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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A 강자' 유안타증권, 차별화된 경쟁력은 '시스템' [증권사 랩 비즈니스 돋보기]③전략 포인트는 '글로벌 자산배분'…시장점유율 9위권 '목표'

김수정 기자공개 2020-03-06 13:12:09

[편집자주]

랩(wrap account) 운용부는 고유자금운용부서와 더불어 증권사의 양대 운용조직이다. 사내 리서치센터나 외부 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기관과 개인고객 자산을 운용한다. 증권사들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외부위탁운용(OCIO)도 랩에서 출발한 비즈니스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고객 자산을 운용한다는 점에서 랩운용역의 업무는 사실상 펀드매니저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동안 자산관리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랩어카운트가 사모펀드의 위기 속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각 증권사 랩운용부와 관련 비즈니스의 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5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안타증권 랩운용팀의 강점은 지점형 랩어카운트, 일명 PMA(PB Management Account)에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PMA 시스템을 갖추고 적기에 투자 유니버스와 모니터링을 제공하면서 지점 PB들을 후방 지원한다. PMA에 공들이는 건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일대일 맞춤 자산관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맞춤형 관리'라는 랩 고유 특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게 PMA라는 판단이다.

운용전략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건 글로벌 자산배분이다. 올해 유안타증권 랩운용팀의 리테일 영업 목표는 PMA와 글로벌 자산배분 상품 마케팅에 주력해 실적배당형 랩 잔고를 30% 가량 늘리는 것이다. 법인 일임 잔고도 5000억원 이상 확대해 업계 9위권 시장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랩 특성 '맞춤 서비스' 중요…지점형 PMA 주력"

유안타증권 랩 운용 잔고는 약 2조9000억원이다. 기관투자자가 맡긴 채권운용 랩 자금이 1조8000억원 수준이고 랩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9000억원 가량 있다. 1200억원 가량은 지점 프라이빗뱅커(PB)들이 운용하는 맞춤형 랩에 들어 있다. 나머지 800억원 정도가 일반적인 국내외 주식형 혹은 상장지수펀드(ETF), 일반펀드 등으로 운용하는 리테일 랩어카운트 자금이다.


작년 한 해 랩어카운트 자금은 단기채권형 위주로 늘어났다. 맞춤형 랩도 잔고가 소폭 늘어났다. 다만 나머지 상품은 눈에 띄게 자금이 들지 않았다. 김주형 유안타증권 랩운용팀장(사진)은 "랩 시장 전체적으로 비슷한 흐름이었다"며 "법인용 단기채권형과 맞춤형 잔고가 조금 늘어났고 리테일 베이스 상품군에서는 크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랩운용팀은 대표이사 직속 GWAM(Global Wealth and Asset Management) 본부에 신탁팀, 상품기획팀 등과 함께 소속돼 있다. 리테일본부 소속이던 상품기획팀이 2017년 적을 옮기면서 지금의 조직 구도가 만들어졌다. 총 10명의 구성원이 국내주식과 중국주식, 자산배분, 채권, PMA·자문, 지원 등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랩운용팀을 이끄는 김 팀장은 1999년 유안타증권(당시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에 입사해 투자전략팀에서 리서치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3년 랩운용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안타증권 랩운용팀이 중점을 두는 건 철저한 맞춤 서비스다. 펀드나 신탁 등 비히클과 비교할 때 랩으로만 가능한 서비스는 결국 일대일 맞춤 운용이라는 판단이다. 김 팀장은 "랩을 상품 자체를 내세워 경쟁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랩은 다양한 상품을 많이 내놓는다고 경쟁력이 커지는 건 아닌 것 같고 어떻게 집중해서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일 상품이라도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랩 고유의 특성이자 장점을 잘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에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맞춤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유안타증권이 방점을 찍은 부분은 PMA다. 유안타증권은 타 증권사들과 비교할 때 PMA 시스템이 잘 구축돼있는 편이다. 김 팀장은 "본사에서 고객 100명에게 일대일 서비스를 제공할 순 없지만 PB 10명이 10명씩 담당하면 100명에 대해 맞춤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며 "PMA 잔고를 늘리려고 하고 있고 실제 연초부터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PMA 시스템을 잘 갖춰 주고 지점 요구에 맞게 유니버스 관리나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게 본사 역할"이라고 말했다.

기관 영업의 경우 대형 자금보단 중소형 규모 자금을 일임하고자 하는 운용 수요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김 팀장은 "외부위탁운용(OCIO)과 비슷한 개념으로 중간 레벨의 법인 등이 요청하는 자금들을 우리가 맡아서 제안도 하고 운용도 해주는 형태의 비스니스를 하고 있다"며 "포스코 등 대기업과 중소 법인, 저축은행, 재단 등이 주요 고객"이라고 부연했다.

자문형랩의 경우 성과가 좋거나 타 자문사와 확연히 구분되는 특색이 있는 상품만 남겨두는 방향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김 팀장은 "최근 론칭한 케미칼에너지랩이 좋은 예"라며 "바이오 쪽에서도 항암에만 국한된 포트폴리오를 가진 자문사는 없다"고 조명했다. 이어 "이런 상품이 대박을 치는 건 아니더라도 이처럼 색깔이 분명한 상품을 원하는 고객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향후 투자 포커스는 '글로벌 자산배분'"

투자전략 측면에서 최근 가장 강조하는 건 글로벌 자산배분이다. 올해 회사 전체적인 상품 전략의 핵심도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양질의 해외 상품을 적극 발굴해 들여오는 것이다. 유안타 그룹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면서 글로벌 상품 소싱 역량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유동원 글로벌 자산배분 랩'은 이 같은 글로벌 자산배분 강조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대표이사 직속의 GI(Global Investment)본부가 출범 이후 본부장인 유동원 상무의 이름을 걸고 낸 첫 상품이다. GI본부 자체 자산배분 알고리즘에 기반해 국내외 ETF와 파생결합증권(DLS) 등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김 팀장은 "점점 어느 시장의 어느 자산이 투자하기 좋은지 확신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에 시장 전망을 확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 가장 좋은 게 자산배분형 상품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라며 "고객 입장에선 자산배분형 상품의 특색이 모호하기 때문에 큰 트랙 레코드가 보이지 않으면 믿고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트랙 레코드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이달 중 출시 목표로 삼성자산운용과 협업해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랩을 출시한다. 유동원 글로벌 자산배분 랩과 함께 양대 주력 자산배분 상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랩은 투자권유대행인(FC)을 중점 마케팅 채널로 삼는다는 점이 기존 상품들과 차별화를 이룬다. 회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판매채널 다각화 작업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김 팀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들이 많이 나와서 전략은 대동소이하다"며 "하지만 성과 면에서 이제 잘 하는 운용사와 그렇지 않은 운용사가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배분 잘 한 운용사들의 펀드를 선별해서 담고 성과 좋은 해외 단일국가 주식형 펀드도 편입하는 스타일의 펀드랩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과로 말한다…시장점유율 9위권 목표"

랩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운용 성과다. 랩 상품 자체의 특색만으로 경쟁하기가 어렵고 서로 비슷한 상품을 흉내내기도 쉽기 때문에 상품 자체만 두고 볼 땐 증권사별로 큰 차이가 없다. 김 팀장은 "상품 콘셉트를 굉장히 새롭게 만든다든지 하는 것보단 운용에 충실해야 한다"며 "다른 상품 대비 성과가 좋은 상품에 고객이 들어오기 때문에 수익률에 가장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과가 가장 좋았던 건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황금알 중국투자 랩'이다. 지난달 초 기준 상해종합지수의 최근 1년 수익률이 9% 가량이었던 데 비해 황금알 중국투자 랩 수익률은 30%를 웃돌았다. 시장을 3배 가량 아웃퍼폼한 셈이다. 시중 주요 중국 펀드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성과다. 김 팀장은 "지금은 중국이 인기가 없고 코로나 사태로 관심 밖에 벗어났는데 시장 상황 괜찮아지고 다시 중국 시장이 주목 받게 되면 이런 트랙 레코드를 갖고 상품을 당당히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랩이 이처럼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성장주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적중했기 때문이다. 이 펀드 운용을 맡고 있는 선우진 대리는 얼마 전까지 중국인이었다가 한국으로 귀화한 애널리스트 출신 매니저다. 그는 산업별 전망에 따라 업종별 투자 비중을 확대·축소하는 전통적인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을 취하지 않고 중국 증시의 이슈와 트렌드를 파악해 유망 테마를 선정한 뒤 그에 해당하는 종목을 선별한다. 현재는 중소형 성장주로 테마를 정해두고 15~20개 종목을 선별해 동일비중으로 담고 있다.

유안타증권 랩운용팀의 올해 목표는 법인 자금을 2조5000억원~3조원 가량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리테일 채널 실적배당형 상품들의 경우 판매잔고를 지금보다 대략 30% 정도 키우는 게 목표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면 현재 11위인 랩 시장 점유율 순위가 9위권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팀장은 "법인 단기채권 자금은 보수율이 높지 않아서 이 정도는 들어와 줘야 비용 대비 수익이 확실히 날 수 있다"며 "리테일 쪽에서 단기유동성자금을 제외한 액티브형 상품 잔고는 아직 크지 않지만 지금보다 30% 정도 키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사모펀드와 대체투자 관련 여러 이슈가 랩어카운트에는 사실상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팀장은 "사모펀드 중심으로 부동산이나 유동화증권, 메자닌 같은 대체투자 자산들이 인기를 끌었는데 랩은 이 같은 자산을 담기에 적합하지 않은 비히클"이라며 "작년까지 시장은 전문사모와 대체투자 중심이었는데 여러 사고 터지면서 투자자들이 다양한 투자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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