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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시총분석]합병설에 셀트리온 3형제 몸값 껑충콜마비앤에이치 '실적'·셀리버리 '글로벌 기술수출' 기대감

강인효 기자공개 2020-01-20 10:18:09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0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한 주(1월 13~17일) 코스닥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시가총액 순위는 큰 변동성을 보이진 않았다. 새해 들어서면서 20개 회사를 중심으로 하는 시총 상위권 형성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직전 주와 비교할 때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과의 합병설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시총 상위 톱(Top) 10 내에서는 휴젤과 헬릭스미스, 셀트리온제약과 제넥신이 자리를 맞바꿨다. 20위권 내에서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상승세가 돋보였으며, 이로 인해 씨젠은 순위가 2계단, 동국제약은 1계단 아래로 하락했다. 나머진 직전 주와 순위가 동일했다.

20위권 밖에서는 셀리버리의 상승이 눈에 띄었다. 글로벌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L/O) 기대감에 주가가 20% 이상 올랐다. 반면 엔지켐생명과학은 주가가 10%가량 하락하며 직전 주보다 순위가 5계단이나 떨어졌다.

◇합병설에 셀트리온 3형제 몸값 껑충

지난주 제약바이오기업과 관련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이벤트는 셀트리온그룹 상장 계열사 3사간 합병설이었다. 셀트리온 창업자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주주들이 원한다면 내년에라도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을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서정진 회장이 '주주들이 원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내년'으로 시기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계열사간 합병 논의가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 회장의 발언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지자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돼 있는 셀트리온 주가는 16일 2% 넘게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지난 한 주 셀트리온 주가가 상승한 것은 이날이 유일했다.

16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약 6%, 셀트리온제약은 20% 가까이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합병설이 대두되면 이날 주가가 급등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직전 주 대비 각각 6.4%, 12.2%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작년 12월 26일 이후 처음으로 시총 8조원대 재진입을 목전에 두게 됐다.

지난주 시총 5위에서 4위로 1계단 오른 휴젤은 피부 시술 환자를 위한 병·의원 전문 화장품 출시 및 주력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제제 '보툴렉스'의 중국 허가 기대감으로 주가가 7%가량 상승했다. 반면 헬릭스미스는 주가가 6% 넘게 빠졌다. 헬릭스미스는 시험약과 위약(가짜 약)을 뒤섞어 투약해 미국 임상 3상에서 실패했는데, 임상 오염 조사 결과가 당초 계획보다 한 달가량 지연될 것 같다는 발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콜마비앤에이치, 한한령 해제·실적 기대감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 한 주 시총 11~20위권 내에서 클래시스와 함께 유일하게 상승한 종목이다. 콜마비앤에이치가 10%가량, 클래시스가 3% 넘게 올랐다. 나머지 종목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우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으로 화장품 관련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 국내 언론은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편의점 CU에서 인롄(유니온페이)카드와 알리페이가 이용된 건수가 직전년 동기 대비 193.8% 늘어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콜마비앤에이치에 대해 "작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0% 늘고, 영업이익은 13.8% 증가할 것"이라며 "건강기능식품 매출액은 기존 제품 '헤모힘'의 선전에 힘입어 전년 대비 30% 증가하고, 화장품 수출액도 3분기 대비 25.4% 늘어난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주 5거래일 중 4거래일 동안 하락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9%가량 빠졌다. 그 결과 시총도 다시 1조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시총 20위권 밖 종목으로는 셀리버리의 약진이 두각을 보였다. 셀리버리 주가는 지난 한 주간 약 23% 올랐다. 이로써 시총도 5000억원 초반대에서 6000억원 중반대로 껑충 뛰었다.

셀리버리는 주력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기술수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한 셀리버리가 일본 다케다제약, 중국 칠루제약을 포함한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다양한 종류의 계약을 전제로 구체적 범위와 조건에 대해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셀리버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자사의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인 'TSDT'를 이용해 세포투과성 '안티센스 올리고 핵산(anti-sense oligonucleotide·ASO)' 유전자 간섭 치료제 개발에 대해 협의를 이어온 아시아 기반 글로벌 제약사와의 모든 계약 내용 조율이 완료된 만큼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주 5거래일 중 4거래일 동안 하락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9%가량 빠졌다. 그 결과 시총도 5000억원 후반대에서 5000억원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개인은 꾸준히 매수에 나섰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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