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IB투자, 에코마이스터 인수…FI 구원투수 등판 [오너십 시프트]①CB 채권자, 출자전환 결정…유동성 위험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 집중
방글아 기자공개 2020-04-17 08:18:33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4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 하락으로 과도한 전환사채(CB) 풋옵션 부담을 안고 있던 에코마이스터에 신기술금융사 시너지IB투자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CB 등 메자닌(Mezzanine) 투자에 강점을 지닌 시너지IB투자를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으면서 에코마이스터 CB 채권자들도 풋옵션 청구 대신 출자전환을 선택했다. 사실상 존폐를 가를 수준이었던 유동성 위험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에코마이스터는 지난 8일 최대주주가 창업주 2세 오상윤 대표이사에서 시너지IB투자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시너지IB투자는 에코마이스터가 지난달 말 진행한 전환우선주 유상증자에서 가장 많은 555만7378주(20.25%)를 배정받으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시너지IB투자 지배주주 구자형 회장도 개인 자격으로 참여해 79만3911주(2.89%)를 배정받아 책임 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에코마이스터 CB 채권자였던 증권사 5곳도 유증에 참여해 시너지IB투자 경영 체제에 힘을 보탰다.
시너지IB투자는 여의도 증권가에서 손꼽히는 투자자 출신 기업가 구자형 시너지투자그룹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메자닌 전문 투자기관이다. 업력 13년차 투자자문기관인 '시너지투자자문'을 계열사로 두고 오랜 기간 메자닌 투자에 집중해 관련 업계에서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이번 시너지IB투자의 인수 결정으로 에코마이스터는 단숨에 중견그룹 수준의 계열사 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 '구자형 회장→시너지파트너스→시너지IB투자→에코마이스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진 탓이다.
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인 시너지파트너스는 연결 기준 3008억원의 자산을 보유 중이며 바이오사업 중간지주사 격인 시노지이노베이션은 아래로 4개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동안 환경·철도 전문기업 에코마이스터의 지배구조는 단순했다. 지분율 9.42%를 보유한 오상윤 대표를 정점으로 비즈마이스터, 에코그릿, 에코큐빅타이 등 3개사를 비상장 종속회사로 뒀다.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율도 11.29%로 낮은 수준이었다. 에코마이스터의 연결 자산는 756억원 규모였다.
이번에 시너지IB투자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CB 채권자들의 출자전환이 이뤄지면서 에코마이스터 부채는 상당 부분 자본으로 전환됐다. 출자전환된 CB는 2018~2019년 사이 발행한 것으로 NC보링 등 철도사업부 설비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목적이었다.
에코마이스터는 2018년 3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후 1년가량 사채를 집중적으로 발행하면서 외형을 확대했다. 세계 최초로 친환경 슬래그 처리 특허 기술인 'SAT(Slag Atomizing Technology)'를 개발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기관투자자들이 호응한 결과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실적은 저조했다. 2017년 비교적 양호한 실적에도 금융비용과 환평가손실 영향으로 순손실을 냈고 이듬해부터 85억원의 경상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도 손실 폭은 줄었지만 1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에 에코마이스터 주가는 급락세를 탔다. 2018년 5월과 지난해 초 전환가 각각 1만81원, 1만1789원에 발행한 5회차, 6회차 CB가 지난해 상반기 계약상 최저한도(70%)로 전환가를 갱신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주가 하락이 지속돼 상장가격(5200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200원대 안팎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채권자들이 전환 시 대규모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면서 풋옵션 청구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가 대두됐다.
에코마이스터의 지난해 말 기준 미상환 CB(5~6회차)는 220억원, 미행사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2~3회차)는 52억원이다. 해외 자회사의 매출채권 회수 불발로 지난달 차입금 10억원가량을 연체하는 상황에 이르렀던 만큼 CB 채권자들의 풋옵션 청구가 더해지면 현금흐름이 완전히 막혀버리는 자금경색 위험을 안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시너지IB투자를 최대주주로 맞으며 반전을 맞았다. 채권자들이 상환 청구 대신 '기다림'을 택하면서 유동성 위기에서 한시름 놓게 됐다. 이번 출자전환으로 에코마이스터의 전체 부채 중에서 178억원 가량이 자본으로 전환됐다. 이에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과 비교해 300%포인트가량 줄어든 140%대로 추산됐다.
유동성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에코마이스터는 추진하던 철도사업 투자를 비롯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에코마이스터는 철도사업 신규 수주와 환경사업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너지IB투자 관계자는 "단기 차익이 아닌 중장기 관점에서 에코마이스터 투자를 결정했다"며 "(1년간의 다른) 재무적 투자자들의 보호예수기간과 상관없이 단기적으로 경영개선, 궁극적으로 우량 코스닥 상장사로 성장할 때까지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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