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필벌' SK하이닉스, 정태성 스톡옵션 일부 취소 삼성 출신 메모리전문가, 2년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김슬기 기자공개 2020-02-26 08:27:21
[편집자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스톡옵션은 회사가 미리 정한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임직원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대표적인 보상방안이다. 인재확보와 인건비 부담을 덜고 향후 회사 성장의 과실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기이익에만 몰두하거나 스톡옵션 행사 후 퇴사하는 등 늘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더벨은 스톡옵션으로 본 기업들의 성장사와 현 상황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5일 13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태성 SK하이닉스 전 사장의 주식선택매수권(스톡옵션) 일부가 취소됐다. 지난해말 SK하이닉스의 정기인사 때 정 전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정 전 사장이 담당했던 낸드개발사업은 지난해 조 단위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태성 SK하이닉스 고문이 부여받은 스톡옵션 1만5918주 중 8171주가 취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 고문은 2018년 1월 1일 7747주의 스톡옵션을 받았고, 2019년 2월 28일 8171주의 스톡옵션을 추가로 받았다. 이번에 취소된 스톡옵션은 2019년에 지급된 것이다.

정 고문은 지난해까지 낸드개발사업총괄 사장을 맡았다. 1960년생인 그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20여년간 삼성전자에 몸담은 메모리 전문가이다. 배명고등학교를 나와 연세대학교 전자공학 학사,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위스콘신메디슨대 전기공학 박사를 받았다. 삼성전자 내에서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장, 낸드플래시개발실장 등을 거쳤고 지난 2011년말 부사장으로 승진해 메모리사업부 품질보증팀장을 맡았다. 이후 DS부문 전략팀장을 지낸 뒤 2014년말 퇴직했다. 퇴직 이후 연세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3월 낸드플래시 사업을 키우기 위해 그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2위 업체로 자리잡았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었다. 그의 영입이후 낸드플래시 사업의 발전에 가속도가 붙었다. 3D낸드를 넘어 4D낸드 양산에 속도를 냈고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의 공을 SK하이닉스는 스톡옵션과 높은 연봉으로 보상했다. 2017년 박성욱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한 뒤 정 고문이 스톡옵션을 받았던 두번째 인물이었다. SK하이닉스의 스톡옵션이 극소수에게만 지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가진 존재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다. 이후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에게도 스톡옵션이 부여됐다.
연봉도 박성욱 부회장, 이석희 사장 다음으로 높은 수준으로 받았다. 2017년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8년에 그는 스톡옵션을 제외하고 15억9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15억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2019년 상반기 급여는 2억1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상여로만 12억9500만원을 받았을 정도로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시장 부진과 더불어 사업 성장이 정체되면서 그의 자리도 위태로웠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은 9.6%에 불과했다. 순위로는 6위였다. SK하이닉스 시장점유율은 2017년말 10.5%, 2018년말 10.6%였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30% 중반대를 기록하며 전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도리어 하락한 시장점유율과 시장 침체 때문에 2019년말 정기인사 때 별도로 분리되어있던 D램과 낸드플래시 개발조직이 하나로 통합됐고 개발제조총괄조직을 이끌 인물로 진교원 사장이 선임됐다. 이에 따라 정 고문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사업의 적자 규모가 3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그가 현직에서 물러나면서 스톡옵션에도 영향이 있었다. 그가 받은 스톡옵션에는 행사기간 도래전 퇴직 또는 미보임시에는 부여가 취소된다는 조건이 있었다. 이에 따라 2019년에 부여된 스톡옵션은 전량이 취소됐다. 대신 2018년에 부여된 스톡옵션은 행사가 가능하다. 그의 행사가는 7만7440원으로 행사기간은 올해 1월1일부터 2022년말까지이다. 1억9000만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스톡옵션 조건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멸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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