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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광글라스 3세 승계 본격화, OCI 지분도 매각할까 [삼광글라스그룹 지배구조 개편]지배구조 개편 후 이복영 회장 보유분 증여 가능성, 증여세만 200억대 추산

이명관 기자/ 박기수 기자공개 2020-03-20 09:34:2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9일 10: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광글라스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오너 3세로의 승계를 본격화한다.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자연스레 이복영 회장의 두 아들이 상당한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 그 후 순차적으로 이복영 회장의 보유 지분에 대한 증여 작업도 진행될 전망이다. 이때 그동안 묵혀뒀던 OCI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높은 증여세율을 고려하면 수백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여대상 169만여주, 증여세 224억 추산

삼광글라스가 지주회사 전환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삼광글라스의 투자부문과 군장에너지, 이테크건설의 투자부문 등 3사가 합병을 하고, 합병법인이 지주회사 역할을 맡는다. 오는 5월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분할 및 분할합병을 의결할 예정이다. 합병 지주사의 출범예정일은 오는 7월 1일이다.

합병법인은 몸집만 2조원대에 이르는 지주회사가 된다. 지주사 아래로 삼광글라스 사업부문, 이테크건설 사업부문, SMG에너지, SG개발 등이 자회사로 포진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이복영 회장의 두 아들이 합병 지주회사의 주요 주주에 오르게 된다. 최대주주에는 장남인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20.8%)이, 2대주주에는 이원준 삼광글라스 전무(18.7%)가 자리할 전망이다. 이복영 회장은 두 아들과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8.7%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실상 이번 지주사 전환 작업이 3세 승계의 시작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후 자연스레 나머지 보유 지분에 대한 증여 작업도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복영 회장은 1947년생으로 올해 한국나이로 74세를 맞았다. 이전부터 업계는 이복영 회장의 승계 시기가 다가왔다고 평가해왔다.

우선 이번 개편으로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이 이복영 회장의 뒤를 이을 그룹 승계자가 되는 데 유리한 고지에 섰다. 현재는 이우성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지만 이복영 회장의 지분이 이우성 부사장에게 승계된다는 보장은 없다. 행여나 지분의 대부분이 이원준 전무로 향할 경우 이원준 전무가 지주사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복영 회장이 지주사 최대주주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승계의 '캐스팅 보트'를 쥔 셈이다.

다만 증여는 장남에게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형제의 공동 경영이 예상되는 만큼 균등하게 배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증여 대상이 되는 지분의 가치는 합병 전을 기준으로 보면 삼광글라스 지분 107만주(22.18%). 전날 종가를 기준(2만4750원)으로 보면 266억원 수준이다. 합병 이후를 기준으로 보면 증여 대상은 169만여주다. 1주당 기준가로 제시된 2만6460원을 대입하면 448억원대로 추산된다.

문제는 증여세다. 증여세율은 액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부과된다. 삼광글라스의 경우 증여 총액이 30억원을 상회하기 때문에 50%의 증여세율이 적용된다. 공제한도도 5000만원에 불과하다. 직계존속(수증자의 직계존속과 혼인 중인 배우자를 포함하며 사실혼 관계인 경우 제외함)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5000만원(미성년자가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는 경우 2000만원)을 공제받는다. 이복영 회장의 지분을 전액 증여한다고 했을 때, 증여세는 224억원에 이른다. 수백억원에 이르는 증여세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OCI 지분 활용 가능성은

증여세 납부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를 해결할 열쇠로 이복영 회장이 보유 중인 OCI 지분이 지목된다. 이복영 회장은 이회림 창업주의 차남이다. 2005년 삼광글라스 회장에 오른 이후 OCI와의 지분관계와 무관하게 독자노선을 걸었다.

특히 OCI와 얽혀 있던 지분관계도 2013년 모두 정리했다. OCI는 2013년 보유하고 있던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지분을 정리하면서 방계회사들과의 지분관계를 청산했다. 계열분리가 됐지만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은 계속해서 OCI 지분을 정리하지 않고 보유했다. 2016년 8월 보유하고 있던 OCI 주식 2만주를 정리했지만, 미미한 수준이었다. 현재 이복영 회장의 보유분은 5.4% 수준이다. 해당 지분의 가치는 전날 종가기준 400억원 수준이다.

이복영 회장이 들고 있는 OCI 지분을 활용하면 승계 재원을 충분히 마련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OCI 지분 역시 증여의 대상이 된다. 삼광글라스 지분과 마찬가지로 증여 시 절반의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OCI 지분은 굳이 계속 보유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상 계열분리가 돼 독립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매각을 통해 모두 현금화시키면 세금을 내고도 200억원 가량을 손에 쥘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삼광글라스 지분에 대한 증여세를 납부할 수 있다. 사실상 OCI 지분만 적정가로 매각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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