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발 채권 강세…연초효과 커질까 [Market Watch]크레딧물 유통·발행 강세 전망…투자자는 '아직 신중'
이지혜 기자공개 2020-02-04 14:07:4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됐다. 세계보건기구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결국 선언했다. 한국도 이번 사태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확진자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국내 경제가 올해 소폭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찬물이 끼얹어졌다는 시선도 나온다.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하면서 국고채에 이어 회사채 등 크레딧물로 온기가 퍼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기업의 펀더멘탈 약화우려로 오히려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크레딧물 단기 수혜전망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 31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전날과 같은 1.3%로 장을 마쳤다. 국고채 금리는 1월 20일 1.46%를 기록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첫 확진환자가 나오자 22일을 제외하고 내림세를 이어갔다. 1.2%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초 진행된 국고채 반등국면이 마무리됐다”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우한폐렴 사태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채권금리 하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에 따르면 올 들어 채권금리는 국내외 경기 회복 기대감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반등했지만 이런 분위기가 반전된 셈이다.
당분간 국고채 등 채권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함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2003년 사스 사태,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크레딧물도 단기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반짝강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크레딧물의 경우 이번 사태에 따른 파장이 중층적으로 올 수 있다”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으로 단기적으로는 크레딧물의 금리메리트가 부각돼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각 기업의 펀더멘탈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직접적 피해를 받는 기업들은 여행, 레저 및 중국소비 관련 산업이지만 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다른 사업 역시 시간을 두고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다른 연구원은 크레딧물의 금리변동성이 커지면서 유동화하기 쉬운 국고채로 투자심리가 쏠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초효과 커질까…투심은 '신중론'
크레딧물의 발행시장 측면에서 연초효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전문가들의 시선이 엇갈린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되면서 발행시장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점과 함께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나왔다.
한 연구원은 “발행사 측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사업적 위험은 커지지만 오히려 조달 리스크는 줄어들 것”이라며 “1월 공모채 발행량이 많지 않은 데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발행사들이 조달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월 일반 회사채 발행량은 모두 4조561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 줄었다.
장기물 선호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금리가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3년물보다 5년물 우량 등급 회사채 투자를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투자은행업계에서 느끼는 발행시장 영향은 아직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발행사는 물론 증권사, 투자자들도 아직까지 이번 사태의 영향범위를 예상하기 어려워 신중하게 관망하고 있다”며 “다만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해 보수적이었던 투자기조를 2월 들어 적극적으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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