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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2020 비긴어게인]테마섹의 넘버원 포트폴리오, 헬스케어도 ‘윈윈’③2011년 우선주 발행시 언아웃 계약…코로나 테마주와는 선긋기

민경문 기자공개 2020-04-29 08:08:56

[편집자주]

셀트리온이 재도약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맞춰 신약 개발에도 앞장서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측면에선 서정진 회장 은퇴를 앞두고 주력 계열사 합병 등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셀트리온의 변화상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3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테마섹)에 최대 수익률을 올려준 회사 중 하나가 우리일 것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말이다. 공식석상에서 느껴지는 그의 자부심은 상당하다. 지난 10년간 블록딜 등으로 테마섹은 20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언아웃’ 조항에 따라 차익 일부를 공유하기도 했다. ‘윈윈(win-win)’이었다. 코로나 테마를 활용하기 보다는 최근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1일 테마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블록딜을 위한 수요조사에 착수했다. 제시 할인율은 9%에 육박했지만 양사 모두 전일 두 자리수의 주가 상승을 보인 상황이라 별다른 부담은 없었다. 장 마감 이후 목표 물량은 시장에서 전량 소화됐고 테마섹은 총 6200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JP모간에서 독립한 원에쿼티파트너스(OEP)도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블록딜로 2700억여원을 가져갔다.

테마섹은 자회사인 아이온인베스트먼트(Ion Investment)를 통해 2010년 셀트리온 1223만주를 총 2079억원(주당 1만7000원)을 들여 투자했다. 이후 2011년에는 170억원 규모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후 테마섹이 10년 동안 회수한 돈만 총 2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 때마다 블록딜 타이밍이 절묘했다.

개인들은 당연히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소액주주들이 주가를 끌어올리면 테마섹이 그 과실을 가져가는 형국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캐피탈 게인(capital gain)이 재무적투자자의 속성이긴 하지만 소위 개미들 입장에선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셀트리온이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이 FI들의 엑시트에 일조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적어도 테마섹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간 주주간 계약만 보면 블록딜은 양사간 ‘윈윈’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2011년 1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테마섹이 목표수익을 초과하는 수익을 달성하면 이를 셀트리온헬스케어와 공유하는 '언아웃(earn-out)’ 조항을 체결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당시 테마섹 측이 과도하게 낮은 밸류에이션을 요구했고 양사간 협상 과정에서 이 같은 조항을 넣기로 했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JP모간 계열이었던 원에쿼티파트너스와의 주주간 계약에는 해당 조항을 넣지 않았다는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거래 시점은 1년도 차이가 나지 않지만 매입단가 측면에선 원에쿼티 측이 훨씬 비싸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당시 원에쿼티의 주당 매입가격은 230만원 정도로 앞서 들어간 테마섹(주당 매입가 약 50만원)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018년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처분익 331억원과 평가익 121억원을 인식한 점도 이 같은 언아웃 조항과 관련이 있다. 2018년 3월 테마섹의 블록딜 차익 일부를 돌려받은 셈이다. 작년에는 100억원의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평가손을 인식했는데 이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 하락에 따른 결과였다. 작년 말 기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은 227억원으로 사실상의 미실현이익을 반영한 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은 ‘언아웃’ 조항이 있는 건 맞지만 테마섹의 엑시트를 도와줄 명분은 하나도 없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언아웃은 테마섹이 블록딜 실시와 상관없이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 차익을 보전받는 구조”라며 “물론 이 조약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효력이 사라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우선주 발행 당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 이 같은 조항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셀트리온이 코로나 테마주라는 의견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은 오로지 공익적 목적에서 진행되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주가 상승은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실적 개선을 투자자들이 인정한 것이지 코로나와는 관련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며 “테마주로 엮어서 단기간의 주가 상승을 도모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블록딜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테마섹의 블록딜 수요조사 당일인 지난 1일 7만9000원을 기록한 이후 23일 종가는 8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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