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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마니커와 결별…생물자원 매각 힘 받나 지난해 2대주주 오르며 사료사업 협력 강조…16개월 만에 주식 전량 처분

이충희 기자공개 2019-10-11 08:58:55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0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최근 마니커 지분을 모두 처분하면서 올초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진 생물자원사업부 매각 건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마니커 지분을 취득한 이후 양사 협력이 생물자원(사료사업) 분야 시너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두 회사의 협업 관계가 약 16개월 만에 막을 내리자 향후 생물자원사업부 매각에 더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니커 1·2·3대주주, 최근 모두 지분 매각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보유중이던 마니커 주식 1630여만 주(12.28%)를 이달 초 장내에서 모두 매각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6월 마니커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양사의 지분 관계는 1년 4개월만에 모두 해소됐다.

마니커는 작년 유상증자 때 주당 857원에 총 1633만주를 신주 발행했다. 당시 발행된 신주는 바로 매각이 불가능하도록 1년 보호예수를 걸어뒀다. CJ제일제당은 조치가 풀린지 4개월만에 지분을 주당 1212원에 모두 매각했다. 시세 차익은 60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마니커 주식 매각을 두고 다양한 평가들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대 식품 대기업이 단순 주식 매매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대체로 실망감이 퍼지는 분위기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하고 마니커 주가가 급등한 터라 이런 비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CJ제일제당에 앞서 마니커 1대주주인 이지바이오와 3대주주 팜스토리가 지분을 대량 처분한 것도 함께 구설수에 올랐다. 이지바이오는 지난달 말 6%가 넘는 지분을 장내 매각했고 팜스토리는 올 7월 7%대 지분을 블록딜 매각 완료했다.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1·2·3대 주주가 지분을 비슷한 시기 매각하면서 소액주주 피해를 키웠다는 우려가 나왔다.

마니커

◇양사 사료사업 협력 종료…매각설 탄력

다만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이 어쩔 수 없는 선택지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올초 쉬완스 컴퍼니 인수로 상반기 한때 순차입금이 1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강한 신용 압박을 받은 결과 유휴 자산 매각이 검토돼 왔고 최근에는 공모채 발행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그동안 유휴 자산 매각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다"면서 "마니커 지분 매각 역시 이런 재무 개선 작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마니커 주식 처분을 두고 생물자원사업부 매각 추진과 연결짓는 시각도 생겨나고 있다. 사업부 매각을 결정한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더이상 마니커와 협력을 강화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년 넘게 보유해왔던 지분을 이번 기회에 털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올 4월 생물자원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CJ생물자원주식회사(CJ Feed&Care, 피드엔케어)를 설립했다. 중장기적으로 사료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을 저울질해왔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사료업체 뉴트레코와 가격 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매각가가 최소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거래 성사시 재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바탕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생물자원사업부 활용법을 다양하게 검토한 결과 매각에 좀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며 "이번 마니커 지분 처분도 내부에서 사업부 매각 결정을 내린 연장선 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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