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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전자통신 수장교체, '신사업 · 지배력' 한 번에 잡나 M&A전문가 원성문 대표 선임…손종만 전 대표, 그룹내 모든 직책 사임

조영갑 기자공개 2020-01-07 08:21:2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6일 15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통신 전문업체인 서울전자통신이 임기를 2개월 앞둔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하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사업 강화와 더불어 최대주주인 김원우 에스투비네트워크 이사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서울전자통신은 지난 2일 원성문 CSO(최고전략책임자)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손종만 대표이사는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손 대표의 임기는 올해 3월27일까지로, 임기만료일을 두 달 이상 남겨둔 상황이다.

서울전자통신은 전원기기에 사용되는 전원 트랜스포머, SMPS(전원공급장치), 스위칭트랜스(전류변환기) 등을 제조하는 전자통신 전문업체다. 나이스(NICE)그룹의 계열사로 나이스홀딩스의 지배력이 미치는 기업이다.

서울전자통신의 최대주주는 김원우 에스투비네트워크 이사다. 2018년 나이스그룹의 오너인 고(故) 김광수 회장이 별세하면서 지분을 넘겨받았다. 현재 30.4%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으면 나이스에프앤아이(6.0%)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포함하면 41.8%까지 확대된다. 김 이사는 나이스홀딩스의 최대주주(24.6%)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김 이사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존의 테크니션(기술 전문가) 대신 전략기획 전문가를 통해 신사업을 발굴, 회사의 가치를 키우겠다는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서울전자통신은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내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약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성장동력이 꺾인 모양새다. 2019년 3분기 국내 매출액은 277억원으로, 2018년 483억원 대비 43% 하락했다. 서울전자통신은 RINNAI, 세라젬, 청호나이스, 경동원, LG이노텍 등에 트랜스포머, 스위칭트랜스, MPS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17년 918억원의 매출액과 7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846억원의 매출액, 17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올해 3분기 말 490억원의 매출액, 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주가 역시 지난해 4월 1660원의 최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3일 종가기준 1000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체된 신, 구 대표의 이력을 보면 서울전자통신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 손 전 대표는 삼성 출신의 철저한 '테크니션'이다. 23년 간 삼성전자에 몸 담으면서 전자통신 전문가로 활동했다. 일본삼성 그룹장을 지내고 2011년 고 김 전 회장의 '삼고초려'를 통해 나이스그룹에 합류했다. 선대 회장의 인맥인 셈이다.

손 전 대표는 이후 그룹 계열사인 지니틱스를 맡아 시스템 반도체를 주력사업으로 2018년 8월 코스닥 상장까지 완료했다. 경영 7년 만에 매출액 5억원에서 470억원(2018년 기준)까지 몸집을 키워냈다.

반면 신임 원 대표는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대우증권을 거쳐 2003년 나이스그룹에 합류했다. 현재 그룹 상무이사를 겸직하면서 신규사업 발굴 등 회사의 미래먹거리를 책임지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15년 이상 그룹의 핵심에 몸담으면서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다.

나이스그룹의 공격적인 인수합병의 뒤에 원 대표가 있다는 게 업계의 후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룹사의 굵직한 인수 전략에 관여하면서 그룹사의 M&A 전략가로 인정 받은 분"이라고 말했다. 향후 서울전자통신을 통한 신사업 부문 인수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회사 측은 "손 전 대표는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사의를 표했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확정됐다"면서 "이후 그룹사 내 어떤 직책도 맡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 대표는 그룹사의 제조부문을 책임진 만큼 서울전자통신의 기존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전 대표는 최근 지니틱스의 대표이사직에서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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