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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열전]휴온스, '한국판 존슨앤존슨' 꿈 이룰까⑥2016년 지주체제 완성 후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

최은수 기자공개 2020-03-16 07:59:39

[편집자주]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보톡스를 대명사로 만든 미국 엘러간의 아성을 한국 바이오텍들이 무너뜨릴 차비를 하고 있다. 이미 한국은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석권한 상태다. 글로벌 퍼스트인 클래스 의약품을 로컬 기업이 극복한 유례없는 사례다. 이 과정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품질 및 균주 논란 등 내홍의 흔적도 역력하다. 더벨은 보톡스 시장을 통해 본 한국 바이오텍의 글로벌 시장 진출 현황과 과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0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판 '존슨 앤 존슨'을 만들겠다."

윤성태 부회장(사진)이 2016년 국내 제약사 가운데 일곱번째로 지주사 휴온스글로벌 설립을 마치며 밝힌 포부다.

미국 존슨 앤 존슨은 시가총액 3597억달러(한화 약 430조원), 연매출 100조원을 기록 중인 초우량 글로벌 기업이다. 휴온스는 규모나 업력 면에서 존슨앤존슨과 직접 비교는 힘들다. 하지만 존슨앤존슨을 롤모델로 삼아 '토털헬스케어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지향점을 갖고 있다.

휴온스그룹에서 휴온스는 핵심 캐시카우다. 지주사에 편입한 후 3년 만에 매출은 1000억원 이상 늘었고 작년 36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84억원을 내 2016년 대비 30% 증가했다.

휴온스 전체 매출의 60%는 전문의약품이 차지한다. 다만 고속성장의 기저엔 신사업 발굴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2016년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뛰어든 것도 신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시도였다.

휴온스는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을 위해 시야를 국내보단 해외에 뒀다. 과당경쟁이 벌어지는 국내 시장 대신 식약처로부터 수출허가를 먼저 따내는 전략을 택했다. 톡신에 대한 인식이 좋고 경쟁이 덜한 유럽,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등의 문호를 차례로 열어 활로를 찾았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치료제 뿐 아니라 미용용으로 확대되고 있다. 존슨앤존슨이 의약품 시장에서 뿐 아니라 미용과 생활용품으로 성장한 것처럼 휴온스도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쓰고 있다.

◇지주사 체제 돌입하며 M&A로 원천기술 확보

휴온스가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확보한 시기는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기 이전으로 확인된다. 2015년 11월 휴온스는 회사 분할을 결정하고 의약품제조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분할신설회사를 설립했다. 기존 휴온스는 휴온스글로벌로 사명을 변경하며 투자 및 브랜드 사업을 영위하는 모회사가 됐다. 신설회사가 휴온스의 이름을 가져갔다.

휴온스글로벌은 체제 재편 후 활발한 신규 투자사업을 벌였다. 기존 제약업(휴온스)을 넘어 '토털헬스케어그룹'으로의 성장을 캐치프레이즈로 걸고 사세 확장에 나섰다.

미국의 글로벌 빅파마 '존슨앤존슨'이 모토다. 존슨앤존슨은 제약업은 물론 생활용품, 건강관리제품 등을 생산하는 소비재 제조업체다. 자회사만 250여개에 달하며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의 S&P 500지수 구성 종목이기도 하다.

오너인 윤성태 부회장이 직접 2016년 8월 지주 체제를 완성하기 전까지 휴메딕스, 휴온스메디케어, 휴온스내츄럴, 휴온스네이처 등의 M&A를 주도했다. 인수한 업체들의 업태는 에스테틱(휴메딕스), 건강기능성식품(휴온스내추럴), 감염관리시스템(휴온스메디케어) 등 다양하다. 바이오 분야의 연구개발 중심 회사 바이오토피아를 인수하면서 톡신 산업 진출에 박차를 더한 것도 이 시기다.

휴온스는 M&A가 성사되기 전부터 바이오토피아와 협업해 왔다. 협업 및 투자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울 만큼 오랜 기간 꾸준히 접촉을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회장이 특히 톡신 시장을 그룹의 신 성장동력 중 하나로 삼았던 덕이다. 휴온스그룹은 지주 체제에서 토털헬스케어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로드맵을 그려나갔고 그 중심에는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이 있었다.


◇‘선 수출 후 내수’…신성장동력 확보 전략 주효

휴온스는 바이오토피아로부터 ATCC3052 계열 균주를 분양받았다. 독일 멀츠(Mertz)가 미국 균주은행에서 분양받은 균과 같은 계통이다. ATCC3052는 스트레인 에이 홀(Strain A Hall)과 함께 대표적 균주로 손꼽힌다. 당시 국내 업계에선 스트레인 에이 홀 균주 출처를 두고 논란이 빚어지곤 했는데 이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다만 휴온스는 국내시장보다는 해외 시장 진출을 먼저 타진했다. 균주 논란에서 자유롭다 해도 이미 국내 톡신 시장은 성숙기에 들어섰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시장에선 경쟁사 대비 빠르게 상업화를 할 수 있어 성과를 내기에도 용이했다.

휴온스가 눈여겨보고 진출에 성공한 해외 시장의 공통점은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곳이다. 반면 미국, 중국 등은 시장 규모와 성장성은 크지만 진출을 위해선 까다롭고 긴 임상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이에 휴온스는 국내 및 해당 국가의 임상과 유럽, 브라질, 러시아 등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국가와의 전략적 제휴를 병행하는 전략을 폈다.


휴온스는 2016년 10월 식약처 수출 허가 이후 1년 반 만에 성과를 냈다. 가장 먼저 유럽 시장에 발을 들이는 데 성공했다. 2018년 4월 유럽 현지 기업 세스더마와 제품 등록 완료 이후 7년간 약 567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6월엔 브라질 시장 진출을 위해 에스테틱 기업 ‘뉴트리엑스(NUTRIEX)’와 7년간 마일스톤을 포함해 1076억원의 휴톡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들어 중국 시장의 허들이 더 높아지면서 해외 시장을 일찌감치 선점한 전략은 빛을 발했다. 휴온스가 먼저 진출에 성공해 성장동력에 이바지하는 국가들도 추후 시간이 흐르면서 진입장벽을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국내 품목허가도 획득…직접판매&수탁 투-트랙 접근

휴온스는 앞서 해외 진출과 국내 임상을 병행했다. 작년 4월엔 휴톡스(국내 상품명 리즈톡스, 사진)의 식약처 국내 품목 허가를 취득했다. 같은 해 6월 관계사인 휴메딕스와 손잡고 리즈톡스의 국내 판매에 돌입했다. 휴메딕스는 에스테틱 전문 기업이다. 관련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에스테틱사업과 톡신 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휴메딕스는 추후 늘어날 공급량을 맞추기 위한 공장 인프라 확충도 마쳤다. 올 초 충북 제천 소재 톡신 전용 생산 공장인 제 2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2공장은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기반 및 선진 시스템을 고려해 건설했다. 제 1공장(100만 바이알) 대비 5배(500만 바이알) 이상 증가한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연간 총 600만 바이알 생산이 가능하다. 제 2공장은 작년 11월엔 식약처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KGMP) 승인을 받았다.

다만 이미 레드오션으로 치달은 국내시장에서도 후발주자의 한계를 넘으려면 추가 모멘텀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IB업계에 따르면 휴온스는 판매 채널을 ‘직접판매와 생산대행(수탁)’으로 이원화하는 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휴온스는 이와 관련해 국내 대형 제약사와 양도·양수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가 리즈톡스를 생산하고 대형 제약사가 이를 사입해 판매하는 것이 골자다. 판권을 획득해 판매하는 식으로 상품명 또한 리즈톡스가 아닌 원더톡스(가칭)가 될 예정이다.

휴온스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사업 확대와 수출 계약을 체결한 유럽, 중국, 중남미 지역 국가와의 결실이 기대된다"며 " 아직 파트너링을 체결하지 않은 미국 등과도 빠른 시일 내 협의를 완료해 글로벌 시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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