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 품에 안긴 '듀베티카', 아픈 손가락되나 인수 1년만에 무너진 실적…'제2의 휠라' 꿈 깨지나
김선호 기자공개 2019-12-12 09:03:57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1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F&F가 인수한 '듀베티카'가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잇따른 투자로 인해 출혈이 커지고 있을 뿐 매출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작년 7월 F&F는 이탈리아 법인을 통해 듀베티카 경영권과 자산을 716만유로(약 92억원)에 매입했다. 그동안 F&F는 디스커버리와 MLB 등 패션 브랜드 판권을 획득해 성장해왔다. 이러한 F&F가 듀베티카 인수로 브랜드 직접 경영에 나선 만큼 시장의 기대는 컸다.
듀베티카는 몽클레어의 대표 장 피에르 발리아노와 스테파노 로보레토가 독립해 2002년 설립한 패딩 브랜드다. 듀베티카는 'DUVE(다운)'와 'ATICA(윤리)'의 합성어로 최고 품질의 다운을 지향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듀베티카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는 높은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듀베티카는 프랑스 페리고르 지역의 프리미엄 구스와 프랑스와 이틸리아 원단만을 사용해 제작될 뿐만 아니라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는 생산라인까지 패딩 생산을 위한 시스템을 갖춰 패션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F&F는 듀베티카의 높은 평가에 힘 입어 인수에 따른 외형확장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했다.
듀베티카 브랜드를 품게 된 김창수 F&F 대표는 지난해 인수 당시 "디자인과 마케팅 등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해 듀베티카가 글로벌 리딩 패딩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와 같은 기대와 달리 최근 듀베티카의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듀베티카인터내셔날(이탈리아 소재, 의복 액세서리 제조업)의 연결기준 매출은 8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3%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318% 하락한 마이너스(-) 29억원을 기록해 적자경영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투자 대비 효과를 거두지 못해 출혈만 커지고 있는 셈이다.
듀베티카 라이센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탈리아 소재 듀베티카 SRL의 실적도 덩달아 악화되고 있는 중이다. 듀베티카 SRL의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1% 하락한 2억원, 영업이익은 23% 하락한 2억원을 기록했다.
라이센스 사업의 경우 브랜드 로열티를 받는 구조로 매출이 곧 영업이익으로 이어진다. 브랜드 로열티 수익이 줄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F&F로서는 위기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F&F가 제2의 휠라코리아가 되기 위해 듀베티카를 인수했으나 오히려 실적 악화라는 성적표를 받았다"며 "듀베티카의 해외 사업 확대에도 불구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해 위기에 처한 셈"이라고 전했다.
이에 F&F는 내년부터 듀베티카 브랜드를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듀베티카가 기존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으나 매출이 오히려 축소됨에 따라 아시아 시장을 통해 외형확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F&F 관계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마케팅할 전개할 계획으로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라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