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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로드쇼' 나선 IB, 우한 폐렴에 '전전긍긍' 홍콩·싱가포르 등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해외 세일즈, 빅딜 성사 좌우

양정우 기자공개 2020-02-13 08:56:3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파트가 해외 '딜 로드쇼(DR)'를 앞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내 IB가 타깃으로 삼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기세가 매서운 탓이다. 최근 두 지역에서 해외 DR을 마친 증권사와 상장예비기업은 한산한 분위기를 체감한 채 귀국했다.

7일 IB업계에 따르면 연초 IPO에 나선 상장예비기업과 상장주관사는 해외 DR 준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우한 폐렴 사태가 수그러들기는커녕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IPO 기업은 해외 DR 지역으로 대부분 홍콩과 싱가포르를 선택한다. 한국 공모주 투자에 그나마 관심이 있는 외국 기관 투자가가 집중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조 단위 빅딜이나 배당형 투자처인 리츠 IPO 정도가 북미와 유럽 등으로 로드쇼의 전선을 넓히고 있다.

문제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매우 위협적인 지역이라는 점이다. 중국에 속한 홍콩은 물론 싱가포르 역시 안전지대와 거리가 멀다. 7일 기준 중국을 제외하고 일본(45명) 다음으로 확진자의 수가 가장 많은 국가(30명)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올해 초 중국 우한시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이동한 공항 중 하나로 집계됐다.

최근 상장에 앞두고 해외 DR을 마친 증권사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예상보다 한산한 분위기에 낙담했다. 아직까지는 증권업계에서 로드쇼 스케줄을 조정한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호응 부진이 이어질 경우 로드쇼가 자칫 요식 행위로 전락할 여지가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DR 현장에서 활기와 의욕이 확실히 떨어졌다"며 "일대일 미팅을 주선하는 현지 법인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컨퍼런스 콜 등 우회 방법이 있기 때문에 공모 흥행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IPO의 공모 성적이 해외 DR의 분위기에 좌지우지되는 건 아니다. 공모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형 딜이 아니라면 국내 공모시장만으로도 충분히 완판이 가능하다. 상장예비기업이 '알짜' 투자처로서 저력을 갖췄다면 해외 기관도 어떤 식으로든 공모 참여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조 단위 빅딜은 해외 DR 현장이 침울할 경우 심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국내 시장에서 공모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없는 터라 해외 투자 기관에서 일정 몫을 감당해줘야 한다. 해외 반응이 저조하면 공모 흥행은 물론 IPO 완주까지 흔들릴 수밖에 없다. SK루브리컨츠를 비롯한 국내 빅딜 가운데 해외 세일즈에서 완패해 주저앉은 사례가 적지 않다.

올해 상장이 공식화된 조 단위 IPO 가운데 1분기 해외 DR과 공모를 실시하는 딜은 없다. 하지만 IB업계는 우한 폐렴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소강 상태에 이르지 못하고 장기화 단계에 들어서면 직간접적 타격을 받는 딜도 나올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는 "우한 폐렴 사태는 해외 DR뿐 아니라 유통시장 침체라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와 코스닥이 아직 선방하고 있지만 사태 악화에 따라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며 "국내 기업 대다수가 중국 산업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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