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인보사, 미국 임상 자금 여력은? 현금 480억으로 당초 계획상 3년 투자비 충당 가능…임상 보류에 따른 추가 비용이 관건
강인효 기자공개 2020-04-14 08:25:0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티슈진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승인받으면서 향후 임상이 순항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코오롱티슈진은 앞으로 3년간 500억원 정도를 미국 임상 3상 비용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보유한 현금으로 이 정도 비용은 충당이 가능해 보인다.다만 지난해 임상 보류로 임상 완료 시점이 연기되며 인보사의 상업화 계획이 수정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추가적인 임상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회사 측은 현재 보유 중인 자체 자금으로 충당한다는 입장인데 임상 진행 상황에 따라 글로벌 빅파마로의 라이선스 아웃 등도 고려 대상이다.
13일 코오롱티슈진에 따르면 회사는 2017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약 1994억원)을 조달했다. 당시 회사는 이 자금의 대부분인 1546억원을 2017년 11월부터 2023년까지 총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쓸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미국 임상 3상 비용에 투입되는 비용은 1221억원이었다.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개발 프로세스는 2018년까지 400억원을 소요한 뒤 2019년 326억원, 2020년 256억원, 2021년 135억원, 2022년 96억원 등이 소요되는 일정이었다. 환자를 모집해 이를 투약하고 경과를 관찰하는 프로세스인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임상 비용이 줄어든다.
미국 임상 3상은 인보사를 한 번 투여한 후 2년의 관찰 기간을 두고 있다. 2023년까지 임상 3상을 마무리 짓고 2025년에 상업화하는 것이 목표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인보사 개발에 자금을 투입해왔다. 지난해 인보사 주성분 변경 논란이 생기면서 작년 5월부터 1년여간 미국 임상이 보류된 상태여서 기존 계획의 투자비 집행은 잠정 보류된 상태였다.
어림잡아 2019년 투자예정비 일부와 2020~2022년에 투입할 연구개발비가 남아 있는 셈이다. 코오롱티슈진의 당초 투자 계획이라면 2020~2022년 투자예정비 488억원이다. 여기에 2019년에 미집행한 연구개발비를 추가로 투입할 경우 백억원 단위의 추가 투자비가 투입돼야 한다.
2019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2019년말 기준 480억원가량(3931만달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인 약 549억원(4568만달러)보다는 조금 감소했지만, 2018년 약 204억원(1824만달러)보다는 2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 정도 보유 현금으론 연구개발비를 충분히 감당할만하다. 하지만 2019년 미집행 투자비와 추가 경비가 변수다.
또 인보사의 주성분 변경 논란으로 임상이 1년 가까이 보류된 상황 뒤에 이를 재개하는 만큼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미국 내 인보사 임상 환자 모집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현재 자체 자금으로 미국 임상 3상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다”면서도 “다만 향후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임상 및 R&D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글로벌 빅파마와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 등을 추진할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당장 최대주주인 ㈜코오롱을 비롯한 코오롱그룹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는 방안 등에 대해서는 “이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말을 아꼈다.
코오롱티슈진은 2015년 5월 FDA로부터 인보사에 대한 미국 임상 3상을 승인받은 이후 매년 급격하게 R&D 비용이 증가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015년 이후 작년 3분기까지 총 877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했다.
미국 임상의 경우 2018년 11월부터 미국 내 주요 거점 60개 병원에서 본격적으로 인보사 투약을 시작했다. 1020명의 임상 환자에게 인보사를 투여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까지 인보사 임상 3상을 끝낸 뒤 임상 자료 분석을 마치고 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 신청(BLA)을 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보사 주성분 변경 논란이 일자 FDA는 작년 5월 미국 임상 3상을 ‘보류(Clinical Hold)’했다. 이로 인해 임상 3상 완료 시점도 당초보다 2년이나 늦어지게 됐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FDA로부터 인보사 임상 3상 재개 결정을 받는대로 해당 임상을 가속화해 2023년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새로 제시했다. 이어 2024년 중 BLA 신청, 2025년 중 BLA 승인을 받아 본격적인 신약의 판매를 개시한다는 일정이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임상시험 환자 동의 서류와 임상시험계획서를 30일 이내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관련 후속 절차를 거친 후에 임상 환자에게 투약을 재개할 예정인데, 올해 안으로 인보사 투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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