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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매각보다는 밸류업 '비아트리스 ETC 판권까지' 지리한 매각 전략 결국 불발, '얼라이언스 마케팅' 기반 덩치 키우기 초점

김혜선 기자공개 2025-03-04 17:15:05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09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년간 매각을 추진했던 SK케미칼의 제약사업이 갑자기 벌크업 전략에 돌입했다. 제약사 간의 판매 동맹을 맺는 '얼라이언스 마케팅' 전략을 선포하면서 매출 확대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자체 개발한 신약을 제일헬스사이언스와 공동 판매한다는 계획을 밝혔을 뿐 아니라 제일약품이 보유하던 판권까지 확보하는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 지리한 매각 작업이 수포로 돌아가고 이젠 매각 보다는 매력적인 사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제약 사업 불씨 살리기 전략 '얼라이언스 마케팅'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케미칼은 비아트리스의 전문의약품(ETC) 3종인 '리리카, 쎄레브렉스, 뉴론틴'의 판권을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계약 마무리는 다음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판권은 제일약품이 확보하던 것으로 논의가 마무리 되면 약 20년 만에 SK케미칼로 넘어가게 된다. 비아트리스의 ETC 3종은 제일약품의 매출 확대에 기여한 알짜 상품이다.

제일약품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3종의 매출액은 998억원(19.2%)에 달한다. 연간 3000억원대 매출을 내는 SK케미칼 입장에서 판권을 확보하게 된다면 4000억원대 외형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SK케미칼은 자체 개발한 신약의 공동 판매에도 손을 뻗었다. 제일헬스사이언스와 자사 신약 '기넥신에프연질캡슐120mg'과 '트라스트패취 30매'에 대한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제일헬스사이언스가 약국을 대상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전담한다.

수수료는 계약상 비밀 조항이라고 밝혔지만 기넥신의 매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넥신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 5548억원을 달성한 효자 제품이다. 특히 시장점유율은 2021년 38%를 시작으로 2023년 42%까지 확대됐다. 판매량이 늘수록 매출도 증가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SK케미칼에게 제약 사업은 아픈 손가락이다. 신약 개발 특성상 성과를 달성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는데 설상가상으로 매출까지 줄어드는 추세였다. 캐시카우 역할에서 벗어난 제약 사업의 매각도 수차례 추진했지만 자진 철회라는 결과만 남았다.

이에 SK케미칼은 매각보다는 밸류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으로 전략을 바궜다. 작년 마지막 매각 시도를 끝으로 '매각 백지화'를 선언하고 외형성장을 이루기 위한 얼라이언스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얼라이언스 마케팅은 경쟁 속 동맹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동일한 산업 군의 기업들이 공동 판매 등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취할 수 있다. 제약 기업 사이에서는 공생을 위한 방법으로 익히 사용하고 있다.

◇매출 부진 여파, 덩치 키우기 초점

SK케미칼이 성장 전략으로 얼라이언스 마케팅을 낙점한 이유는 뚜렷하다. 외형성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수수료 부담으로 수익성이 매출만큼 성장할 수는 없지만 개선 효과는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행보는 오랜 시간 타진한 매각이 불발된 데 따른 결단으로 보인다. 매각 추진 당시 시장에서 가장 문제로 꼽았던 게 지속가능 성장에 대한 부재였다. 특히 밸류에이션에 대한 이견이 가장 컸다. 매출 정체 현상이 지속된 데 따라 이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했다.

SK케미칼 제약부문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1480억원(14.2%)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기간 2703억원과 비교하면 6.3% 축소됐다.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해서도 드러난 게 없다. 현재 SK케미칼 말고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적으로 폐렴구균(PCV)과 로타바이러스 등의 개발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공동 판매 방식은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있다"라며 "자체 개발 신제품 출시에 관한 사항은 전략적인 차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공시를 통해 소식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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