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앱클론 동행 전략]소규모 지분투자와 차원이 다르다, '공동개발위' 핵심③후보 물질 선정부터 개발 우선순위 함께 논의, 지속가능성 개선
이기욱 기자공개 2025-05-21 08:55:37
[편집자주]
항체·CGT 바이오텍 앱클론이 종근당을 2대주주로 유치했다. 종근당은 앱클론에 120억원을 투자한다. 양 사는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공동 연구개발과 CAR-T 치료제 국내 상업화 등 폭넓은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오픈이노베이션 산물의 시너지 기대효과를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0일 08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근당의 과거 바이오텍 투자와 앱클론의 2대주주 지분 취득 사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과거 바이오오케스트라와 이엔셀 등의 지분 투자는 신성장 동력 발굴 의지 차원의 단순 투자였다면 앱클론 투자는 '공동 의사결정'이라는 보다 더 돈독하고도 강력한 구속력을 갖는다.양사는 '공동개발위원회'를 구성하고 종근당의 R&D 담당 인력이 앱클론 개발 전략에 참여하게 된다. 기존 제약업계의 바이오 투자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의사결정 체제로 R&D 사업의 지속가능성 등을 확보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과거 바이오오케스트라·이엔셀 투자 단행, 지분율 등에서 차이
올해 3월 말 기준 종근당이 직접 투자를 단행한 타법인은 총 20개다. 이 중 국내 바이오텍에 대한 직접 투자는 바이오오케스트라와 이엔셀이 있다.
바이오오케스트라에 대한 투자는 2019년 종근당홀딩스가 바이오오케스트라의 전환우선주를 50억원에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3년 후인 2022년 종근당이 4만5230주를 20억원에 매입하며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이엔셀 투자도 2022년에 이뤄졌다. 바이오오케스트라와 동일하게 20억원을 투자해 이엔셀 주식 9만5225주를 매입했다. 지분 투자와 함께 이엔셀과는 '공동 연구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두 기업에 대한 투자는 종근당의 연구·개발(R&D) 사업 포트폴리오를 알츠하이머 치료제 등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 전략은 최근 앱클론 투자와 차이가 있다.

우선 투자 규모도 앱클론은 122억원으로 두 법인에 대한 투자액 20억원과 6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보유 지분율도 앱클론은 7.3%로 2대주주에 해당하지만 바이오오케스트라와 이엔셀은 각각 0.6%, 0.9%에 불과하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종근당홀딩스의 투자금까지 합치면 70억원으로 늘어나지만 종근당홀딩스의 지분 41만8700주는 모두 우선주에 해당한다. 단순 투자로 의결권을 갖지 못한다.
◇양측 R&D 인력 참여, 바이오텍 독립 체제 부작용 극복
앱클론의 2대주주로서 종근당은 단순 재무적 투자자 이상의 권한을 가질 예정이다. 앱클론 경영에 직접적으로 개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R&D 부문에서는 공동 의사 결정을 내린다.
핵심은 '공동개발위원회' 구성이다. 세부 구성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종서 앱클론 대표를 비롯한 R&D 인력과 종근당의 R&D 담당자들이 함께 합동 커뮤니티를 결성한다. 공동개발위원회는 현재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개발 사업의 관리뿐만 아니라 신규 개발 후보 물질 선정과 개발 우선순위 등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결정한다.
국내 제약사들과 바이오텍 사이의 일반적인 오픈이노베이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협업 모델이다. 그동안 한독과 유한양행, 보령 등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바이오텍에 유의미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지만 대부분 바이오텍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R&D사업에 관여하지 않았다.
이러한 방식은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제노스코의 성공 사례를 낳기도 했지만 R&D 사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일례로 보령은 2016년 바이젠셀을 인수하면서 면역세포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자체 사업 전략 변화로 인해 작년 가은글로벌에 바이젠셀을 매각했다. 최대주주 변화 이후 현재 바이젠셀은 경영진 교체 등 전반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거치는 중이다.
한독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상징하는 제넥신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한독은 2013년과 2014년 제넥신 지분 인수와 전환사채(CB) 전환권 행사 등으로 최대 주주 지위에 올랐지만 제넥신의 R&D 독립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하지만 제넥신은 오랜 기간 유의미한 R&D 성과를 창출하지 못했고 2022년이 돼서야 한독 측이 경영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이종서 앱클론 대표는 "대형 제약사와 바이오텍간의 R&D 공동 의사결정 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반화된 전략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선례가 없다"며 "한국형 새로운 제약사-바이오기업의 협업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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