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자문사 '이랜드파트너스' 설립 셈법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대비…그룹자금 운용 확장 가능
이민호 기자공개 2020-03-05 08:25:0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3일 16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이 투자자문사 이랜드파트너스를 자회사로 설립하며 향후 그룹 차원의 활용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랜드그룹은 기존에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와 투자상품 소개를 담당하던 AWM투자부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리츠(REITs) 등 이미 다양한 금융기법을 경영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있었던 만큼 향후 그룹자금 운용 등 확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최근 10억원을 출자해 이랜드파트너스를 100%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랜드파트너스는 경영컨설팅, 투자자문업, 투자일임업을 사업목적으로 명시하고 현재 금융위원회에 관련 인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직원 퇴직연금 지원 목적"…기금형 퇴직연금 대응 전망도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이랜드파트너스는 기존에 이랜드월드에서 운영하던 AWM(Associate Wealth Management)투자부를 법인 형태로 독립시킨 것이다. AWM투자부는 주로 그룹 내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와 퇴직연금 투자상품 소개를 전담하던 부서다. '직원 부자 만들기 프로젝트'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금융지식이 부족한 직원들의 퇴직연금 자금운용을 지원했고 그룹과 퇴직연금 사업자간 커뮤니케이션 창구로서 퇴직연금 서비스 품질에 대한 모니터링도 담당했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파트너스 설립과 동시에 AWM투자부를 2001년 출범 때부터 이끌어온 퇴직연금 전문가인 최정기 부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이 때문에 설립 초기에는 AWM투자부에서 이관받은 퇴직연금 관련 업무에 집중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운용업계는 이랜드그룹이 금융기관 자회사 설립으로 얻을 수 있는 중장기적인 효과에 더 주목하고 있다. 먼저 퇴직연금 관련해 향후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에 대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현재 국회에서 다양한 형태의 법안이 계류 중이지만 금융당국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는 기업 내 퇴직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외부 투자전문 기업 또는 기관(위탁운용사)에게 퇴직연금 투자를 맡기는 등 근로자가 연금 관리와 운용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는 퇴직급여법상 퇴직연금 사업자를 자본시장법상 투자매매업자·투자중개업자·집합투자업자, 보험업법에 따른 보험사, 은행법에 따른 은행, 신용협동조합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근로복지공단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에 퇴직연금 전담부서까지 운영하고 있던 이랜드그룹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에 선제 대응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에 따른 수탁사 형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랜드파트너스가 이랜드그룹의 퇴직연금 수탁사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에 대한 대응은 주로 기존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부서 육성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들의 별도법인 신설 움직임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유연한 그룹 자금운용 가능…"검토 사안 아니다"
다만 굳이 별도법인 신설 형태를 취한 데는 무엇보다 금융자회사 설립으로 그룹자금 등 운용 확장성을 염두에 뒀다는 평가다. 이랜드그룹은 최 대표와 함께 주식매니저 출신 오영찬 대표를 이랜드파트너스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오 대표는 KDB인프라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에 몸담으며 주로 주식매니저로 활동했다. 실제 이랜드파트너스는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덴티움 주식 약 7600만원어치(1520주)를 자기자본으로 매수하기도 했다. 현재 자문업과 일임업 인가 전으로 자기자본 투자에 우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랜드그룹은 일찍이 리츠 금융기법을 도입해 수익확보뿐 아니라 비용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05년 설립한 이리츠코크렙은 뉴코아 야탑점·일산점·평촌점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2018년 6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직후인 8월에는 KB와이즈스타제6호위탁관리리츠의 지분 전량을 매수하는 형태로 2001아울렛 중계점·분당점을 확보했다. 이처럼 금융 툴을 경영에 적극 도입하고 있는 이랜드그룹이 향후 이랜드파트너스를 통해 유휴자금 운용이나 자문사 ‘쿠션’을 통한 타법인 투자 등이 유연해지는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자회사를 두면 해당 그룹사의 직접투자뿐 아니라 다른 법인 자금을 출자받아 코웍(co-work)도 가능해지는 등 유연성과 확장성이 높아진다"며 "최근 PE나 운용사 승인이 비교적 쉬워져 향후 M&A나 그룹 자금 매니지먼트 툴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AWM투자부에서 하던 투자상품 추천 등 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좀 더 전문적으로 해보겠다는 취지이며 기금형 퇴직연금 대응이나 유휴자금 운용은 현재 고려하고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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