄보디아에 마련했다. 캄보디아에서 생산된 타피오카는 해외 여러 국가로 판매된다. 캄보디아 공장 준공은 신송이 곡물트레이딩에 집중하겠다는 사실상의 선포였다.
◇신송식품 천안 2개 공장 매각 의지…국내 식품 사업 전면 철수하나
조 대표는 소맥분 사업 철수에 이어 최근 식품 사업 매각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부동산 임대업은 제외하고 천안 소재 2개 공장 등 식품 부문만 따로 떼어내 매각하는 사업 양수도 형태의 거래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신송식품은 장류업계 후발업체로 출발했지만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알짜기업이다. 앞서 설립한 신송산업이 간장의 재료가 되는 글루텐을 생산한다는 것이 창업주 조 회장이 장류 제조업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신송식품은 업계 최초로 무방부제·무사카린 제품과 저염간장 및 올리고당을 함유한 기능성 간장을 출시하며 1990년대 후반 장류업계 뉴리더로 부상했다.
신송그룹 관계자는 "신송식품 매각은 밸류에이션 이슈가 걸려 있어 가격적인 부분이 맞으면 오너가 매각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 식품업종 밸류에이션이 좋지 않아 매각가 230억원 이상의 가격을 맞춰줄 의사가 있는 곳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곡물 트레이딩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식품사업을 접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사업 부문 매각이 성사되면 신송그룹의 국내 생산기지는 전무한 상황이 된다. 밀가루 파동을 계기로 논산과 진주 공장 가동을 중지한데 이어 천안 소재 식품 공장 2개도 주인이 바뀌게 된다. 국내에서 더 이상 식품기업으로서의 신송은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 대표는 창업주인 아버지가 40년 간 키워온 밀가루와 장류 등 전통 식품 소재 산업에 더 이상 관심이 없다"면서 "2세 경영이 본격화 된 뒤 캄보디아 등 해외사업과 곡물 트레이딩 사업으로 신송그룹의 근간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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