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IT기업 지배구조 분석]세경하이테크, 증자·상장 거치며 오너 지분 32%로이영민 대표, 증여 및 증자로 지분 희석…삼성전자·디스플레이 납품으로 제2전성기
김슬기 기자공개 2019-08-27 08:21:51
[편집자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양질의 기술력을 가진 중견·중소 정보기술(IT) 기업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중견 IT기업에 대해선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다. 매출액이 수천억원이 돼도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더벨이 탄탄한 사업구조를 지닌 중견기업을 꼽아 그들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봤다. 창업자를 비롯해 그들의 후계구도 등을 분석해 계속 기업 가치에 대해 조망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6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트폰용 필름 제조업체인 세경하이테크는 데코필름이라는 신기술을 앞세워 지난 7월말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과거 터치 스크린 패널용 필름을 생산하며 성장했으나 시장 환경 변화로 정체기를 겪었다. 세경하이테크는 3년여간의 데코필름 연구개발(R&D)에 매진하면서 재도약의 기회를 얻었다.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세경하이테크를 이끄는 선장은 이영민 대표다. 이 대표는 동아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삼성SDI에서 13여년간 필름을 만들어왔다. 이후 에스아이플렉스를 거쳐 자본금 1억원으로 2006년 세경하이테크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이 대표는 2010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5억원으로 늘렸고 2012년 이후 세 차례의 유상증자와 액면분할 등을 통해 자본금을 24억원까지 늘렸다.
설립 당시에 이 대표의 지분율은 90%였고 2012년에는 증여를 진행하면서 지분율이 62%대까지 낮아졌다. 2013년 진행된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통해 이 대표의 지분율은 40%까지 내려왔다. 지난해에는 지분율이 더욱 낮아져 39%대를 기록했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이 대표는 187만여주, 39.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배우자 및 자녀 등 가족들과 임원 등을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42.04%였다.
상장이 반기보고서 기준시점 이후인 7월말에 이뤄졌기 때문에 지분율은 이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7월말 세경하이테크의 상장 당시 발행된 신주는 80만주였고 구주매출(기존 주주의 소유 지분을 파는 것)은 없었다. 공모 이후 주식수는 562만여주까지 늘어났다. 올해 7월말 기준으로 이 대표의 지분은 32.05%로 낮아졌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35%대까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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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관계인 외에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곳은 아이스파이프라는 회사이다. 해당 기업은 2010년에 설립된 곳으로 LED조명 제품 및 부품 제조를 하고 있는 곳이다. 해당 기업은 세경하이테크의 지분을 1.87%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기업의 특별관계자 등이 추가적으로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지분을 다 합치면 6.02%였다.
아이스파이프의 세경하이테크 지분투자는 해당 기업의 이석호 대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석호 대표는 2016년부터 세경하이테크의 감사보고서에 주요주주 명단에 올라왔다. 2016년과 2017년에는 5.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지난해 말에는 4.06%로 지분율이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0.53%까지 낮아졌다. 지분이 낮아지는 과정에서 본인의 기업인 아이스파이프와 회사의 특수관계인 등에 지분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세경하이테크의 계열사는 '세경비나(SEGYUNG VINA CO.,LTD)', '세경재팬(SGJ CO.LTD)' 등 두 곳이다. 두 곳 모두 세경하이테크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세경 비나의 경우 2013년에 출자한 곳으로 산업용 테이프 및 데코필름을 생산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세경재팬은 지난해 사세가 커지면서 데코필름 장비 제조 및 판매를 위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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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하이테크의 계열사 탄생은 회사의 성장과도 맞닿아있다. 2006년 설립된 세경하이테크는 2013년 1000억원 매출을 달성했으나 이후 경쟁 심화로 침체기에 들어섰다. 과거 2012년과 2013년까지만 해도 세경하이테크는 삼성전자의 2차 협력사로 터치 스크린 패널 필름의 35~45%까지 납품하며 필름 시장을 이끌었으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전환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광학필름 개발에 힘썼다. 디스플레이 부품인 터치센서(Touch sensor)와 글래스(Glass)를 붙여주는 점착용 광학필름인 OCA(Optical Clear Adhesive)를 개발했고 회사의 캐시카우가 된 데코필름도 이때 탄생했다. 이때 베트남 하노이법인이 생겨났다. 데코필름은 스마트폰 겉면에 색상과 그라데이션, 로고나 패턴 등을 입혀주는 필름으로 각 스마트폰 제조사의 주력상품인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들어가고 있다.
세경하이테크는 2015년 삼성디스플레이의 1차 협력사로 등록됐고, 본격적으로 광학필름 양산을 진행했다. 데코필름의 경우 2016년 삼성전자 갤럭시 S7 핑크골드 색상에 적용돼 첫 양산을 진행했다. 2018년 현재 삼성전자의 주요 생산거점인 베트남법인 전체 소요 필름 중 16%를 차지하고 있다. 그 결과 2017년에 다시1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듬해 256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회사측은 올해에는 18~20%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아직 이 대표(1963년생)의 나이가 젊다는 점과 한창 회사를 키워나가야 한다는 부분을 고려했을 때 당장 승계작업을 진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보인다. 이 대표의 두 자녀는 1990년생과 1993년생이며, 각각 0.43%, 0.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세경하이테크는 공모 과정에서 평가액(7만3258원)보다 공모가(3만5000원)를 낮춰서 상장하면서 기대치에 못 미치는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상장으로 세경하이테크는 총 280억원 가량을 조달했고 이 중 237억원을 시설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에 준공하는 베트남2공장에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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