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리츠, 밸류플러스 기초자산서 '호텔' 제외 [코로나19 파장]업황 악화 '영업변경인가 신청·공모액 축소' IPO 시기 미정
이명관 기자공개 2020-03-23 08:18:2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3: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리츠 '이지스밸류플러스'의 구조를 변경한다. 제주 켄싱턴호텔과 서울 태평로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삼을 예정이었으나 여기서 호텔을 배제키로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호텔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호텔업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기초자산이 변경되면서 공모 규모도 절반가량 축소될 전망이다. 예상 공모액은 1000억원 선이다. 다만 기업공개(IPO)가 언제 다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탓에 투심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 리츠 변경인가 신청 '켄싱턴호텔' 배제
20일 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달 17일 국토교통부에 이지스밸류플러스의 영업변경인가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인가를 받은 리츠가 사업 계획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때 변경인가를 신청한다. 앞서 이지스밸류플러스는 작년 9월 영업인가를 받았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이번에 변경인가를 신청한 것은 이지스밸류플러스의 구조에 손을 봤기 때문이다. 기존 이지스밸류플러스는 모자형 리츠 형태로 추진했다. 모자형 리츠는 모리츠를 만들고 여러 개의 자리츠를 만들어 최종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형태다. IPO 대상인 모리츠가 일종의 허브리츠 역할을 맡는다. 그런데 기초자산에 변화가 있으면서 굳이 모자형으로 리츠 구조를 짤 필요가 없어졌다.
이지스밸류플러스의 기초자산은 당초 또다른 리츠 '이지스밸류플러스호텔'과 '이지스밸류플러스오피스' 지분 100%였다. 이지스밸류플러스가 모리츠가 되고 아래 다른 2개의 자리츠를 두는 형태였다.
이지스밸류플러스호텔은 제주 켄싱턴호텔을 매입하기 위해 설정된 펀드인 이지스289호의 수익증권을 매입하기 위해 설립된 리츠다. 현재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289호를 통해 SK디앤디로부터 제주 켄싱턴호텔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지스밸류플러스오피스는 서울 태평로빌딩을 매입해 운용 중인 펀드 '이지스97호'의 수익증권을 매입하기 위해 설립된 리츠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은 2016년말 태평로빌딩을 매입했다.
두 개의 자산 중 이번 사업계획 변경을 거치면서 이지스밸류플러호텔이 기초자산에서 제외됐다. 악화된 호텔 업황 탓이다.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탓에 국내 호텔 업황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여행객도 수요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업황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호텔 업황이 악화되면서 예약률이 상당히 떨어졌고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IPO 과정에서 투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지스자산운용이 호텔을 배제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호텔이 제외되면서 중간 비히클(vehicle, 투자수단)이었던 이지스밸류플러스오피스를 거치지 않고, 이지스밸류플러스가 직접 태평로빌딩의 수익증권을 매입하는 형태로 구조가 단순화된다.
◇ 공모규모 축소 전망, 1000억대 예상
기초자산 변경에 따라 이지스밸류플러스의 공모 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다. 최초 기초자산의 총 자산은 5400억원 선이다. 자산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자산매입 가격은 켄싱턴호텔의 경우 2400억원이다. 켄싱턴호텔은 선매입 형태로 인수를 추진 중으로 소유권 이전은 오는 10월 준공시점에 맞춰서 이뤄질 예정이다. 태평로 빌딩의 매입가는 3025억원이다.
여기서 공모 대상은 수익증권이다. 자산 매입 과정에서 에쿼티로 조달한 금액으로 봐도 무방하다. 켄싱턴호텔의 경우 에쿼티는 1100억원 선이다. 태평로빌딩은 1130억원가량 된다. 여기에 예비비가 고려돼 예상 공모액은 대략 2365억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켄싱턴호텔이 빠지면서 이지스밸류플러스의 총 자산은 3000억원대로 축소된다. 공모규모 역시 1000억원 초반대로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리츠 변경인가를 신청했지만 IPO 시기도 미정이다. 오는 4월부터 증권신고서 제출이 가능하지만 코로나19로 투심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IPO 시기를 고심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밸류플러스 IPO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계속된 악재와 마주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처음으로 증시 입성을 노렸을 땐 금융당국의 제재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모자형 리츠의 구조를 문제 삼았다. 이후 법령이 개정되면서 증시 입성의 길이 열렸지만 이번엔 코로나19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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