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대란]현대건설, 변화 속 '안정' 택했다유사한 경력 갖춘 교수 선임 전략…떠나는 신현윤 사외이사가 전한 '추천사유'
이정완 기자공개 2020-02-21 07:54:33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0일 15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큰 폭의 사외이사 변화 분위기 속에서 안정의 길을 택했다. 상장사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법무부의 상법 시행령 개정안 탓에 4명 중 사외이사 절반을 교체해야했으나 기존 사외이사와 유사한 배경을 갖춘 인물을 후보로 추천하면서 연착륙을 꾀하고 있다.현대건설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오는 3월 19일 열릴 제7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를 공시했다. 현대건설은 김재준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와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자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 주주총회 최종 선임 과정을 앞두고 있어 현 시점에서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국내 대형 건설사 중 유일하게 사외이사 6년 임기 제한 시행령에 해당돼 건설업계에선 현대건설이 어떤 후보자를 선임할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내년 주주총회 때 사외이사 임기 제한을 맞이하게 되는 건설사 입장에선 현대건설의 행보를 통해 의사결정 방향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새로운 사외이사를 추천하게 된 배경은 이번에 회사를 떠나는 신현윤 연세대 교수(사진)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신 사외이사는 2011년부터 현대건설의 사외이사를 맡은 서치호 콘크리트발전포럼 대표와 함께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현대건설 이사회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이기도 한 신 사외이사는 홍 교수에 대해 "현대건설이 판사·변호사·교수를 거친 이론과 실무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홍 교수는 1965년생으로 서울대에서 법학사, 법학석사,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계에 오기 전 10년 동안 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했다. 그 후 5년간 법무법인 율촌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한 뒤 2007년부터 서강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서강대 ICT 법경제연구소장으로서 연구 조직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홍 교수는 경제법·공정거래법 전문가인 신 사외이사와 유사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신 사외이사는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자문위원회장, 법무부 상법개정위원장, 한국경쟁법학회 회장, 한국광고법학회 회장, 연세대 교학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신 사외이사가 설명했듯 현대건설의 이번 사외이사 후보 추천 기조는 기존과 유사한 인물을 배치하는 것이다. 건축 전문가인 김재준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가 서치호 콘크리트발전포럼 대표를 대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교수는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대학교에서 공학석사,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93년부터 한양대 교수로 일했다. 김 교수는 한국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학회 회장, 대한건축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1981년부터 건국대 건축공학부 교수로 일하며 대한건축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서 사외이사와 유사한 인물이다. 두 인물 모두 한양대를 졸업했다는 인연도 있다.
현대건설은 김 교수에 대해 "건축, 토목, 플랜트 등 다양한 건설 기술분야 경험, 국내외 유수 건설사들에 대한 경영컨설팅, 한양대 교수 경력을 활용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사외이사 추천사유를 밝혔다.
한편 이번 임기를 끝으로 현대건설을 떠나는 신 사외이사는 임기를 마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신 사외이사는 현대건설의 선임 사외이사로 사외이사 중 가장 오랜 기간 일해왔다.
그는 "현대건설이 경영상의 어려움 때문에 법정관리로 가는 어려움도 겪었는데 현대차그룹이 회사를 인수한 뒤 세계적 명문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도와달라고 해 고민 끝에 그 뜻이 좋은 것 같아 사외이사에 합류했다"며 "과거 부진을 씻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임기 중 이사회 일정 외에도 경영에 이슈가 생길 때마다 법적 조언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신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다소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사외이사 임기동안 감사위원장 등을 맡으며 올바른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견제하는 역할을 했다"며 "여태까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사외이사로서 외부의 객관적 시선으로 견제하고 전문지식을 통해 조언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사외이사를 긍정적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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