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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C파트너스, '한국의 페이팔마피아' 꿈꾼다 [VC 라이징스타]'이공계 투자·창업' 공유, 상장사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박동우 기자공개 2020-03-20 06:41:20

[편집자주]

창업 생태계의 마중물인 정책자금 홍수속에 최근 3년간 등장한 벤처캐피탈(VC)이 무려 50곳이 넘는다. 치열해지는 벤처투자업계에서 이들은 저마다 무기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신생 VC들의 탄생 스토리와 운용 철학 등을 짚어보고 그들의 생존 전략과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9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 생태계를 조성한 주역은 '페이팔 마피아'들이다. 1990년대 설립된 핀테크 기업 페이팔에 몸담았던 인재들은 오늘날 유튜브, 테슬라, 링크드인 등 글로벌 IT기업을 세웠다. 페이팔 창업주 피터 틸은 본인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후대 스타트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NVC파트너스는 '한국의 페이팔 마피아'를 지향한다. 하우스 인력들은 이공계, 벤처 투자, 창업 경험을 연결고리로 삼아 똘똘 뭉쳤다. 상장기업과 협업, 인적 네트워크 제공 등 다양한 솔루션을 구사하면서 피투자업체의 밸류업을 소명으로 여기는 하우스다.

◇ '카이스트 동기' 김경찬·성춘호 공동대표, '벤처' 공감대

NVC파트너스는 2018년 8월 자본금 21억원으로 출범한 창업투자회사다. 김경찬·성춘호 공동대표가 의기투합했다. 정욱 넵튠 대표, HNC게임즈 손호준 공동대표, 정동섭 휴네시온 대표 등 벤처기업인들이 초기 주주로 참여했다.

김경찬·성춘호 공동대표는 형제지간처럼 지내는 사이다. 1988년 경남과학고에 입학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카이스트 90학번 동기이기도 하다. 기계공학과와 항공우주공학과에서 각각 공부한 이들은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동고동락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두 사람의 경력에는 ‘벤처’라는 키워드가 녹아들었다. 성 대표는 신성장 동력을 빠르게 포착하는 재주를 갖췄다. 2006년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이노그리드를 세워 8년간 회사 경영을 책임졌다. 대표로 재임하면서 소셜카지노 게임을 서비스하는 더블유게임즈에 투자해 200억원가량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이때 경험을 계기로 HNC게임즈 공동대표도 지냈다.

김 대표는 SK텔레텍,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등 IT·에너지 대기업에서 신사업 발굴과 M&A 업무를 맡았다. 2016년 동훈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장으로 영입되면서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길을 걸었다.

새 벤처투자사의 청사진은 김 대표가 그렸다. 일찌감치 신사업 개발에 주력하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 생태계를 유심히 들여다봤다. 1990년대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을 설립한 피터 틸은 페이스북 등 IT기업에 투자하며 명성을 쌓았다. 유튜브, 테슬라, 링크드인 등 내로라하는 현지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은 페이팔 출신이 많았다.

NVC파트너스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을 국내에 이식했다. 성공한 창업주가 신생 기업의 성장을 돕는 선순환 체계를 이루는 데 방점을 찍었다. 회사명 ‘NVC’는 ‘새로운 벤처캐피탈(New Venture Capital)’의 영문 약자다. 인큐베이션 역량이 뛰어난 하우스로 도약하자는 포부를 담았다.

이공계 인력들이 힘을 모은 투자사답게 딥테크(deep-tech) 영역에 주목한다. 고도의 기술을 집약한 산업 분야를 뜻한다. 정부에서 강조하는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AI) 기술, 디지털 콘텐츠, 바이오·헬스케어, 시스템 반도체, 전기차·자율차가 중점 투자 섹터다.

지난해 5월 소재·부품 업종에서 선구안을 갖춘 이상동 상무가 합류하면서 지금의 투자전문인력 라인업을 완성했다. 재료공학을 전공한 이 상무는 2000년대 반도체 공정에 투입하는 장비를 제조하는 플라즈마트에서 기술연구소장을 지냈다. 케이앤투자파트너스, SJ벤처인베스트먼트 등 VC에서 심사역으로 활약했다.

△NVC파트너스의 핵심 구성원. 왼쪽부터 이상동 상무, 김경찬 공동대표, 성춘호 공동대표, 오상호 경영기획본부장. (출처:NVC파트너스)

◇ 파인메딕스·원더스 등 밀착지원, 250억 반도체펀드 등 추진

그동안 NVC파트너스의 주주 구성은 변화를 겪었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세 차례나 단행하면서 자본금이 불어났다. 현재 자본금은 52억원이다. 최대주주는 37%의 지분을 보유한 이노테라피다. 작년 7월 NVC파트너스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2대 주주는 네오펙트로 지분율은 19%다.

두 회사 모두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 주력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이노테라피는 피부에 붙이는 지혈제 '이노씰'을 개발했다. 네오펙트는 스마트 글러브 등 AI를 접목한 신체 재활기기를 선보인 기업이다.

김 대표는 "이노테라피와 네오펙트는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며 "전략적 투자자로 나서려는 상장사들의 니즈, NVC파트너스의 피투자사 밸류업 목표가 공감대를 이룬 덕분에 손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든든한 주주 네트워크는 포트폴리오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올해 초 25억원을 투자한 '파인메딕스'가 대표적이다. 소화기관을 들여다보는 내시경 제조사로 NVC파트너스는 파인메딕스가 이노테라피와 제품을 공동 개발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았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배송 스타트업 '원더스'는 NVC파트너스의 물심양면 지원이 진가를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 전 지역에 단일 가격을 책정한 사업 모델의 경제성을 함께 분석했다. 최근 대신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자문 역할을 수행했다.

지역 기관과 협력도 순조롭게 이어지는 상황이다. 대전사무소를 두고 지방 기술기업을 태핑하는 거점으로 삼았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자리잡은 재단법인 벤처캐피털타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주기적으로 딜을 소싱한다.

최근 대덕특구 벤처캐피털타운의 소개를 받아 김양한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가 창업한 '에스큐그리고'에 투자했다. 입체 음향 시스템을 개발한 업체로 LG디스플레이와 공동 R&D도 추진했다.

NVC파트너스는 운용자산(AUM)이 129억원으로 다른 하우스와 견줘보면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다. 보유한 펀드는 총 4개지만 각각의 결성액 규모는 20억~50억원에 그치고 있다.

김 대표는 "NVC파트너스의 중기 경영 목표는 AUM 1000억원을 넘기는 투자사로 변모하는 것"이라며 "프로젝트 펀드와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병행하면서 적극적으로 사세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출자에서 창업초기 루키리그, 청년창업, 지방기업,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도전장을 낸 이유다. 약정총액 250억원의 반도체펀드를 비롯해 각각 300억원 규모의 지방펀드와 창업초기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대신증권과 손잡고 프리IPO 딜에 베팅하는 프로젝트 펀드 결성도 준비한다. 한국투자증권과도 신탁형 펀드 론칭을 협의 중이다.

김 대표는 "회사의 밸류업에 강점을 지닌 딥테크 투자 전문 벤처캐피탈로 자리잡고 싶다"며 "한국의 페이팔 마피아로 인정받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 걸음씩 내딛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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