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영업익 50% 또 껑충?…상장 밸류 3조 거뜬 증권가, 지난해 1000억 예상…'원 아티스트' 리스크 불식
양정우 기자공개 2020-02-04 14:06:3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상장 몸값이 얼마일까. 이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수준을 뛰어넘어 4조원 밸류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 IB 파트에선 보수적으로 잡아 3조원 수준은 거뜬히 인정받을 것으로 본다.현재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빅3' 엔터사의 주가는 전성기 때보다 다소 낮게 형성돼 있다. 그러나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몸값이 여전히 후하다. 주가수익비율(PER)이 20~40배 수준에 달하고 있다. 기존 엔터사의 멀티플만 인정받더라도 3조원의 상장 밸류가 무난할 것이라는 평가다.
◇'아미' 파워 실감, 영업익 매년 껑충…내달 정규 4집 발표, 성장세 굳건
BTS의 글로벌 팬덤인 '아미(ARMY)'의 위력은 막강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BTS의 비중이 지나치다는 '원 아티스트' 리스크를 잠재우며 고속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빅히트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8년(매출액 2142억원, 영업이익 641억원) 급성장(전년 대비 132%, 97%)에 이어 실적 도약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특수성을 감안해도 빅히트의 수익성은 이례적으로 높다. 2018년 영업이익률이 29.9%에 달했고 지난해 추정치는 30%를 넘어섰다. 물론 BTS를 키우기까지 초기 투자 비용이 누적됐겠지만 일단 성공 가도에 올라서자 상황이 뒤바뀌었다. 폭발적 매출 성장세와 비교해 추가 비용 지출이 제한적인 만큼 수익성이 치솟는 구조다. 더구나 BTS는 단순한 인기몰이가 아니라 세계적 메가 히트를 달성했다.
'빌보드 메인앨범 차트 1위', '빌보드 소셜 50 최장기 1위', '글로벌 앨범판매 2위', '월드투어 매진 사례'…. 그간 BTS가 아미와 함께 이뤄낸 성과다. 내달 말엔 정규 4집 'MAP OF THE SOUL:7'를 공식 발표한다. 이미 선 주문량이 342만장을 돌파해 자체 기록을 경신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역시 빅히트의 실적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정규 4집 선공개 곡인 '블랙 스완'은 전 세계 음원 사이트에 노출된 후 '빌보드 핫 100 차트'와 '빌보드 200 차트'에 진입했다. 통산 8번째 핫 100 차트 진입을 기록하면서 월드 클래스 그룹의 명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관사 후보, 밸류에이션 고민 한창…증권사 IB, 3~4조 밸류 관측
JYP엔터테인먼트는 국내 '톱3' 엔터사 가운데 유통시장에서 가장 높은 밸류를 부여받고 있다. 주가가 2018년 당기순이익(243억원) 기준 PER 36배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그 뒤를 YG엔터테인먼트(약 35배)와 SM엔터테인먼트(약 24배)가 잇고 있다.
빅히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과 비교해 추산하기가 쉽지 않다. 영업이익의 경우 그간 매출원가와 비용(고정비, 변동비)의 비율을 통해 비교적 설득력이 있는 추정치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변동성이 있는 영업외 계정(수익, 비용)까지 반영해야 한다.
다만 과거 패턴을 감안할 때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 전망치 1000억원에서 법인세를 차감한 800억~9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만일 빅히트가 JYP엔터테인먼트 수준의 PER 멀티플만 인정받아도 상장 밸류는 3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과거 케이팝(K-POP)이 아시아 지역을 강타할 때 빅3 엔터사의 PER은 한동안 40배 이상을 넘나들었다. BTS가 글로벌 탑티어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만큼 이례적으로 높은 배수를 내놔도 국내외 투자 기관을 충분히 설득할 여지가 있다. IB업계에서 상장 밸류가 4조원 이상까지 가능하다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상장주관사 제안서를 작성하는 증권사가 빅히트의 성장 여력을 몸값에 담고자 다른 밸류에이션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당기순이익이 흑자인 기업은 PER을 주로 활용하지만 피어그룹인 국내 엔터사는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한다. 무엇보다 빅히트의 매출처는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전 지역이다. PER 밸류에이션을 쓰되 피어그룹을 해외 엔터테인먼트 위주로 선정하는 것도 역시 한 방법으로 꼽힌다.
시장 관계자는 "상장주관사 후보는 제안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BTS의 가치를 제대로 산출하고자 고심을 거듭할 것"이라며 "어떤 아이디어로 승부를 거는지도 이번 콘테스트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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