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글로벌 다각화' 무대는 중국 [Company Watch]'중고차·해운' 합자사 2곳 동시 설립…현대차그룹 의존 해소
고설봉 기자공개 2019-11-29 08:59:01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8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가 중국에 중고차 및 해운사업 관련 합자사 2개를 동시에 설립하고 현지 사업 확대에 고삐를 죈다. 올해를 시작하며 '글로벌 SCM 전문기업(Global Smart SCM Provider)'을 표방하며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첫 대상지로 중국시장을 선정하고 집중 공략에 나섰다.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줄이고, 한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현대글로비스는 28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판매·물류 그룹인 '창지우(長久)'와 중국 현지 중고차 유통 및 완성차 해운사업을 위한 2개 합자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식에는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사장)를 비롯해 보스지우(薄世久)창지우 그룹 회장 등 양사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계약으로 현대글로비스는 중국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베이징창지우글로비스자동차서비스'와 해운시장 확대를 위한 '상하이창지우글로비스해운(가칭)' 법인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합자회사는 현대글로비스의 중국 현지 법인인 베이징글로비스와 창지우 그룹 자회사인 창지우 기차, 창지우 물류가 각각 출자해 세우는 구도다.
현대글로비스와 손 잡은 중국 창지우 그룹은 1997년 설립돼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완성차 물류, 신차 판매, 특장차 생산, 자동차 금융 등 자동차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의 전체 매출은 약 7조원을 기록했다.
이번에 현대글로비스가 중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사업부문은 주력인 해외물류사업과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중고차사업 등 2개 부문이다. 현대차그룹 물량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차원에서 시작된 사업 다각화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부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생산 및 운송을 토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현대·기아차가 생산한 완성차를 해상·육상 운송하는 사업과 현대·기아차의 완성차 생산을 위한 CKD(Completely Knocked Down, 반조립제품) 사업을 주력으로 사세를 확장해 왔다.
하지만 그룹 물량에만 의존해 사업을 존속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퍼지면서 다양한 사업에 신규 진출하는 방안을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다. 더불어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둔화하면서 현대글로비스도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꾸준히 사업 다각화를 시도해 왔다. 완성차운반선(PCTC)을 통해 해운운송부문에 진출한 만큼 벌크선대를 꾸려 해상운송사업을 확대했다. 또 완성차 운송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와 연계한 중고차 경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대글로비스에서 해운부문 임원급 경력 채용을 진행했다"며 "해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벌크선사 경험이 있는 주요 해운사 임원들에게 헤드헌터를 통해서 이직제의를 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실제 대형선사에서 자리를 옮긴 임원들은 거의 없었다"며 "해운부문에서 당장 가시적인 실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업 다각화는 일정부분 효과를 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주력인 CKD와 완성차해상운송 사업 등에서 꾸준히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벌크해상운송과 중고차경매 사업도 최근 실적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일부 기타해외물류부문에서 실적이 줄었지만, 수익성이 높지 않았던 이 부문에서 매출을 줄이면서 오히려 수익성은 개선세로 돌아섰다.
현대글로비스는 올 3분기 매출 4조7307억원, 영업어이익 2606억원, 순이익 45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7년 1분기 매출 3조9773억원, 영업이익 1918억원, 순이익 2469억원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었다. 일부 환차손 등 영향으로 순이익은 감소했다. 다만 수익성 지표를 볼 수 있는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4.8%에서 5.5%로 상승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력은 더 좋아졌다. 영업활동 현금 창출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에비타(EBITDA)는 2017년 1분기 2313억원이었지만, 올 3분기에는 4938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에비타율은 5.8%에서 10.4%로 상승했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줄이고, 신규 사업 다각화를 하는 과정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해상운송 및 중고차 경매 등 신규 사업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사업에서 성장성을 확인한 만큼 이 부분을 통해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주력인 완성차운반선(PCTC) 사업도 함께 진행하면서 새로운 사업 파트너와의 사업 확대에 대한 자심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물류기업으로 중국 시장 개척을 통한 현지 사업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과 지속적이고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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