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맥스, '세운상가서 글로벌로' 반세기 도어폰 한길 [명문장수기업의 조건]②해외자본 M&A 유혹 뿌리치고 2세 경영, R&D투자 경쟁력 원천
신상윤 기자공개 2019-10-17 08:12:41
[편집자주]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한다. 성장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적·사회적 기여가 큰 기업은 후배 창업가들의 롤 모델이다. 정부가 도입한 '명문장수기업' 확인 제도는 바람직한 기업의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의 자세를 확산하기 위함이다. 수십년간 제자리를 지키면서 명문으로 자리매김한 히든챔피언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6일 16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어폰을 시작으로 글로벌 스마트홈 시스템 시장을 공략하는 코맥스는 기술과 트랜드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통신장비제조 분야에서 50년이 넘는 세월을 유지하면서 명문장수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엔 연구개발(R&D)에 소홀하지 않았던 점이 꼽힌다. 창업주 2세인 변우석 대표 체제를 맞아 100년 기업을 향한 코맥스는 경영 승계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
변 회장은 세운상가에 코맥스의 전신 중앙전자공업의 문을 열고 통신기기 사업의 발을 뗐다. 당시 정부 주도의 개발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아파트 형태의 공동주택이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였다. 이윽고 1970년 방문객을 확인할 수 있는 도어폰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인터폰, 비디오폰 등을 출시하면서 영상통신기기 시장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홈 시스템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코맥스는 'COMMAX'라는 자체 브랜드로 더 많이 알려졌다. 변 회장은 창업 초기부터 직접 제품을 바이어를 찾아다니거나 해외 전자 박람회에 참여하는 등 계약을 맺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코맥스의 수출국은 130개국을 넘으며, 국가별 상황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통해 주문 후 제작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 배경엔 연구개발(R&D)이 있다. 전 사원의 25% 이상이 연구개발 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6개 연구팀으로 조직된 부설연구소는 매년 매출액 대비 4%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기술 및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보유 특허는 76건을 넘었다.
|
이는 지난 50년간 코맥스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들로 중소벤처기업부는 2017년 코맥스를 명문장수기업 1호로 선정했다. 현재 100년 기업을 향한 도전을 하는 코맥스는 변 회장에 이어 경영일선에 나선 2세 변우석 대표를 중심으로 성장과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코맥스는 자칫 외국계 손에 넘어갈 수도 있었다. 2006년 유럽의 한 대기업으로부터 지분 인수를 제안받았기 때문이다. 변 회장은 당시 변 대표가 서울대 음대와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에서 학업을 마치고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었던 만큼 경영에 뜻이 없으리라 판단했다.
하지만 변 대표가 고심 끝에 경영자의 길을 걷기로 하면서 2세 경영의 시대가 막을 열었다. 그는 유럽 등에서 유학 생활 중 경험했던 존경받는 강소 제조기업을 국내에서도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갖고 코맥스에 합류했다. 2006년 합류한 변 대표는 지난해 4월 부친과 공동 대표를 맡아 경영일선에 나섰다.
가업 승계를 위해 풀어야 숙제 중 하나는 주식 문제다. 코스닥 상장사인 코맥스는 창업주 변 회장이 23.9%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 외 특수관계자들이 49.77%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변 대표는 8.41% 지분율을 가진 상황이다.
경영지표 개선도 과제다. 코맥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609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7.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1.4% 증가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매출액은 1444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8% 줄었다.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2012년 10.1%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코맥스는 지난해 3.8%로 급락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9%에 그치는 상황이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변곡점 맞은 해운업]'퀀텀점프' 현대LNG해운, 선대 확장효과 '톡톡'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HD한국조선해양 수익원천 자회사 '금융→조선' 이동
- [상호관세 후폭풍]트럼프의 '90일 유예·애플 지목', 삼성전자 득실은
- '반년 장고' 거래소, 제노스코 상장심위 개최 '미승인' 가닥
-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수산아이앤티, 무차입 경영 비결 '16년 흑자'
- AIA생명, 실적-자본적정성 '양날의 검' 된 환율 변동
- [지방 저축은행은 지금]IBK저축, 영업권·총량 규제에 발목 잡힌 '서민금융'
- [금융사 KPI 점검/신한은행]정상혁 행장 역점 사업 'RM One Team' 평가항목 신설
- [금융사 KPI 점검/신한은행]신규 유치 고객 '주거래 확대' 방점 찍었다
- [Sanction Radar]은행·증권 PD 15곳, '조단위' 공정위 과징금 처분 위기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디벨로퍼 리포트]빌더스개발원, 첫 매출 '이천 부발역 에피트' 촉진 관건
- [건설사 추정 수익·원가 분석]현대건설, 발주처 증액 협상 난이도 높아졌다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특수건설, 2세 경영 안착 속 후계구도 '안갯속'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특수건설, 사업 다각화 성과 수익성 개선 효과로
- [thebell desk]삼호개발의 도전과 발전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지에이이노더스, '현대건설' 이탈 후 홀로서기 본격화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지에이이노더스, 위축된 경영 여건…투자로 활로 모색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일신석재 이사회, 기타비상무·사외이사 추가 구성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일신석재, 경쟁력 원천 '포천 석산'에도 업황 탓 고전
- 현대건설, 수익성 8% 목표…TSR 주주환원 첫 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