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통합 빅뱅]'모바일 플랫폼'+'亞 진출'…"최적 조합 찾았다"글로벌 가입자 6억명 기반 일본 최대 플랫폼 도약…구글·알리바바 대항마 부상
성상우 기자공개 2019-11-19 08:31:27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8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검색포털 '야후재팬'과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통합된다. 야후재팬은 일본 내 최대 검색포털로 '일본판 네이버'에 해당한다. 라인 메신저는 현지 최대 가입자 기반을 보유한 '일본의 카카오톡'이다. 국내로 치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국민 포털 네이버가 합쳐지는 모양새다.양측은 이번 통합 결단으로 각자 절실히 원하던 것을 얻었다. 야후재팬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모바일 플랫폼을, 라인은 핀테크 사업 확장 발판을 마련했다. 구글과 알리바바의 성장 및 글로벌 IT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했던 양 사의 니즈가 딱 맞아 떨어져 빅딜로 이어졌다. 한국과 일본을 넘나드는 IT 산업의 빅뱅이 시작됐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이해진 창업자가 이끄는 네이버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각각 운영한다. 소프트뱅크는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의 최대주주이며, 네이버는 'LINE(라인)' 메신저와 '라인페이' 등을 운영하는 라인주식회사 지분 73.36%를 보유한 모회사다.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이같은 대형 통합의 상대방으로 서로를 택한 이유는 명백하다. 각자가 부족한 시장 영역을 단번에 확보하고, 압도적인 가입자 기반 확보를 통해 IT 플랫폼 생태계를 장악하는 것이다.
이번 통합으로 양측은 가입자 규모가 1억명을 넘는 '메가 플랫폼'을 확보하게 된다. 라인의 일본 내 가입자가 8800만명, 야후재팬의 일본 내 가입자가 5000만명 수준이다. 통합 가입자 수는 약 1억3300만명이다. 매출 규모로도 인터넷 업계 1위로 올라선다. 라인(2071억엔)과 Z홀딩스(9547억엔)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1조1618억엔(한화 약 12조5000억원) 규모로, 기존 1위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을 넘어선다.
각자가 보유한 플랫폼의 속성을 감안했을 때, 통합에서 나오는 서비스 확장 시너지 효과는 확실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우선 글로벌 사업 확장 발판을 확보한 점은 소프트뱅크로선 큰 수확으로 꼽힌다. 라인 메신저의 가입자 규모는 일본을 비롯해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 걸쳐 6억명 수준이다. 일본을 넘어 아시아 시장의 인터넷 생태계 공략을 호시탐탐 노려오던 소프트뱅크에겐 매력적인 자산이다.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글로벌 거대기업에 맞서 아시아 시장에서 핀테크·커머스·콘텐츠 등 독자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는 활로를 확보한 셈이다.
이번 통합으로 소프트뱅크가 20~30대의 젊은 가입자 기반과 검색 경쟁력을 모바일 환경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점도 시너지 요인이다.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Pay Pay)'와 라인의 '라인페이' 통합으로 '검색→커머스→결제'로 이어지는 3각 밸류체인 구도도 완성했다. 양사의 검색·메신저 플랫폼 기반에 광고 비즈니스와 콘텐츠 유통, 금융 서비스를 결합하는 데서 나오는 부가가치 역시 기대되는 부분이다.
네이버로서도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일본 내 검색 경쟁력을 확보했고, 라인페이의 일본 시장 정착을 위해 쏟아붓던 천문학적인 마케팅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라인페이 마케팅 비용은 최근 몇분기 연속 네이버의 수익성을 낮추는 부담거리였다. 지난 5월 일본 내 간편결제 서비스 가입자 선점을 위해 위해 300억엔(약 3258억원) 규모의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반기 기준 라인페이 가입자는 3700만명, 페이페이 가입자는 1900만명 규모다. 업계 상위 사업자간의 통합으로 이같은 마케팅 출혈 경쟁 우려가 앞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신저, 검색, 통신 등 이종 플랫폼의 결합을 통한 사업적 시너지 외에도 커머스 및 신사업 부문에서의 출혈경쟁, 중복투자 방지 효과도 기대된다"면서 "간편 결제의 경우 라인페이와 페이페이 모두 시장 최상위 그룹인데 통합을 통한 비용 효율화, 서비스 효율 제고를 도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커머스와 콘텐츠 비즈니스도 시너지가 예상되는 분야다. 라인은 자체 온라인 쇼핑 플랫폼 '라인쇼핑'을 운영 중이며, 야후재팬 역시 지난 9월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을 약 4000억엔(약 4조4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이용자와의 접점인 라인 메신저와 야후재팬의 가입자 풀을 연동하면, 업계 1위인 라쿠텐과 아마존재팬 추격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라인 메신저를 통해 아시아 전역에 유통되는 웹툰, 음악(케이팝) 등 콘텐츠 비즈니스 역시 소프트뱅크의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확장에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통합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일본 간편결제 시장 선점을 통해 이커머스, 핀테크, 광고, 콘텐츠 등 결제와 연계 가능한 영역에서 고객 '락인'(lock-in)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며 "일본 내에서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일본 외 지역으로의 확장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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