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동장, '퀀터멘털' 전략으로 승부수" [thebell interview]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 이현준 대표·윤만중 CIO
정유현 기자공개 2020-04-20 08:13:04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이벤트다. 지난 몇 십년간 패시브 방식으로 투자를 해서 이익이 났지만 경제에 큰 손실을 준 이번 이벤트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기존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매니저의 역량이 가미된 액티브 퀀트가 주목을 받을 것이고 저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설립 4년차를 맞는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 이현준 대표(사진)의 2020년 포부는 남다르다. 지난해 창립 멤버가 떠난 자리를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을 영입하며 새롭게 조직 세팅을 마쳤다. 새로운 멤버들과 기존의 철학에 새로운 전략을 가미한 신상품을 구상했고 전략대로 실행해 나가는 중에 코로나19라는 '빅 이벤트'가 발생했다.

IMF,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등 금융 시장 위기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동반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변동성도 글로벌 경제 및 투자 방식에도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패시브 위주로 시장이 돌아가다보니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은 퀀트 전문 하우스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현재의 매크로 상황을 기회로 삼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현준 대표가 주목한 지역은 미국으로 퀀트와 펀더멘털을 혼용한 '퀀터멘털' 기법을 통해 수익을 추구할 방침이다.
이현준 대표는 "그동안 퀀트 하우스를 표방했지만 시장이 저희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지 않아 퀀트가 전략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다"며 "글로벌 매크로가 변하는 만큼 퀀트를 활용하되 펀더멘털적인 요소를 가미할 수 있는 전략에 집중하고 싶었고 회사의 방향과 마음이 맞는 인재들이 합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합류한 윤만중 CIO(사진)가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에 합류한 것도 하우스 전략 다각화의 일환이었다. 윤 CIO는 미국 윌리암스 컬리지(Williams College)에서 경제학과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리먼브라더스, 맥킨지, 메릴린치증권을 거쳐 2016년 NH-CA자산운용(현 NH아문디자산운용)으로 옮기며 자산운용업계와 연을 맺었다.
미국에서 20년 이상의 리서치와 컨설팅 경험이 있는 윤 CIO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운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현지 운용사와 협업을 통해 글로벌 투자 상품을 제시하는 수준이었다면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은 현지에서 직접 운용하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미국이 각 종목의 특성이 다른 지역보다 강한만큼 현지 특화된 효과적인 운용을 통해 수익을 추구할 방침이다.
◇ 퀀트 분석과 액티브 매니저 융합 '퀀터멘털'로 승부
퀀터멘털(Quantamental)이란 퀀트와 펀더멘털을 합친 용어이다. 계량분석(퀀트 투자)과 펀더멘털 분석(액티브 투자)을 모두 사용하는 투자방법론을 의미 한다.
윤 CIO는 "미국에서 퀀트 전략이 주목받다보니 여러 하우스들이 같은 기법으로 접근을 하다보니 더이상은 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 됐고 변화가 필요했다"며 "펀더멘털과 퀀트 사이에서 각자의 부족함을 메우고 시장을 이기기 위해 퀀트와 펀더멘털을 융합한 전략으로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고 설명했다.
이현준 대표가 퀀트 전문가라면 윤 CIO는 펀더멘털 전문가다. 그 사이의 중간자 역할은 지난해 합류한 부은영 이사가 담당한다. 이 대표는 "퀀트와 펀더멘털 분야는 각각의 어프로치가 다르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힘들지만 서로 협력을 하고 배우면서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과거와 달리 매니저의 역량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어 이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퀀터멘털 전략 도입 초기에는 계량 분석에 의한 1차로 퀀트 스크리닝을 거치고 2차로 펀드 매니저의 직관과 정성적인 분석을 통해 최종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최근에는 투자 의사결정 전반을 알고리즘으로 만들고 대체 데이터의 사용 및 분석, 리스크 관리 등에 전반적으로 퀀트 분석을 활용하기도 한다. 미국의 블랙록 뿐 아니라 글로벌 전반적으로 최근 10년 간 퀀터멘털 방법을 쓰는 펀드의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윤 CIO는 "리스크가 있는 종목을 보유하려면 리스크별로 시나리오를 점검한다"며 "종목별로 리스크 상황을 계산해서 그걸 담아낼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만든 다음에 퀀터멘털 어프로치를 접목 시켜서 운용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 정직한 운용의 중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는 시기로 정직한 운용을 하되 지금 저금리 등이 고착된 이 시대에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투자 접근방식을 찾고자 한다"며 "퀀터멘털 전략이 성공한다면 정직하게 금융 수익이 필요한 고객들에게 나눠드릴 수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퀀터멘털 미국주식' 론칭, PBS·판매사 '삼성증권' 첫 거래
새로운 전략을 위해 최근 설정한 펀드가 '루트엔글로벌퀀터멘털미국주식전문투자사모신탁'이다. 설정액은 3억원으로 아직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지는 않았다. 현재는 베타테스트 개념으로 운용하고 있다. 운용이 본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이 들었을 때 본격적으로 아웃사이드의 투자가들을 모집할 예정이다.
퀀더멘털 미국주식 펀드가 새로운 전략만큼 주목받고 있는 것은 판매사와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가 삼성증권이라는 점이다. 이 대표는 "최근에 PBS들이 펀드에 담보 비율을 높였는데 저희 펀드의 경우 그동안 약속대로 운용하면서 신뢰를 쌓은 영향에 모 증권사 PBS에서 담보 비율 상향 유예를 받았었다"며 "성과가 나올땐 나오고 말한대로 하는 운용사라는 인식이 생긴 덕분에 삼성증권에서도 이 부분을 좋게 보고 계약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주요 자산은 미국 주식이며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성장과 인플레이션 국면별로 적합한 자산들에 균형 분산투자해 위험을 분산함으로써 중장기적인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추구한다. 윤 CIO는 "지난 7년간 미국 시장에 투자하면서 연평균 30% 수익률을 낸 트랙 레코드를 보유하면서 종목 셀렉션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며 "부족한 부분을 루트엔자산운용의 퀀트 모델을 접목해 변동성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윤 CIO의 종목 발굴 능력과 퀀트 모델로 코어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30%는 ETF 등으로 리스크 헤지를 진행할 예정이다.
윤 상무는 펀드 운용을 위해 최근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미국 주식은 현지에서 액티브하게 운용을 하는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 헤지펀드가 현지에 나가서 커버할 수 있는 지역 상품은 대부분 홍콩, 싱가포르 등 이머징 마켓에 불과했지만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은 미국에 승부수를 띄웠다. 이 대표는 "한국에 미국 스페셜리스트가 없는 이유는 현지에서 운용을 하는게 효과적인데 쉽지 않아 외국사와 협업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며 "미국에서는 컨퍼런스와 기업 방문이 잦고 회사 재무 담당 이사나 CEO 등이 모여서 모임을 많이 한다. 미국 현지업체에만 맡겨 두면 반응이 느려서 운용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현재 어려움은 있지만 미국에서 기반을 두고 운용을 하는 점을 장점으로 삼아서 회사의 강점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통해 장기적으로는 연기금과 법인 등의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루트엔글로벌만의 운용 방식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수익률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이 대표는 "내부에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운용사, 고객에게는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는 운용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며 "시장은 어렵지만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면서 한발 한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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