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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준 에스엔텍 대표, 상장 4년만에 330억 '엑시트' [오너십 시프트]③2004년 창업 후 총괄, '시간외매매+M&A'로 지분 전량 처분

박창현 기자공개 2019-08-28 08:29:2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7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엔텍 창업자인 안경준 대표이사가 설립 15년, 상장 4년만에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투자금을 회수했다. 안 대표는 시간외 대량 매매와 경영권 지분 매각을 통해 총 330억원 규모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설립시 투입 자본금이 16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배가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2004년 6월 진공·플라즈마 기술 기반의 디스플레이 부품업체 '에스엔텍'을 설립했다. 그 해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고, 이듬해에는 부품소재전문 기업으로 지정됐다. 이후 글로벌 디스플레이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에스엔텍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탁월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에스엔텍은 2010년과 2011년에 기술보증기금과 한국벤처투자가 뽑은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5년 기업 성장의 최정점을 찍었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초호황기에 접어 들자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실제 그 해 에스엔텍 매출은 전년도 보다 72% 증가한 5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38억원에서 7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에스엔텍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판 삼아 코스닥 시장에도 입성했다. '500만불 수출 탑'과 '포브스아시아 200대 유망기업' 등 각종 훈장들도 뒤따라 왔다.

에스엔텍

상장 전까지 안 대표는 단 한 주의 주식도 팔지 않았다. 각종 투자를 받은 탓에 지분율은 희석됐지만 '지분율 60%'를 지켰다. 그러나 상장 후에는 다소 판도가 바뀌었다. 2015년 기업 공개가 결정되자 에스엔텍은 투자금 확보를 위해 신주 일반공모를 진행했다. 안 대표는 이 때 구주 매출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주 발행 영향으로 지분율이 48.77%로 희석됐다.

상장 후 6개월이 지났을 때 안 대표는 창업 후 처음으로 보유 지분을 팔았다. 당시 33만4176주를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넘겼다. 이 거래로 주당 1만4962원 씩, 총 5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안 대표의 지분율은 40.26%로 떨어졌다.

에스엔텍은 2016년 7월 무상증자를 진행하고, 안 대표의 주식 수는 기존 290만여주에서 435만여주로 늘어났다. 그 즈음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다시 지분율은 38.44%로 희석됐다.

지난해 2월 다시 한번 안 대표의 오너십에 변화가 생겼다. 안 대표는 보유 지분의 9.1%에 해당하는 40만주를 안성범 씨 등 친인척 4명에게 증여했다. 공짜로 지분을 넘긴 탓에 유입 현금은 없었지만 지분율은 34.1%로 낮아졌다.

올해 들어서 안 대표는 자식과도 같은 에스엔텍과 결별을 결정했다. 보유 지분 395만8736주를 전량 '바젠 컨소시엄'에 넘겼기 때문이다. 주당 거래가격은 7073원이며, 전체 거래 규모는 280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29일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체결됐고, 최근 잔금 납입이 마무리되면서 거래가 종결됐다. 창업자와 에스엔텍 간 지분 관계가 완전히 정리되는 순간이었다.

기관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전까지 액면가로만 증자가 이뤄졌다는 점에 비춰볼 때 안 대표는 설립 투자금으로 약 16억원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소수 지분 처분(50억원)과 경영권 매각(280억원)을 통해 총 330억원을 벌었다. 초기 투자 비용을 제하더라도 300억원이 넘는 순수익을 거둔 셈이다.

안 대표는 에스엔텍 경영 일선에서도 자연스럽게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새경영진이 다음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총 6명의 이사회 등기임원을 새롭게 선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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