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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소상공인펀드, 정상환매 관건 ‘美 WBL 증자’ 최소 600억 확보 가능성에 '연장' 선택, 130건 담보 부동산 매각 '플랜B'

김시목 기자공개 2020-03-16 07:59:3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2일 13: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매 연기를 택한 교보증권 사모펀드의 9월 투자금 회수가 채권 발행사 미국 WBL(World Business Lenders) 증자 여부에 달려 있게 됐다. 최소 600억원 이상의 자금 유입 시 상환 의무를 진 WBL 유동성의 정상화에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교보증권도 운용사 해지가 아닌 연장을 택했다. 다만 교보증권은 계획 무산 시 130건의 담보 부동산 매각 등 '플랜B'를 준비 중이다.

교보증권은 최근 만기일을 맞은 '교보증권 로얄클래스 글로벌M'(폐쇄형) 펀드 가입자에게 6개월여의 만기 연장을 통보했다. 지난해 5월 설정된 이 펀드는 규모가 105억원 가량이다. 소상공인 대출 기반 채권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펀드 환매 연기는 WBL의 유동성 위기가 발단이 됐다. 교보증권 펀드가 편입한 자산은 홍콩 기반 운용사 탠덤의 미국 역외펀드다. 투자 대상인 ‘탠덤 크레딧 퍼실리티 펀드’는 소상공인 대출에 쓰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미국 금융회사 WBL이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했다.

하지만 채권 발행자인 WBL이 지난해 말부터 가용자금이 크게 줄면서 펀드에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당시 WBL은 증자를 통해 펀드 자금 상환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밸류에이션 격차로 조달에 난항을 겪었다. 3월까지 클로징이 무산되면서 교보증권 사모펀드 환매도 불가능해진 셈이다.

결국 교보증권 사모펀드는 WBL 증자 성패가 원리금 확보의 최대 관건으로 파악된다. 현재 WBL은 6월을 목표로 늦어도 펀드 만기인 9월까지 증자를 완료할 계획이다. 기준 증자가 완료되면 최소 600억~800억원 수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

교보증권은 최근 리스크가 점증하고 있는 소상공인 대출 관련 펀드를 앞선 두 차례 무난히 상환했다. 현재 '교보증권 로얄클래스 글로벌M' 한 곳에 그친다. 2018년 첫 선보인 관련 대체투자펀드는 모두 지난해 상환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설정 규모는 각각 40억원, 13억원이다.

시장 관계자는 “관건인 WBL 증자의 경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측면에서 이견이 발생해 지연된 것으로 안다”며 “최근 현지 IB를 통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조정된 9월 만기까지는 해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환매 연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교보증권은 부동산 등 담보로 잡은 자산을 활용하면 지연이자까지 포함해 투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WBL이 SPC를 통해 대출을 실행한 곳들에 대한 일종의 우선권리가 교보증권에 있는 만큼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지급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교보증권 헤지펀드가 활용할 수 있는 담보 물건은 WBL이 소상공인으로부터 잡은 130여 건의 부동산 등인 것으로 파악된다. 모두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부동산으로 일부 중복되는 부분도 있지만 직간접 실사와 보고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금 상환이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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