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드릴십 취소'로 적자폭 확대 우려 수천억 충당금 인식 불가피…내년 흑자 전환 지연
구태우 기자공개 2019-09-30 08:53:42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6일 13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선사의 드릴십 계약 취소에 따라 흑자 전환도 지연될 전망이다. 계약 취소로 수천억원의 충당금을 인식해 적자폭은 커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 3사 중 견고한 수주 실적을 쌓아가면서 내년 중 흑자 전환이 예상됐다. 돌발 악재가 생기면서 실적 악화를 걱정해야 상황이다.삼성중공업은 지난 24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스위스 선사 트랜스오션(Transocean)의 드릴십 계약 취소 사실을 밝혔다. 이번 건은 삼성중공업이 지난 2013년과 2014년 수주한 건으로 수주 금액은 각각 7억2000만 달러(한화 8600억원), 7억1000만 달러(8500억원)이다. 인도 기일은 올해 9월과 내년 9월이다.
드릴십 계약 취소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선수금 및 계약금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는 문제가 남았다. 삼성중공업은 이전에도 선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해 법적 분쟁을 진행했다. 인도 시점에 맞춰 드릴십을 건조했는데, 선사가 계약을 취소하고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다. 2015년 미국 시추업체 퍼시픽 드릴링(PDC)은 삼성중공업의 선박 인도 요청을 미루다 취소했다. 삼성중공업은 약 4000억원을 못 받았는데, PDC는 계약금 전액을 반환하라고 요구해 현재도 소송 중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트랜스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이번 계약도 법적 소송이 유력시 된다. 삼성중공업이 트랜스오션에서 받은 선수금은 각각 3억4000달러(4077억원), 1억8000달러(2158억원)이다. 트랜스오션은 선수금을 합해 계약금 전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트랜스오션의 계약 취소로 적잖은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잔금 1조원을 못 받게 됐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은 미인도 드릴십 2척을 노르웨이의 시추설비 회사에 재판매해 손실을 보전했다. 현재 상황은 다르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건조를 마쳐도 팔 곳이 없는 상황이다. 저유가 여파로 채산성이 떨어져 드릴십에 대한 수요가 일절 없기 때문이다.
시장은 트랜스오션의 드릴십 계약 취소로 삼성중공업이 최소 2억5000만 달러(3000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드릴십 2척에 대한 공정가치를 계약가격의 60%로 가정한 금액이다. 삼성중공업이 받은 선수금은 몰취 후 계약취소하고, 해당 드릴십은 재고자산으로 분류한다. 충당금으로 인해 삼성중공업의 흑자 전환 시기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수주 절벽과 선가 하락으로 연간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일감이 없어 매출이 줄었는데, 고정비 부담이 커져 적자를 냈다.
삼성중공업은 적자폭이 줄면서 내년 흑자 전환이 예상됐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수주 잔고를 차곡차곡 쌓았고, 올해 상반기 기준 13조2752억원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시장은 삼성중공업의 내년 흑자 규모를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다. 3000억원의 충당금을 인식할 경우 적자는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드릴십 취소와 관련해 확정된 건 없다"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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