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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의 역발상, 투심냉각 '바이오' 투자 배경은 [헤지펀드 포트폴리오 엿보기]6개월간 16개 업체 700억 투자…우호적 조건 판단, 투자 기회 선점

정유현 기자공개 2019-12-19 08:22:12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온자산운용이 잇단 악재로 투자심리가 냉각된 바이오 업종에 대한 과감한 베팅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올해 들어 제약·바이오 업종은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 판매 허가 취소 및 상장 폐지, HLB의 임상 목표치 미달 등의 악재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였다.

이 같은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판단한 아이온 운용은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밸류에이션을 낮추고 조건을 우호적으로 바꿔 관련 업종 투자 기회를 선점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의 두려움으로 기업가치가 급락한 종목 중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역발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량한 기업에 더 좋은 조건으로 투자를 집행하며 우수한 성과로 엑시트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온운용은 최근 6개월 간 바이오헬스케어 16개의 업체(비상장사 13건·메자닌 투자 3건) 에 총 7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투자를 집행했다. 최근 6개월 간 자산운용사, VC 중 가장 많은 규모의 바이오기업 투자를 집행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아이온운용이 투자한 업체를 살펴보면 지놈앤컴퍼니(120억원), 카인사이언스(90억원), 콜마파마 (70억원), 피에이치파마 (60억원), 인핸스드바이오 (30억원) 등 비상장 바이오 기업에는 약 총 470억원을 집행했고 파멥신 전환사채 (100억원), 강스템바이오텍 전환상환우선주 (70억원), 이원다이애그노믹스 전환사채 (20억원)등 메자닌에 총 190억원을 투자했다.

지놈앤컴퍼니는 지난 8월 342억원 규모 시리즈 C 투자를 진행했는데 아이온이 가장 큰 규모로 투자에 참여했다. 코넥스에 상장돼 있는 지놈앤컴퍼니는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전 상장 준비에 들어갔고 단기간에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90억원을 투자한 카인사이언스경우는 미래에셋대우 기업공개(IPO) 본부가 설립 이래 직접 소화한 투자 가운데 가장 큰 딜로 주목받은 유망한 기업이다. 콜마파바의 경우 한국콜마그룹 윤상현 대표이사가 다량 보유하고 있어 한국콜마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는 회사라는 점도 투자에 영향을 미쳤다.

아이온운용이 투자를 집행한 시기는 식약처가 코오롱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한 '인보사 쇼크' 가 본격화 되며 바이오 업종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된 시기다. 인보사 사태에 앞서 한미약품이 파트너사인 스펙트럼(Spectrum)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와 관련 미국 식품의약청(FDA) 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한 소식을 알렸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바이오젠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개발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업계에 부정적인 재료가 쌓이며 신약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태에서 인보사 쇼크까지 생기며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심이 급속도로 냉각되기 시작했다.

위축된 상황을 투자의 적기로 판단한 아이온운용은 유망한 종목을 발굴해 신속하게 투자를 집행했다. 최근 바이오 투자를 진행하는 기관이 사실상 아이온운용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퍼지며 좋은 투자건들이 아이온운용으로 몰리는 분위기도 형성됐다고 전해진다.

이같은 역발상 투자가 가능했던 것은 아이온운용 설립 전 키움증권 소속 시절 부터 20여년간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쌓아온 김우형 대표의 직관적 판단과 탄탄한 네트워크가 배경이 됐다.

김 대표와 오랜기간 인연을 맺은 회사들에 대해 다른 기관들이 투자를 보류하는 사이 투자 단가의 30~40% 정도 할인한 낮은 밸류, 공모가 리픽싱 등 안정장치를 포함시키며 신속하게 투자를 완료했다. 아이온운용에 우호적으로 조건을 바꾸면서 우량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선점했다.

여기에 2005년~2006년 '황우석 사태'를 겪었던 경험도 한몫 했다. 2005년 서울대가 줄기세포 논문이 조작이라는 결론을 발표하며 바이오 투자 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다. 이 당시 김 대표는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바이오 업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집행했다. 당시 비상장이었던 차바이오텍, 제넥신 등 여러 바이오 기업 투자를 집행해 1~2년 이후 높은 수익률을 거둔 바 있다.

김우형 대표는 "국내 바이오산업에 종언을 고할 것이라 얘기되던 황우석사태 때도 투심이 회복되는 데는 채 1년반이 걸리지 않았다"며 "바이오산업를 제외하고 한국의 성장산업을 논할 수 없는 만큼,정부의 육성 정책 및 규제 완화 정책들이 추진되고 시장 유동성이 좋아지면투심은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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