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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리츠 부진' 교보자산신탁, 올해는 달라질까AMC 영업인가 후 9년간 리츠사업 8건 불과…대형 오피스 중심 투자처 물색 지속

고진영 기자공개 2020-03-23 08:20:5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자산신탁(옛 생보부동산신탁)은 그간 리츠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해 역시 추진했던 딜이 여럿 무산되면서 전년보다 적은 5개의 리츠를 운용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한국자산신탁이나 하나자산신탁 등과 비교해봐도 성장 속도가 더디다.

다만 올해부터는 교보생명의 100% 자회사로 완전 편입된 것을 계기로 리츠사업 확대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최근 인력 충원을 진행했고 현재 시장을 살피면서 상업용 부동산 위주로 물건을 검토하고 있다.

◇신통찮은 리츠사업…3년 전과 수탁 규모 비슷

2019년 연말 기준으로 교보자산신탁은 리츠 관련 수탁자산이 74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5371억원)보다 39%가량 뛰었지만 3년 전인 2016년(7637억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2% 정도 줄었다. 운용 중인 수탁자산의 수 역시 몇 년 동안 크게 변화가 없다. 최근 5년간 쭉 5~7개의 리츠를 운용 중이다.


리츠 관련 수수료를 보면 지난해 74억원을 기록했다. 총 영업수익(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10.44%다. 전년에는 23억원을 벌면서 전체 영업수익의 3.48%에 그쳤는데 대폭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리츠사업의 외형이 의미있게 성장한 결과라기보다는 일시적 효과로 봐야 한다는 평가다. 기존 자산을 매각하면서 성과보수 등을 받은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교보자산신탁은 지난해 ‘생보 제4호’ 리츠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마포 태영빌딩을 국제자산운용에 매각했다. 거래금액은 1490억원, 400억원대 중후반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에 따른 성과보수로 매각차익의 10%를 챙겼고, 여기에 매각 기본보수와 운용 기본수수료를 합치면 지난해 이 리츠로 거둔 수익은 47억원 가량이다. 또한 ‘생보 제12호’ 리츠를 통해 삼성동 빌딩을 사들이면서 매입수수료로 20억원 가량을 받았다.

지난해 리츠 관련 수익에서 태영빌딩 리츠와 삼성동 빌딩 리츠로 거둔 수수료가 차지한 비중은 각각 63.16%, 28.07%다. 사실상 대부분을 채웠다. 하지만 매각에 따라 태영빌딩 리츠가 지난해 4분기 말 청산을 마친 만큼 이제 교보자산신탁이 운용하는 리츠는 기존 5개에서 4개로 줄게 됐다. 매각으로 거둔 짭짤한 수익과는 별개로 새로운 운용 자산 확보가 시급해진 셈이다.


◇연이은 고배오피스 리츠 확대 시도 지속

교보자산신탁은 2011년 자산관리회사(AMC) 설립인가를 받고 리츠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부동산신탁사 중에서는 한국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에 이어 네 번째로 인가를 얻었다.

하지만 이후 사업 확대 속도가 지지부진했다. 두 번째 리츠를 만들기까지 2년 넘게 신규 사업을 하지 못했다. 2014년에 리츠 3개를 만들며 다시 속도를 내는 듯했지만, 2016년 후 2018년까지 내리 신규 리츠가 없다가 작년에서야 리츠 1개를 추가했다. 리츠 AMC 인가를 받은 후 총 8건의 사업을 하는데 그친 셈이다.

2018년부터 상업용 부동산 리츠 확대를 위해 꾸준히 시장을 노크했지만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2018년 3월 JW타워 입찰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자금 조달에 실패해 우협 지위를 잃었다. 같은 해 10월 상암 디지털드림타워 매각에서는 막판까지 경합했던 운용사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지만 딜 클로징 관련 이슈가 불거지면서 밀려났다.

지난해도 난항이 이어지긴 마찬가지였다. 교보자산신탁은 2019년 3월 동분서주 끝에 롯데시네마 인덕원점과 경산점 입찰전에서 2곳 모두 우협이 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인수를 위해 리츠를 만들고 국토교통부 인가까지 마쳤는데, 임대차 계약의 세부적인 내용을 두고 이견이 발생하면서 거래가 막판 결렬됐다.

숨통이 트인 것은 지난해 7월경이다. 서울 테헤란로 삼성동빌딩 매입에 성공하면서 그간 부진했던 상업용 부동산 리츠에서 축포를 올렸다. 당시 교보자산신탁의 지분 50%를 보유 중이던 삼성생명이 우선매수권을 부여해 준 덕분이다. 거래금액은 2330억원 규모였다.

교보자산신탁 측은 이 기세를 몰아 올해 리츠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에 교보리얼코 출신인 강영욱 상무를 포함해 총 3명의 경력직을 영입했다. 현재 리츠사업부 인원은 총 12명, 이 가운데 자산운용전문인력은 5명이다.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인력재배치도 진행했다.

실제 올해 서울 영등포 영시티를 포함해 벌써 두건의 입찰에 도전장을 내며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보자산신탁 관계자는 "두건 모두 아쉽게 실패로 돌아갔지만 아직 본격화 초기 단계"라며 "대형 오피스 중심으로 물건을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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