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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성장' 에이치피오, 원재료 독점권 유지 관건 [IPO 기업분석]작년 매출 515억, 영업익 100억…경쟁력 원천, '기술' 보다 '교섭력'

이경주 기자공개 2020-04-16 14:47:3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4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추진을 공식화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유망주 에이치피오(H.PIO)가 작년에도 탁월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전년에 비해 모두 30% 이상 늘어나는 알짜 성장을 이뤘다.

강력한 비결이 있다. 글로벌 1위 유산균 업체 크리스찬 한센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이다. 주력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인 ‘덴프스’를 크리스찬 한센 유산균으로 만들고 있고, 또 국내 홈쇼핑 독점 판권까지 확보하고 있다. 덕분에 커가는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수요를 손쉽게 흡수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사업모델은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 경쟁력이 외부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 여부가 IPO흥행을 가를 것이란 관측이다.

◇작년 매출 35%, 영업익 40% 확대…이익률 20% '알짜 성장'

에이치피오는 지난해 매출 515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35%, 영업이익은 39.7%늘어난 수치다. 반짝 성장이 아니다. 2016년 234억원이던 매출이 2018년 282억원, 2018년 381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포함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30%에 이른다. 수익성까지 갖춘 성장이다. 영업이익률은 2016년 12.9%에서 지난해 19.6%로 치솟았다.


기본 배경은 시장 성장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홍삼이나 비타민을 제치고 최근 수년간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는 2017년 4657억원, 2018년 5424억원, 지난해 6444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2년 연평균성장률이 17.6%다.

에이치피오 성장률(2017~2019 평균 35%)은 시장 성장률(17.6%)의 두 배다. 늘어나는 시장 수요를 흡수하는 것을 넘어 점유율을 확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치다.

◇1위 원재료+홈쇼핑 독점이 비결…'양날의 칼' 될수도

에이치피오는 사업파트너와의 강력한 교섭력이 경쟁력이다. 에이치피오는 2012년 4월 GS홈쇼핑 영업팀 출신인 이현용 사장이 설립한 회사다. 이 사장은 홈쇼핑에서 쌓은 판매 노하우를 기반으로 창업했다. 제품 기획력과 영업에서 수완을 발휘했다. 어떤 제품이 잘 팔릴지 보는 눈이 있었다. 프리미엄 프로바이틱스 시장에 도전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최정상급 원재료 수급에 나섰다.

2013년 글로벌 유산균 1위 회사인 '크리스찬 한센'을 직접 찾아가 프로바이오틱스용 유산균 공급협상을 벌였다. '크리스찬 한센'이 내건 시험(일부 물량 판매)을 통과하며 국내 홈쇼핑 물량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했다. 크리스찬 한센 유산균을 사용한 제품은 에이치피오 외에 홈쇼핑에서 판매할 수 없다.

에이치피오가 수익성까지 갖춘 건 크리스찬 한센 덕에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된 것에 더해 홈쇼핑 독점권까지 확보한 영향이다. 에이치피오 성장 비결이자 미래도 책임질 근간이다.

다만 크리스찬 한센에 기댄 경쟁력은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파트너십이 흔들릴 경우 사업기반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 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커지면 경쟁사가 더 나은 조건을 내세워 크리스찬 한센 파트너 자리를 노릴 수 있다. 기본적으로 크리스찬 한센에 주도권이 있는 사업구조 탓에 향후 수익성도 가변적일 수 있다.

다른 건기식이나 바이오업체에는 없는 리스크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고유기술이나 자체 개발한 원재료를 경쟁력으로 하고 있다. 작년 상장한 프로바이오틱스 업체 팜스빌은 매년 매출의 4~5% 가량을 마이크로바이옴과 같은 소재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때문에 크리스찬 한센과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나 매출 다변화 계획이 IPO 흥행을 결정지을 것이란 관측이다.

에이치피오는 M&A(인수합병)와 해외 진출로 매출 다변화는 이미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건기식업체 비오팜 지분 25%를 60억원에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비오팜은 상당한 규모와 수익성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매출 218억원, 영업이익은 34억원이다. 에이치피오는 비오팜 인수로 일괄생산체계를 갖출 수 있을 뿐 더러 외부 OEM 매출이 추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비오팜은 녹십자와 종근당 등 국내 다수의 제약사와 건기식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에이치피오는 2018년 중국법인 상해효성무역유한공사를 세워 중국시장 대응도 시작했다. 중국용 인스타그램을 운용해 제품 홍보와 유통을 하고 있다. 올 초에는 중국법인에 추가 출자를 단행해 지분율을 기존 61.45%에서 70%수준으로 확대했다.

◇올해도 고공성장 유력…M&A 효과까지 반영

올해 분위기는 좋다. 코로나19 파장이 오히려 제품 수요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로바이오틱스가 면역력에 도움을 준다는 인식 덕이다. 더불어 올해는 작년 일부만 반영된 M&A효과가 온전히 반영된다. 작년 에이치피오 연결실적엔 비오팜 실적이 11~12월치만 포함됐다. 이 기간 비오팜 매출은 39억원이다. 나머지 180억원 가량이 에이치피오 연결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찾으면서 올해는 호실적을 기록한 작년보다도 분위기가 훨씬 좋다”며 “올해 1분기에 이미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추가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에이치피오는 홈쇼핑이 주요 판매채널인 덕에 방송판매수수료가 핵심 영업비용이다. 그런데 작년 판매수수료 비중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매출이 커질수록 수익성이 더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작년 방송판매수수료 비용은 179억원으로 전년(146억원)에 비해 22.4% 늘었다. 매출증가율(35%)을 12.6%포인트 하회했다. 이에 같은 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8%에서 34%로 4%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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