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서버엔진 자회사 넷텐션 투자금 손상처리 2017년 상장 직전 인수한 자회사…장부가 34억→0으로
성상우 기자공개 2020-04-20 08:09:1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7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펄어비스가 지난 2017년 인수한 서버 엔진 개발사 '넷텐션'에 대한 투자금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 인수 이전부터 고착화된 만성적인 자본잠식 구조가 해소되지 않았고, 지난해 기록한 큰 폭의 실적 부진도 겹쳤다.단기 실적 부진에 의한 일시적인 가치 평가 변동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넷텐션 고유 사업인 게임 서버 엔진 개발 및 서비스는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6일 회사측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100% 자회사로 보유 중인 넷텐션에 대한 투자금 전액을 손상 처리했다. 2018년 기준 20억원 수준이었던 넷텐션 장부가치는 지난해 중 34억원 규모까지 올랐으나 기말 기준 0원이 됐다. 투자 주식의 장부가치 전액을 회수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회사측은 "넷텐션의 순자산가액보다 장부상 종속기업투자금액이 월등히 높고, 넷텐션 인수 후 누적손실 발생 및 향후 이익발생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투자금액이 넷텐션의 실제가치에 비해 높다는 판단하에 손상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텐션은 지난 2017년 펄어비스가 코스닥에 상장되기 직전 인수한 게임 서버 및 네트워크 엔진 개발 업체다. 펄어비스는 당시 상장 시점보다 3개월 앞선 6월부터 2개월간 두 차례에 걸쳐 넷텐션 지분 20%와 80%를 순차적으로 매입,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넷텐션은 2008년부터 서버 및 네트워크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온 업체다. 현 배현직 대표가 창업자다. 클라이언트와 서버, 클라이언트와 클라이언트 사이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강점으로 꼽힌다. 대규모 온라인게임은 물론 모바일게임에서 쓰이는 서버와 네트워크 엔진 등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최고 수준 업체로 꼽힌다. 이 회사 제품은 2017년 피인수 당시 마비노기 영웅전,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 나이츠를 비롯해 250여개에 달하는 온라인 및 모바일 프로젝트에서 사용 중이었다.
넷텐션의 대표 제품은 게임 서버 엔진 프로그램 '프라우드넷'이다. 국내 점유율 1위 게임 서버엔진 솔루션이다. 약 80%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같은 이유로 펄어비스의 넷텐션 인수 당시 업계에 화제가 된 바 있다.
인수 당시 업계는 펄어비스의 넷텐션 인수가 양측에 시너지 효과를 줄 것으로 봤다. 펄어비스는 넷텐션 인수를 통해 네트워크 기술력을 보강하는 등 개발능력을 끌어올리고, 넷텐션 역시 자금 지원 등을 통해 게임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윈윈 구조가 될 것이란 관측이었다. 넷텐션을 통해 확보한 서버 기술이 펄어비스 상장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다양화 및 기업가치 향상에 효과적이란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양측의 시너지는 현재까진 그리 성공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고, 모회사의 추가 출자에도 자본 잠식은 해소되지 않았다. 지난해엔 연매출 약 4억원에 15억3000만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같은 시기 자본총계는 -7100만원 규모로 완전 자본잠식상태였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지난해 직원 상여금과 판관비 증가로 인한 실적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펄어비스의 인수 당시 넷텐션 자본잠식 규모는 3억3000만원 수준이었다. 이듬해 이 규모는 2억원 규모로 줄었고, 자본총계가 한때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했으나 지난해 다시 자본잠식에 들어섰다. 같은 기간 매출 성장세도 정체였다. 인수 직후 4억3000만원이었던 매출은 이후 2억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가까스로 4억원대롤 회복했다.
그럼에도 넷텐션의 존속과 향후 사업 진행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펄어비스의 넷텐션 인수는 투자 수익보단 기술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회사측 역시 이번 손상 처리가 단기적인 가치 평가 변동일뿐, 회사의 존속과 사업 자체는 기존대로 유지될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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