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삭 품는 KB금융, 캄보디아 사업확장 ‘채비’ 상업·특수·MDI 라인업 갖춰, 소액금융→은행 전환 가능성↑… 계열사 협업모델 옵션多
진현우 기자공개 2020-02-06 13:42:2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09: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 소액금융업체(MDI)인 프라삭(Prasac) 인수를 위한 8부능선을 넘으며 상반기 중에는 그룹 차원에서 현지 은행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모두 갖출 전망이다. KB금융이 현지법인 세 곳(상업은행·특수은행·MDI)을 통해 계열사 간 사업협업을 도모해 다소 주춤했던 글로벌사업 부문에 힘을 실어나갈지 관심이다.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프라삭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본격적인 거래조건을 협의하기에 앞서 캄보디아 중앙은행(NBC)이 적격 인수기관 승인을 내준 터라 대주주 변경도 차질을 빚지 않고 전개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이 거래종결을 통해 프라삭을 품으면 총 2개의 현지법인을 자회사로 보유하게 된다.
국민은행은 2009년 크메르유니온은행 경영권 지분(51%)을 인수하며 캄보디아에 입성했다. KB캄보디아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한 뒤 4년 동안 유상증자와 잔여지분을 매입하며 2013년 지분 100%를 확보했다. KB캄보디아은행은 그 해 11월 뚤곡지점을 오픈했고 2017년과 2018년에도 2개 지점을 열며 영업망 네트워크 확장에 힘을 쏟았다.
KB캄보디아은행은 여신과 수신, 외환업무를 모두 취급하는 상업은행이다. 앞선 사업영역 중에서 한 가지만 영위할 수 있는 은행이 특수은행이다. 대부분 특수은행은 여신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8년 기준 캄보디아엔 총 57개의 은행이 있는데 이중 43개가 상업은행이다. 나머지 14개가 특수은행이다.
KB캄보디아은행은 진출 초기 현지 톱10 진입을 비전으로 수립했다. 국내에서 기보유한 리테일금융 노하우와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접목하며 눈에 띄는 실적 성장세를 일궈냈다. 2017년 영업수익 83억원은 이듬해 103억원, 지난해 9월엔 114억원까지 늘어났다. 자산규모도 작년 9월 기준 2890억원을 기록하며 우상향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중앙은행이 집계한 2017년 은행별 이자수익을 규모에 따라 순서를 세워보면 당시 39개 은행에서 KB캄보디아은행의 순위는 28위로 집계됐다. KB캄보디아은행은 오프라인 지점이 부족해 로컬은행과 무리한 소매금융 경쟁보단 현지·한국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금융(SME)에 집중해 온 게 사실이다.
지점 설립에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퀀텀 점프를 위한 KB금융의 선택은 프라삭 M&A였다. 유의미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소액금융업 시장에서 선두주자를 달리는 프라삭은 최적의 대안이었다. KB금융은 자체 전산시스템과 리스크관리 등의 인수후통합(PMI)이 어느 정도 궤도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서면 상업은행 전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캄보디아 은행의 총 자산은 2018년 말 기준 348억달러로, 매년 평균 20% 정도의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KB금융이 인수하는 프라삭의 자산은 23.5억달러다. 단순 계산으로 프라삭의 자산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6.75%다. 여기에 캄보디아 전역에 촘촘하게 깔려있는 177개 지점망과 기존 고객 네트워크는 KB금융의 현지 시장공략에 상당한 힘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MDI는 수신기능이 없는 MFI보다 평균 부실채권(NPL) 비율이 3~4배 정도 낮게 형성돼 있다.
뿐만 아니라 KB국민카드도 캄보디아에 KB대한특수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국민카드는 2018년 7월 캄보디아 토마토 특수은행 지분 90%를 인수해 자동차할부금융과 카드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하며 기존 부동산담보대출 위주의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계획하며 시장 연착륙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KB금융은 대주주 변경에 따른 고객·직원이탈 방지 등 이행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프라삭 인수후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은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해 현지 은행업 확장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모색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다른 신남방국보다 감독당국 규제와 진입장벽이 덜한 캄보디아에서 국민은행은 지금부터 중·장기적 계획 마련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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