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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3억달러 영구채 조기 상환 노림수는 5년마다 1%p 가산금리 부담, 해외 사모사채로 대환

최은진 기자공개 2020-05-20 09:15:43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13: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가 약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전액 조기상환했다.

배당조건이 5년에 한번씩 오른다는 점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비용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단행한 결정이다. 부족한 상환 재원은 해외 사모사채를 통해 조달했다.

㈜신세계는 2015년 5월 3억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해외시장에서 발행했다. 당시 환율로 산정하면 약 3500억원 수준이다. 만기는 30년, 2045년 5월까지다. KB국민은행이 지급보증을 섰다.

배당은 액면기준 2.625%로, 5년마다 갱신되는 조건이었다. 스텝업(Step up) 조항에 따라 5년마다 가산금리 1%포인트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5년이 지난 현재 3.625%로 오른다. 발행 후 5년 시점 및 이후 매 6개월마다 ㈜신세계가 콜옵션(조기상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도 붙었다.

당시 ㈜신세계는 재무부담을 낮추면서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영구채에 주목했다. 부산 센텀시티 B구역 및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개발, 면세점 명동점 오픈 등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조단위 투자를 계획하고 있던 때다. 영구채를 발행하면 회계기준 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반영되는 만큼 부채관리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신세계는 발행 5년만인 최근 콜옵션 행사를 결정하며 전액 조기상환을 마무리 지었다. 4%에 육박하는 금리가 부담스러웠다는 게 배경으로 꼽힌다.

㈜신세계는 지난해부터 비용관리에 집중하며 판촉비 등 판관비 통제에 나서고 있다. 올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실적이 축소된 상황에서 자금조달 비용 단 1%에도 민감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로 해석된다. 더욱이 달러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미중 무역분쟁 재발발 가능성까지 대두된 데 따라 환율타격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영구채를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상환을 택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영구채 상환에 필요한 재원조달은 해외사모사채 발행을 통해 채웠다. 아직 공시 전이긴 하나 약 3억달러, 우리돈으로 3600억원 정도로 발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구채 상환 규모와 일치하는 것으로, 해외사모사채로 영구채를 대환했다고 볼 수 있다.

㈜신세계는 3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930억원 정도다. 규모는 예년 수준과 비슷하지만 현금융통 사정은 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올해 3월 발행한 사모사채의 이율이 지난해 말 만기였던 물량보다 약 40bp 가량 높아진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완전 자회사 면세점 신세계디에프가 단행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신세계가 현금이 아닌 부동산 자산으로 참여한 것도 현금사정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더욱이 ㈜신세계는 현재 내부적으로 미디어커머스 등 신사업 추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현금융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현금상환이 아닌 대환을 택한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재무회계상 자본을 줄이고 부채를 늘린 데 따라 ㈜신세계의 부채비율에도 소폭이지만 변화가 불가피 하다. 3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91% 수준이다. 그러나 자본에서 영구채 부분을 제외하고 부채에 해외사모사채를 추가하면 부채비율은 단순계산으로 110%로 올라간다. 물론 ㈜신세계의 재무여건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나 일부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5년에 한번씩 배당조건이 오르는 영구채를 지난주 조기상환 했다"며 "재원조달은 해외사모사채를 통해 발행했는데 4%에 육박하는 영구채 금리보다 조건이 좋고, 영구채의 부채인식 목소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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