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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점유해도 매출 2조…매년 두배 성장” [IPO & CEO]①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 “대기업도 포기한 높은 진입장벽”

이경주 기자공개 2020-04-14 08:46:3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토종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가 코로나19 한파에도 기업공개(IPO)에 도전한 건 '근자감(근거 있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창업주 김대일(사진) 대표가 현장에서 느끼는 공유오피스에 대한 수요는 예상보다 크고 강렬했다. 직원 몇 명과 작게 운영하려던 회사가 5년 만에 매출이 400억원이 넘었다. 또 대기업도 시장진출을 시도했다가 포기하는 걸 지켜보면서 진입장벽도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

회사 성장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잠재고객을 20%만 잡아도 매출이 2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향후 수년 두배씩 성장…희망 아닌 시장 요구

최근 패스트파이브 강남 5호점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강남 5호점은 올 2월 개점한 20번째 지점이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는 시기지만 이곳은 입주한 기업직원들로 붐볐다. 김 대표 설명에 따르면 개점 두 달 만에 오피스 1500개실 중 약 1200개실(80%)이 찼다. 천재지변에도 공유오피스에 대한 수요는 견고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줬다.

왜 사람들은 공유오피스를 찾는 걸까. 김 대표는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반대로 일반오피스를 생각하면 쉽다. 자신을 중소기업 사장이라고 가정하자. 사무실을 구하려면 중개인을 통해 매물을 둘러봐야 한다. 가격(임차료), 입지(역세권인지 아닌지) 조건이 맞는 곳을 정해 보증금을 내고 임대차 계약을 맺는다. 그 다음엔 업무환경에 맞게 가구를 들이고 인테리어를 한다. 사무실 청소나 비품관리는 따로 부담해야 한다.

패스트파이브는 이 과정을 모두 생략한다. 1인당 월세 40만원만 지급하면 역세권 입지에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춘 사무실을 택해 바로 쓸 수 있다. 보증금, 인테리어, 관리비용 등은 안 받는다. 노트북만 들고 오라는 이유다. 건물주는 공실율을 줄여서 좋고, 소비자는 손쉽게 사무실을 갖출 수 있다. 패스트파이브를 ‘공유오피스’ 기업으로 부르는 이유다.

김 대표는 “패스트파이브는 역세권에 좋은 인테리어를 한 일반오피스에 비해선 저렴하고, 비역세권의 허름한 일반오피스보다는 비싼 형태로 포지셔닝이 돼 있다”며 “여기에 입주계약 등 전 과정을 패스트파이브가 챙기기 때문에 회원들이 편리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입주사 중엔 회사가 커져 독립된 사무실을 만들고자 떠나는 분들도 계신데 다시 패스트파이브로 돌아온다”며 “사무실을 세팅하고 운용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공유오피스 시장 지속과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이유다. 이미 3년간 연평균 150% 증가률로 고공성장했다. 매출이 2016년 25억원에서 지난해 425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성장 초기다.

김 대표는 “공유오피스 주요 연령층은 20~40대가 90%이고 업종은 서비스업쪽 SMB(small market business)나 중소·중견기업, 외국기업 한국지사, 대기업 TF(테스크포스) 등”이라며 “이 기준으로 잠재고객을 추산해 보니 200만명가량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 입주회원은 1만5000명, 경쟁사를 다합해도 3만명에 그친다. 앞으로도 매년 10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200만명 중 20%(40만명)만 흡수해도 연 매출은 2조원 규모가 된다”고 말했다.

◇왜 패스트파이브 인가?…입주자가 택한 이유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패스트파이브가 시장선점 능력이 있느냐다. IPO 흥행 당락을 가를 요인이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고 있다. 대기업도 시장 진입을 시도했다가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진입장벽이 높다.

공유오피스업을 지속하려면 수익성과 컨텐츠 경쟁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 공유오피스는 건물 업무시설을 통으로 장기임차하고 공간을 잘게 쪼게 입주민들에게 재임차해 받는 임차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수익성을 갖추려면 사업 첫 단계인 건물주 임차계약을 저렴하게 해야 한다. 첫 단계에 실패하면 입주민들에 대한 임차료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입주민 임차료를 낮추면 경우 적자 수익구조가 된다.

컨텐츠는 커뮤니티 운영 역량이다. 패스트파이브는 공유오피스 최초로 최근 논현지점에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더불어 저렴한 가격의 필라테스 존 이용권, 반값 명함, 주변 맛집 할인권 등 다양한 복지책을 제공하고 있다.

쉬워 보일 수 있지만 한 회사가 전부 잘하기 쉽지 않은 일들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공유오피스 특징이 한 회사가 전문성이 필요한 쉽지 않은 업무를 동시해 잘해야 된다는 것”이라며 “A사는 공간은 예쁘게 잘 꾸미는데 부동산 계약을 비싸게 해 공실율이 지점별로 20~50%에 이르고, B사는 공실률을 낮추려고 오피스를 박리다매로 판매해 손실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들 역시 4~5개사가 2~3년전부터 시장 진입을 시도했다가 1개 지점을 내는데 그치고 있다”며 “일부 대기업은 사업을 포기하려고 임대차 계약 승계를 최근 패스트파이브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스트파이브는 4월 기준 국내 1위 시장 지위를 갖추고 있다. 지점수(23개)와 입주자수(1만5000명), 공실률(3%) 등 모든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지점별 부동산 계약도 양호한 조건으로 체결해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구조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EBITDA는 31억원이다.

김 대표는 "패스트파이브에 가면 다른 곳에서 누리지 못하는 것이 많고, 기본이 잘 돼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이렇게 운영을 하면서 사업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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