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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벌크선사]부침 털어낸 팬오션, '1위' 위용 다질까해운 전 부문 흑자 지속, 아쉬운 곡물사업…LNG운반선 등 신사업 모색

임경섭 기자공개 2019-10-02 08:05:46

[편집자주]

국적 벌크선사들이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LNG운반선 사업이 대표적이다. 카타르, 모잠비크, 미국 등 주요국의 대규모 LNG 개발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긴 침체 때문에 고심하던 국적 벌크선사들은 살아나는 벌크 업황을 기회로 다양한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린다. 더벨은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오려는 국내 주요 벌크선사들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1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랜 부침을 털어낸 팬오션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2차례 법정관리를 거치며 우량한 사업 구조를 갖췄다. 안정된 수익을 가져다주는 벌크 사업을 바탕으로 해운과 비해운을 가리지 않고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팬오션은 국내 최대 벌크선사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여러차례 부침을 겪었다. 199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법정관리를 받았다. 주인도 세번이나 맞아야만 했다. 1966년 범양상선으로 설립됐으나 2004년 STX에 인수됐고, 2015년 다시 하림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기나긴 터널을 지난 팬오션은 법정관리를 거치면서 과거의 위상을 잃었다. 여전히 국적 최대 벌크선사로 위치하고 있지만 외형은 크게 축소됐다. 한때 500여척의 선단을 운용했지만 올해에는 6월말 기준으로 200척을 운용하고 있다. 금융위기 직전 10조원이 넘었던 매출은 지난해 2조6684억원으로 감소했다. 때문에 팬오션의 지난 10년은 '상전벽해'로 평가된다.

팬오션 실적 추이

부실 자산을 청산하는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팬오션은 견실한 벌크선사로 탈바꿈했다. 법정관리 이후 2014년부터 수익성 반전을 이뤘고 높은 영업이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0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최근 5년간 꾸준히 10%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팬오션의 사업적 안정성이다. 기존 대형화주와의 장기운송계약을 지키면서 사업 기반을 유지했다. 차츰 신뢰를 회복하면서 포스코 등 대형화주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해왔다. 팬오션은 올해 6월말 기준 평균 13.9년에 달하는 장기운송계약 선박 30척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 건화물선운임지수(BDI)가 600선을 기록하는 등 폭락하는 상황에도 타격이 크지 않았다.

팬오션의 반등은 모든 사업 부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주력인 벌크 사업이 10.2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시황이 좋지 않은 컨테이너와 유조선 사업도 각각 5.73%와 1.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LNG와 특수선 사업도 비중은 작지만 12.45%의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사실상 팬오션의 해운사업은 모두 양호한 현금창출력을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팬오션 사업별 영업이익률

재기에 성공한 팬오션은 시선을 돌려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그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2015년 시작한 곡물 트레이딩 사업이었다. 팬오션은 해외 생산업자로부터 곡물을 구매하여 전세계 수입업자에 유통하고 있다. 해운사업을 벗어나 비해운부문으로 사업확장을 꾀한 것이다. 하림그룹에 인수되면서 국내 시장의 곡물 수요 기반을 갖추었고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팬오션의 진짜 고민은 그 다음 행보에 있다. 곡물 트레이딩 사업에 진입하고 4년이 지났지만 아직 기대만큼의 실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소수의 곡물 트레이더들이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다.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만큼 점차 사업 규모를 확대고 있지만 흑자전환을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결국 팬오션의 성장을 위해서는 해운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성이 제기된다. 장기운송계약을 추가할 수 있는 우량화주가 한정된 상황에서 스팟영업을 확대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해운 시황의 변동에 연동되는 스팟영업은 기회 만큼의 리스크를 수반한다. 올해 초 벌크 시황을 얼어붙게 했던 발레의 브라질 광산에서 발생한 댐 붕괴 사건이 대표적이다.

최근 LNG운반선 사업과 자동차운반선 사업 등이 새로운 먹거리로 거론되는 것도 맥락을 같이한다. 외형을 키우면서도 수익성이 담보되는 대표적인 신사업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동아탱커 사태로 매각 가능성이 높아진 자동차운반선 3척은 현대글로비스와 15년의 장기운송계약을 가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카타르와 미국 등지에서 시행되는 대형 LNG 개발 프로젝트는 팬오션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은 현재 LNG운반선을 1척 운용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소유의 15만3000CBM급 LNG운반선 1척을 운항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올려왔다. 팬오션의 공시에 따르면 LNG운반선 사업이 주를 이루는 해운기타부문 매출은 지난해 2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0억원에 달하면서 10.32%의 준수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팬오션 관계자는 "기초적인 수준에서 LNG사업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은 모든 선사들이 하는 것처럼 원론적 수준의 검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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