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플로, 반도체 배관 국산화한 '삼성·하이닉스' 벤더 [소부장 IPO 점검]⑮6월 예심청구, 패스트트랙 도전…코로나19 디스카운트 변수
강철 기자공개 2020-04-14 08:47:57
[편집자주]
바야흐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시대가 열렸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 의지와 반도체, 2차전지, 5G 등 전방 산업의 선방에 소부장 기업의 상장이 줄을 잇고 있다. 일단 소부장 IPO의 스타트를 끊은 선발 주자는 공모와 유통 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 IPO의 바통을 이어받는 후발 기업도 선전을 벌일 수 있을지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용 배관 부품 제조사인 아스플로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례를 통한 증시 입성을 본격 추진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둔 소부장 기업'이라는 자신감은 시장 침체에 개의치 않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게 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아스플로의 6년 전 밸류에이션은 약 112억원이었다. 외형과 수익성이 대거 늘어난 현 시점의 기업가치는 112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상장 철회 기업이 속출하는 점은 밸류에이션을 낮출 수 있는 변수다.
◇ '삼성전자·SK하아닉스'에 배관부품 공급…6월 이후 예심 청구
아스플로(ASFLOW)는 오는 6월 말 실적 결산을 완료하는대로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현재 IPO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원활한 코스닥 입성을 위한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양사는 2019년 초 상장 주관 계약을 맺고 연내 IPO를 타진했다. 다만 불안정한 증시가 야기한 투자금융(IB) 시장 침체를 감안해 예비심사 청구 시점을 1년 넘게 미뤘다. 수요예측 흥행과 적절한 기업가치 평가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스플로는 2000년 5월 설립된 반도체용 배관 부품 제조사다. 반도체 장비와 고순도 특수가스 라인에 쓰이는 스테인리스 튜브, 파이프, 피팅, 밸브, 압력 조정기, 필터 디퓨저 등을 양산한다. 창업자인 강두홍 아스플로 대표는 반도체용 배관 부품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전문가로 유명하다.
최대 고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이들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다양한 종류의 배관 부품을 납품하며 연간 500억~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연속으로 흑자를 달성하는 등 수익성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중이다.
아스플로와 미래에셋대우는 '소부장 특례'를 통한 증시 입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소부장 기업의 상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9월 마련됐다. 소부장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는 기업은 예비심사 기간 축소, 기술성 평가 간소화 등의 혜택을 얻는다.
제도가 도입된 후 소부장 특례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대거 늘어났다. 코로나19로 IPO 시장이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상황에서도 소부장 기업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아스플로가 1년 넘게 미룬 상장에 속도를 내는 근간에도 소부장 특례가 자리잡고 있다.
◇ 2014년 밸류 112억, 6년새 급성장…코로나19 디스카운트 변수
아스플로가 오는 6월 이후 IPO 나서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그간 시장에서 평가한 기업가치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투자를 유치하며 평가받은 밸류에이션은 예비심사 청구서에 제출할 희망 공모가 밴드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참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플로는 반도체용 배관 부품의 국산화 연구를 본격 시작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운영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유상증자를 단행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증자 외에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증권도 발행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코메스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등이 자금을 지원했다.
사실상의 마지막 자금 조달이 이뤄진 2014년 8월의 투자 단가는 주당 3000원(액면가 500원)이다. 이 단가에 당시 발행주식 총수인 374만0460주를 적용한 6년 전 기업가치는 약 112억원이다.
아스플로의 2014년 매출액은 2018년의 3분의 1 수준인 183억원이었다. 영업이익 규모도 2018년보다 60억~70억원가량 작았다. 이를 감안할 때 올해 반기까지 포함한 실적을 토대로 산정하는 상장 밸류에이션은 112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SCM생명과학, 엔에프씨, LS이브이코리아, 메타넷엠플랫폼 등 상장 시점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점은 기업가치를 낮출 수 있는 변수다. 실제로 엘이티를 포함해 상장을 목전에 둔 소부장 기업들은 밸류에이션이 당초 제시한 수준보다 낮아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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