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업황 악화에도 인보험 '쑥쑥' [보험경영분석] 장기보험 확대 '수익성·재무개선' 포석…사업효율성 저하 숙제
고설봉 기자공개 2020-05-19 14:28:3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5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화재가 올 1분기에도 인보험 부문에서 지속 성장을 이뤘다. 장기보험 상품인 인보험은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앞다퉈 규모를 키우고 있는 분야다. 향후 수익기반을 튼튼히 할 수 있는 장기보험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다만 보험시장이 완숙기에 접어든 영향으로 회사 수익성은 주춤했다. 특히 화학공장 화재 등 일회성 비용 지출이 늘면서 일반보험 손해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 저금리 장기화로 투자영업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3분의 1 가량 줄었다.
삼성화재의 보장성 장기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올 1분기 5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507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장기보험 확대는 인보험이 주도했다. 인보험은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는 장기보험의 대표 상품이다. 삼성화재 인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장기보험 신계약의 86.1%(457억원)를 차지했다.
삼성화재는 수익성 강화와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보험 상품 규모를 꾸준히 키우고 있다. 향후 실적과 재무 개선의 밑거름이 될 주요자산인 장기보험 신계약을 끌어올린 점은 올 1분기 최대 성과로 평가된다. 실제 삼성화재의 장기 인보험 시장점유율(추정치)은 지난해 1분기 22.9%에서 올 1분기 24.0%로 늘었다.
새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사 부채규모가 지금보다 크게 늘어난다. 각 보험사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보험 위주 판매 전략을 들고 나왔다. 지난해 업화악화에도 불구하고 손보사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도 장기보험 확대였다.
장기보험은 고객이 한 번 가입할 경우 보험료 납입 기간이 최소 10년 이상으로 길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1년 마다 갱신 기간이 돌아오는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은 고객 이탈로 인한 수입보험료 감소를 걱정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보험은 길게는 20년까지 지속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보험금 지급이 장기간 미래로 이연된다는 점은 장기보험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실제 삼성화재 장기보험 손해율은 올 1분기 82.5%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83.3%대비 0.8% 포인트 하락했다. 올 1분기 삼성화재의 전체 손해율 대비 약 1% 포인트 낮은 수치다.
장기보험 확대는 원수보험료(보험료 납입액,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손해보험 시장 완숙기에도 꾸준히 보험료수익이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삼성화재는 올 1분기 원수보험료 4조86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4조5917억원 대비 5.9% 성장했다.
원수보험료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보장성 장기보험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대비 5.4% 증가한 2조594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은 11.2%, 일반보험은 19.4% 각각 원수보험료가 늘었다. 유일하게 저축성 장기보험만 11.4%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회사 수익성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외형은 커졌지만 내실을 다지는 데는 한계가 뚜렷했다. 올 1분기 보험영업손실은 24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1582억원 대비 손실액이 827억원 불어났다. 투자영업이익을 합산한 총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3308억원에서 올 1분기 2522억원으로 23.8% 감소했다.
수익성 저하의 주 원인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의 일시적인 상승이다. 특히 올 1분기 화학공장 사고 등 영향으로 일반보험 손해율이 높아졌다. 지난해 1분기 67.3%였던 일반보험 손해율은 올 1분기 81.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85.1%에서 86.3%로 소폭 높아졌다.
수입경비와 인건비 등 영향으로 사업비도 증가했다. 올 1분기 21.9%로 지난해 1분기(21.1%) 대비 0.8% 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손해율과 사업비율 등을 합산한 보험영업효율은 지난해 1분기 103.6%에서 올 1분기 105.3%로 상승했다.
올 1분기 삼성화재는 순이익 16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2308억원 대비 28.9% 감소한 수치다. 원수보험료 대비 순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5%에서 올 1분기 3.4%로 하락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화학공장 화재 등 대형사고로 인해 일반보험에서 일회성 비용이 증가했고 이는 1분기 순이익이 감소로 이어졌다"며 "일회성 손실 제외 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